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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4차 산업혁명의 필수 조건

맹준호 정치부 차장





미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고든은 인류 역사상 세 번의 산업혁명이 있었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각각의 산업혁명은 사회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혁신에 따라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고든이 분류한 1차 산업혁명은 대략 1770년부터 1830년까지 이뤄진 혁신을 말한다. 증기기관의 발명과 다양한 적용이 1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한 기술혁신이다. 그리고 1차 산업혁명의 경제효과는 대략 1900년까지 이어졌다.

2차 산업혁명은 1870년부터 1930년까지 이뤄졌다. 전기, 내연기관, 상하수도와 실내 배관, 중앙난방, 전화, 무선기술, 화학공학, 항생제 등이 이 시기에 실용화됐고 이로 인한 경제적 편익은 대략 1970년까지 이어졌다.

고든이 분류한 3차 산업혁명은 시기적으로 1960년부터 현재까지다. 컴퓨터부터 스마트폰까지, 디지털 정보통신기술(ICT) 혁명이 3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한 기술혁신이다.

그렇다면 세 차례의 산업혁명 중 인류의 생산성을 가장 비약적으로 높인 것은 어떤 것일까. 흔히들 ICT 혁명을 기반으로 한 3차 산업혁명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고든의 답은 의외다. 2차 산업혁명이 생산성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당시 생활상의 변화를 살펴보자. 내연기관 발명은 자동차가 말을 대체할 수 있게 해 운송비용을 크게 줄였다. 노동자들이 시골에서 도시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산업화를 촉진하기도 했다.



실내 배관은 물을 긷고 버리는 고된 노동을 없앴고 중앙난방은 나무와 석탄을 조달하는 가정의 노동을 사라지게 했다. 전구가 발명돼 시간 활용도가 달라졌고 1920년대에 이르러서는 초기의 세탁기와 냉장고가 등장했다. 소매업 분야에서도 독점적인 시골의 상점을 경쟁적인 슈퍼마켓들이 대체하면서 소비자 효용이 늘어났다. 뉴욕 지하철이 등장한 것도 1900년대이고 전보·전화·레코드 등도 1920년까지 모두 발명됐다. 1930~1940년대에는 항생제가 발명돼 인간의 기대수명도 대폭 늘어났다.

반면 3차 산업혁명이 인류 생산성 증진에 기여한 정도는 크지 않고 경제효과 또한 거의 끝났다고 고든은 분석한다. 1970년 이미 전자계산기가 도입됐으며 이후 2000년까지 인터넷, 검색엔진, 전자상거래, 평판 스크린의 실용화가 끝났다. 바코드와 전산을 이용한 소매 유통 혁신도 지난 2005년 이전에 모두 완성됐다.

이 때문에 인류가 또 다른 생산성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이 필요하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플랜은 사물인터넷(IoT)과 로봇,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가상 물리 시스템 구축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술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개발되지는 않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내다본다. 사회의 물적·제도적 기반을 혁신해야 할 뿐 아니라 조직문화 또한 과거의 상명하복식이 아닌 자율·네트워크형으로 바꾸는 등 ‘사고체계’까지 혁신해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목해야만 하는 것은 1~3차 산업혁명을 이끈 기술은 인류 역사에서 단 한 번씩만 나왔다는 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 선점의 기회도 역사에서 단 한 번밖에 없을 것이기에 현재의 혁신이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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