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네티즌을 중심으로 중국 제품 불매 운동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 수입 맥주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의 대표 맥주 브랜드 ‘칭다오 맥주’가 그 주요 타깃이 되는 분위기다.
최근 트위터 등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칭다오 맥주 불매 운동을 벌여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에 맞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서 “칭다오가 가격이 싼 것도 아니고 칭다오보다 싸고 좋은 수입 맥주를 마시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정부는 중국 제품에 대해 더 철저히 위생상태를 점검하고, 사람들은 중국 관광을 가지 말고 중국 제품을 철저히 외면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칭다오 맥주의 경우 최근 양꼬치 열풍과 맞물려 ‘치맥(치킨+생맥주)’처럼 하나의 자연스러운 술 문화로 정착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이네켄에 이어 2위였던 칭다오맥주는 양꼬치 열풍에 힘입어 올 1~2월 1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중국 백주(고량주) 시장 역시 ‘양꼬치 열풍’ 등을 타고 급성장하면서 이마트에서 올해 들어서만 매출이 250%나 급증했다.
다만 어설픈 불매 운동은 양국의 경제의존도를 감안할 때 중국에 대한 압박 카드가 되기도 어려울뿐더러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만 더 힘들게 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트위터의 한 네티즌은 “우리가 불매를 해도 중국기업 입장에서는 티도 안 날 텐데 오히려 중국 내 한국기업 불매 운동만 확산시키는 역풍만 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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