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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사회보험 재정 제대로 고치려면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국민연금·건강보험·산재보험 등

사회보험별 재정 악화 원인 달라

정확한 추계 따른 대책 제시해야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최근 기획재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사회보험의 중기 재정 전망과 자산운용 실적을 제시했다. 그 내용 중 우려되는 것은 전체 사회보험 지출이 지난해 105조원에서 오는 2025년에는 220조원으로 2배 이상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사회보험 재정이 전체 사회복지 재정 130조원의 80%에 이르기 때문에 사회보험의 재정 문제는 바로 전체 사회복지 재정의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사회보험 재정 불안의 대표적 원인으로 국민연금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연금수급자 급증을, 건강보험은 노인 증가로 인한 노인의료비 지출의 급속한 확대를 들고 있다. 또 저출산과 관련한 육아휴직 장려로 고용보험의 지출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노후 보장에 대비한 공적연금 총지출액은 지난해 35조원에서 2025년 75조원으로 향후 10년간 평균 8.8% 증가가 예상됐다. 특히 국민연금이 10.7%의 증가율을 보일 것이고 군인연금(4.8%), 공무원연금(6.5%) 그리고 사학연금(7.7%) 등 다른 공적연금도 만만치 않은 상승 추세가 예측된다. 건강보험은 지난해 52조6,000억원에서 2025년 111조6,000억원으로 연평균 8.7%의 증가율을 보이고 노인장기요양보험 지출은 4조7,000억원에서 10조5,000억원으로 절대액은 낮지만 증가율은 9.3%로 높게 예상됐다. 물론 고용보험(7.2%)과 산재보험(4.0%)의 지출 증가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이러한 재정 지출 전망도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때 발생하는 지출 변화를 의미한다. 만일 국민연금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최저연금제를 도입한다거나 건강보험에서 지적되고 있는 본인 부담을 경감하는 제도 개선 또는 산재보험에서 통근재해를 인정하는 경우 재정 지출은 이보다 훨씬 더 증가할 것이다.



미래 재정 불안에 대해 정부는 중장기 대책으로 적정부담-적정급여 체계로 수지 균형을 확보하도록 하고 적립금 자산운용의 안정성 및 수익성을 높이는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수지 균형을 위한 제도적 재정 안정 방안으로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합리적 역할 분담, 재가서비스의 비중 확대, 사무장병원 등의 부정수급 방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분석한 미래 예측은 종합적 관점에서 문제 인식을 충분히 보여준 것은 확실하지만 이를 해결하는 방안과 대책은 막연하다는 느낌이다. 즉 국민연금 지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제도 문제가 아니라 시기적으로 연금수급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반면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은 제도 자체의 적자 구조를 개선하지 못해 발생하는 적자누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재정 상황의 원인이 상이하면 당연히 해결방안을 다르게 제시해야 한다. 또 건강보험 재정은 공적연금과 달리 단기적 재정수지를 근거로 하기 때문에 지출 증가는 바로 보험료 인상과 직결된다. 따라서 건강보험은 재정 안정을 위한 직접적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반면 재정이 안정적이라고 평가된 산재보험은 오히려 선진국의 보험료 부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산재보험의 지출 절감 노력이 오히려 다른 제도보다 우선적인 정책 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보험에 대한 정확한 재정 추계는 주요한 정책적 기반이고 이를 근거로 하지 않고 정책을 설계한다는 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정확한 예측에도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오히려 맥없는 헛수고가 될 수도 있다. 어렵게 재정 예측을 했다면 이를 통해 각 제도에 적합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이 마련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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