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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조여놓고 문턱은 낮춰...서민금융 엇박자

사실상 대출총량 규제하면서

4대 금융상품 지원기준 완화

일부 저축銀 "돈벌이 안돼"

정책상품 판매 외면 부작용

새마을금고·신협 집단대출 중단

정은보(오른쪽)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3월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서민금융협의회를 주재하고 서민금융상품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원하는 4대 서민금융상품인 미소금융·햇살론·새희망홀씨·바꿔드림론의 대출요건이 완화된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 6등급과 연 소득 4,500만원 이하인 514만명이 정책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저축은행이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익이 낮은 정책상품만 판매를 하지 않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어 정책이 시장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의 주재로 ‘서민금융협의회’를 열고 ‘서민·취약계층 지원 확대 방안’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금융위는 먼저 올해 정책서민자금을 지난해(5조7,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늘린 7조원까지 확대한다.

지원 기준도 완화한다. 미소금융의 지원 대상을 기존 신용 7등급 이하에서 6등급 이하로 늘렸다. 햇살론과 새희망홀씨·바꿔드림론의 지원 대상을 연 소득 3,500만원 이하까지 확대했고 신용등급이 6등급 이하면 연 소득 4,5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새희망홀씨의 지원 한도 역시 2,5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린다. 청년과 대학생이 이용하는 햇살론의 한도도 8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주거 임차보증금도 최대 2,000만원 한도 내에서 금리 연 4.5%로 지원해 학업과 구직 활동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1,2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금리 3%로 자립자금을 대출하고 최대 2,000만원(연 금리 2.5%)의 주거 임차보증금도 지원한다.



정 부위원장은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서민·취약계층”이라며 “앞으로 추진하는 서민금융정책이 고통받는 서민들의 생활 구석구석까지 전달되는지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2금융권이 이를 곧이곧대로 따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번 대책은 정부가 급격하게 2금융권 대출을 죄는 과정에서 나왔다. 정부가 은행권 대출을 강화하자 더 높은 2금융권 대출이 뛰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금융위는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이 고위험대출에 대해 기존보다 50% 이상 충당금을 더 쌓도록 강제했다. 또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과 저축은행은 50%로 관리하고 가계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난 104개 조합과 금융사는 현장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는 사실상 대출액 총량을 규제하는 조치다.

대출액의 한도가 정해지면 나가는 대출에 고금리를 매겨 수익을 최대한 얻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부 저축은행들이 금리가 10% 내외로 낮고 연체율이 높은 정책금융상품과 관련된 대출업무를 기간을 정해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한투와 JT친애저축은행 등이 정책자금 대출을 줄인 데 이어 새마을금고와 신협도 아파트집단대출의 취급을 잠정 중단했다.★본지 3월31일자 1·10면 참조

서민들이 대부업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가 정책자금을 늘렸지만 정작 시장은 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할 수 있는 총액을 정해놓으면 은행들이 돈을 안 빌려주니까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줄일 수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돈이 필요한 가계들은 통계가 잡히지 않는 곳인 대부업 등에서 더 나쁜 조건으로 돈을 빌릴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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