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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스페셜’ 두테르테와 트럼프, 국민들의 모순된 선택…그 이유는?





20일 방송된 MBC ‘MBC스페셜’에서 ‘리더의 조건-두테르테와 트럼프’ 편이 전파를 탔다.

2017년 세계는 두 명의 리더들에 주목하고 있다. ‘온리 아메리카 퍼스트(Only America First)’를 외치며 등장한 정치계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온갖 막말과 초법적 살인에도 국민의 80%가 지지를 보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다. 사람들은 두 사람을 막말과 기행을 일삼는 아웃사이더라 불렀으며, 대중을 현혹시키는 포퓰리스트라 불렀다.

그러나 대중들에게 정치적 올바름은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두 리더들은 대중에게 상식과 진리로 여겨진 가치를 무너뜨리고, 민중의 삶을 대변하지 못성 정치인들을 통렬히 비판하며 대중을 현혹시켰다. 그들이 대중을 현혹시킬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었고 누가, 왜 이 위험한 리더를 탄생시켰는가?

1986년 2월, 필리핀 국민 수 백 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대규모 시위와 함께 부정 선거와 부패로 얼룩진 마르코스 대통령을 21년 만에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이날의 피플파워(민중의 힘) 혁명은 연이어 일어난 아시아 민주화 운동에 영향을 끼쳤다.

그로부터 30년 후, 역설적이게도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먼저 민주화의 꽃을 피운 나라에서 초법적 살인을 당당히 자행한 스트롱맨(Strongman),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당선된다.

6개월 이내 범죄 근절을 공약으로 내걸고 출마한 그는 20여 년 간의 다바오 시장을 역임하며 범죄가 만연한 도시에 자경단을 조직해, 1,000여명의 범죄자를 재판 절차 없이 처형한 이력이 있었다.

그러나 ‘무관용 정책’은 다바오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었고, 국민들은 자신들을 부정부패와 범죄에서 구해줄 지도자로 그를 택했다. 두테르테 취임 이후, 마약과의 전쟁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역설적이게도 그에게 크나 큰 지지를 보낸 ‘가난한 이들’이었다.

가적인 마약 소탕 작전을 구실로 한 달 만에 1천 명 이상이 무장 괴한에게 살해당했다. 대통령 취임 7개월 만에 발생한 마약 관련 살인 사건은 7천 건 이상이었고, 그 중 경찰이 직접 살해한 경우도 2,500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국민들은 여전히 80%가 넘는 높은 지지율로 두테르테를 신뢰한다. 자신의 마을, 자신이 알고 있는 익숙한 이가 마닐라 밤거리를 핏빛으로 물들어가는 그 순간에도 필리핀의 부흥을 다시금 되찾아 줄 스트롱맨이 7개월간 놀라운 일을 해냈음에 찬사를 보낸다.

미국 오하이오, 트럼블카운티. 이곳은 1972년 닉슨 대통령 이후, 단 한 번도 공화당이 선택된 적 없는, 노동자들의 민심을 대변해주리라 믿었던 민주당의 땅이었다. 하지만 부흥의 땅엔 폐허가 된 공장 부지와 폐철로, 삶의 터전이던 공장들이 멕시코로 이전해 한순간에 실업자가 되어버린 노동자들의 상처만이 남았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트럼프 당선의 이면에는, 민주당의 텃밭이라 불리던 러스트벨트(낙후된 북부 및 중서부 제조업지대)의 변심이 있었다. 잊혀진 백인, 분노한 백인으로 불리는 이들은 이번 트럼프 당선의 주역이었다.

그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리라 믿었던 민주당은 더 이상 상처 입은 이들의 선택지가 아니었다. 자신들의 일자리를 자유 무역 협정으로 인해 빼앗겼다 믿는 이들에게, 트럼프는 자신들의 일자리를 되찾아줄 세계 자유 무역 협정을 깨부숴줄 구원자로 다가왔다. 녹슬고 쇠락한 이곳에서 다시 영광을 찾아올 것인가. “Ame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그들은 트럼프의 강력한 주문에 다시금 영광을 꿈꾼다.

위대한 미국을 되찾겠다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는 취임 일주일 만에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서명을 한다. 행정명령으로 발동한 입국금지는 국적과 관계없이 모든 난민의 입국을 120일 동안 금지시키고 90일간 이란, 이라크,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 국적자의 관광과 이주를 위한 입국을 막아버린 것이다. 분노한 민심은 미국 전역을 수놓고 트럼프는 법원의 행정명령 저지에도 여전히, 자신들만의 미국을 위한 ‘거대한 장벽’을 세울 것임을 예고했다.

‘자국우선주의’를 외치며 몰락한 백인 블루칼라를 돕겠다고 나타난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와 가난과 마약, 부패의 수령에서 벗어나게 해주리라 선택했지만 ‘가난한 이들을 향한 학살’을 끊임없이 자행하는 징벌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국민들은 왜 모순된 선택을 내릴 수 밖에 없었는가.

[사진=MBC ‘MBC스페셜’ 방송화면캡처]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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