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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가온 대선…다시는 '비극의 지도자' 되풀이 말아야

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차기 대통령을 뽑는 5월 대선이 현실화했다. 정부와 선거관리위원회 등도 이미 19대 대선 조기 실시를 염두에 두고 실무적 준비를 해온 만큼 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파면 이후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뽑도록 하는 헌법에 따라 현재 5월9일이 선거일이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번 대선은 탄핵 결정으로 현직 대통령 임기가 1년 가까이 단축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선거를 관리하는 과도정부를 맡은 상태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현직 대통령이 비선 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의 공모자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것은 헌정사상 유례가 없을뿐더러 한국 사회가 다시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비극이다.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이면서도 국민 과반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대통령을 파면할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 공동체로서도 결코 환호하거나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기 국가 리더를 뽑는 이번 대선은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중요성에도 불과 두 달 남짓한 기간에 대통령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기에는 빠듯한 것도 현실이다. 지난해 12월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자들이 우후죽순 나타났지만 대부분 촛불·탄핵정국의 ‘반사 효과’ 이상의 국가경영 능력이나 자질에 대한 본격적 검증은 받지 못했다. 주자들의 선호도를 나타내는 각종 여론조사 또한 ‘촛불’과 ‘태극기’ 등 광장의 기류에 따라 왜곡돼 나타나기도 해 선택 보조지표로서 의미를 상실한 지 오래다.

문제는 차기 대통령이 풀어야 할 과제들이 단순히 과거 정권의 심판에 만족하고 머무를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점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핵과 미사일, 나아가 김정남 암살과 공포정치로 폭주하고 있는데다 이에 연관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중국 등 주변국과의 갈등은 어느 때보다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이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국의 보호무역 기류가 본격화하면서 대외교역에 상당 부분 의존해온 한국 경제는 앞날을 예단하기 힘든 위기 상황이다. 또한 이번 대통령 탄핵 과정까지 드러난 진영·세대·지역 갈등 등 국민 여론의 분열 상황은 치유와 봉합이 간단치 않은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차기 대통령이 풀어야 할 과제의 크기가 역대 어느 대통령 때보다 크고 어쩌면 그의 리더십 여하가 앞으로 수십년간 우리 공동체의 명운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단순히 전 정권 심판구도에 안주해 이번 대선이 치러져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그럴수록 유권자들의 선택이 중요하다. 차기 정부를 떠맡을 대선주자들 역시 ‘탄핵 대통령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미래를 위한 대안(代案) 제시와 함께 국가 경영능력을 제대로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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