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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박성훈 PD “‘K팝스타’의 명장면? ‘공기반 소리반’이요”

오디션프로그램의 몰락 속에서도 ‘K팝스타’만큼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박성훈 PD는 ‘공감’을 꼽았다. 비록 ‘K팝스타’가 음악을 다루는 오디션프로그램이지만, 그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음악프로그램이라고 단순히 음악만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K팝스타’가 많은 분들의 지지를 받고 공감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세 심사위원들의 이야기가 음악을 하고 있지 않는 나에게 하는 말처럼 들리고,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울림을 주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한국 사회에서 결여돼 있다고 느끼는 공정성도 있을 수 있고…그런 부분에서 좋은 평을 받았던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사진=조은정 기자




‘K팝스타’는 시즌6으로 완전한 마지막을 알렸다. 박성훈 PD는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이 끝이 났지만, 만약에 남은 애정이나 아쉬움이 있다면 이를 새롭게 출발하는 가수들을 향한 애정으로 이어주시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준비했던 모든 것을 마무리 한 박성훈 PD에게 지난 6년의 시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잠시 생각을 하던 박성훈 PD는 “아무래도 ‘K팝스타’하면 ‘공기반 소리반’을 빼 놓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답하며 크게 웃었다.

“‘공기반 소리반’이 ‘K팝스타’를 가장 상징할 수 있는 표현인 것 같아요. 사실 시즌1 당시 박진영씨가 ‘공기반 소리반’을 말했을 때 많은 이들이 ‘뭔 소리야?’라며 어리둥절 하셨죠. 저도 그랬어요. 그러다 시즌2 쯤 되니 ‘공기반 소리반’이 뭔 소리인지 조금씩 추측하게 됐교, 시즌3에 들어서면서 ‘아 공기가 들어가니 저렇게 좋구나’라는 걸 알게 됐죠. 심사위원들 모두 좋아하는 음악과, 어떤 음악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었어요. 리스너들도 각자 좋아하는 기준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우리(‘K팝스타’)가 좋아하는 특성들은 이런 것들이 있었다’를 말함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공기반 소리반’이었죠.”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며칠 전 문득 그 장면이 생각이 나더라.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었는데 박윤하라는 참가자가 시즌4에 노래 부르고 나서 심사위원들이 ‘아저씨 힘들다’라고 한 장면이다. 노래의 힘에 압도된 장면”이라고 답했다. 모든 순간이 명장면이었다고 말한 박성훈 PD는 어느 하나를 꼽기보다는 세 심사위원들이 만들어 낸 명장면에 대해 털어놓았다.

“유희열의 경우 오열을 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이 이야기만 나오면 유희열의 얼굴이 빨개지지만, 심사위원과 출연자들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거든요. 저희도 볼 때마다 울컥하는 장면 중 하나에요”

“양현석이 박혜수를 대신해 케이티김을 ‘TOP10’에 올려놓는 장면도 기억에 남아요. 그 당시 논란이 일 정도로 파격적인 선택이었는데, 그 다음에 케이티킴이 ‘네가 있어야 할 곳’으로 대박을 치면서 양현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고 더 나아가서 우승까지 해 버렸어요. 제작자 와이지의 눈썰미를 보여준 순간이었죠.”

“박진영은 그냥 그 자체가 명장면이었어요.(웃음) ‘공기반 소리반’에서부터 어깨론, 횡경격막론, 예술론 등 모든 것이 최고였죠. 박진영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한 경우가 많았어요. 마지막 시즌에 마은진양을 보컬리스트로 돌리고, 보이프렌드를 결성한 것도 제작자 박진영의 탁월한 안목이었죠. 그것도 박진영이 만든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박성훈 PD는 ‘K팝스타’를 연출하면서 출연자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고백했다. 어린 나이임에도 한계를 넘어 ‘무대’라는 세계를 장악하는 출연자들의 능력들과 진지함에 놀라고, 이들의 자세를 통해 깨달은 바도 많았다는 것이었다.

“무대 하나가 작은 세계라고 했을 때, 이 같은 세계를 처음 접한 친구들이 옆집 꼬맹이에서 가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놀랄 때가 정말 많아요. 자기의 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나아가는 출연자들을 보면서, 제가 나이가 훨씬 많음에도 감탄하고 존경스러울 때가 많았죠.”



‘K팝스타’가 끝나면서 아쉬운 점은 없었을까. 이를테면 ‘아! 이건 해보고 싶었는데 못했다’ 싶은 점 말이다.

“아쉬운 것이 없다면 굉장히 재수 없겠죠?(웃음) 참가자들을 보면 매 시즌이 끝날 때마다 ‘이 사람에게 더 나올 무대들이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요. 프로그램 연출자로서 연습과정이라든지 후보곡으로 있었던 선곡들을 보고는 하는데, 이를 볼 때마다 ‘시간이 있었으면 더 보여드릴 수 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죠.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아쉬움 없이 만족하는 편입니다.”

/ 사진=조은정 기자


박성훈 PD는 ‘K팝스타’를 “얼마 전까지는 제일 큰 숙제였느니 지금 와서 보니 인생에서 받은 제일 큰 선물이 되었다”고 정의했다.

“많은 프로그램 계획을 하고,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K팝스타’가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아요. 예능프로그램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은데, 저는 6년이라는 시간동안 한 프로그램을 연출했잖아요. 보통 예능피디들이 경험하기 힘든 긴 시간인데,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가장 큰 어떤 기억으로 남을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K팝스타’는 제게 있어 찡해지는 이름이에요.”

학창시절에 했던 밴드활동이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 대학에서 밴드에 소속돼 악기연주를 했었던 박성훈 PD는 실제로도 그때의 경험이 ‘K팝스타’를 연출하는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음악관련 프로를 할 때 개인적으로 재미있고 평도 좋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정체성으로 생각한 적은 없어요. 감성이 중요한 요즘 시대에서 음악 오디션 예능프로그램을 연출할지라도 최대한 감성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을 했죠.”

박성훈 PD의 다음 계획은 어떻게 될까?

“한 가지 일을 하고 다른 것을 고민하는 편은 아니라…사실 제가 긴 휴식시간이 있는데, 그때를 위해 다음에 대한 고민을 아껴놓고 있어요. 지금 당장 다음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지만, 다만 최대한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따뜻한 감성의 무언가를 그리고 싶어요. 아직까지는 그러한 막연함만 있네요.(웃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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