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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기수 “나는 행복한 뷰티 크리에이터…매일 매일이 페스티벌”

개그맨 김기수가 예뻐졌다. 아니 더 곱고 화려해졌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여성 고유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뷰티’의 영역에 겁 없이 뛰어든 김기수는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와 같다. 요즘 ‘화장하는 남자’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기수는 ‘30년산 코덕’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한계 없는 다양한 메이크업을 선보이며 ‘뷰티 크리에이티브’로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단순히 메이크업만 보여주는 것뿐만이 아니다. 화장 못하는 곰손들을 위해 스스로 깨우친 꿀팁들을 아낌없이 알려주며 대중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꿀팁 또한 어렵지 않다. 아이라인을 그릴 때 입을 벌리면 된다는 전통적인 꿀팁부터, 립스틱 바를 때 이에 안 묻는 방법, 실패율 0%의 눈썹그리기 등 최대한 알기 쉽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여기에 ‘잇츠 쳐발쳐발’ ‘스머지~스머지’라는 유행어와 함께 전해지는 재기발랄한 입담은 덤이다.

“이렇게 인기가 있을지 예상 못했어요. 과거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핍박을 당했고, 그 시간이 오래되다 보니 뭘 해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해서 모든 것을 포기했던 시절이었죠. 그런데 그 시절을 견디고 지나 왔더니, 어느덧 유치원생이 제 유행어인 ‘스머지’를 따라하고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너무 놀라서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어떤 어머니는 ‘아이가 예쁜 걸 안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냥 그 모든 것들이 감사하고 놀라울 따름이었어요.”

남의 얼굴이 아닌 자신의 얼굴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고백한 김기수는 전문적으로 메이크업 기술을 배워본 적도 없다. 현재 김기수가 선보이는 메이크업들은 자신의 얼굴을 도화지 삼아 표현하다가 터득한 것들이 대부분. 어쩌면 수많은 실패를 거쳐봤기에 다른 이들보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꿀팁 설명들이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진=조은정 기자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세요. 학창시절에 미술을 잘 했냐고. 그런데 저 미술 성적이 그리 좋다고 할 수 없었거든요. 처음 화장으로 칭찬 받을 때 ‘내가 잘한다고?’ ‘도대체 왜 극찬을 받는 거지?’라는 생각과 함께 예쁜 색감을 뽑아내고 소화하는 저를 보면서 스스로도 놀랄 때가 정말 많았어요. 단지 손재주가 좀 있었던 모양이었던 것 같고, 더 나아가서는 결국 ‘화장’이라는 것이 소울에서 온 나만의 달란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그렇지 않으면 이 같은 재능에 대해 설명할 길이 없거든요.”

뷰티 크리에이터로 최근 활동 기지개를 켠 김기수는 ‘댄서킴’ 이후 제2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화장하는 남자 김기수이지만 그는 자기 사진을 메이크업 아티스트라고 소개하지 않았다. 능숙한 화장솜씨로 사랑을 받는 만큼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나갈 생각은 없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실제로 많은 분들이 물어보세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나가고 싶지 않냐고. 하지만 제 얼굴을 자유롭게 표현 하는 것이 좋고 단순히 화장이 좋은 것뿐이지, 남의 얼굴을 꾸미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지는 않아요. 그리고 저를 메이크업 아티스트라고 칭하기에는 남의 영역을 침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물론 메이크업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우보고는 싶어요. 기본적인 것이니까. 하지만 저는 평생 다양한 코스메틱을 경험해 보고 싶고, 그것을 평생의 숙제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메이크업 아티스트라고 표현하기보다는 뷰티 크리에이터가 저에게 더 적절한 단어인 것 같아요.”

스스로를 뷰티 크리에이터라고 표현한 김기수는 실제로 단순히 예뻐 보이는 메이크업 외에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굉장히 실험적인 콘셉트를 선보이고는 했다. 수많은 꼬요(김기수가 유튜브 독자를 부르는 애칭)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메이크업 중 하나는 새내기 개강메이크업이었다. 대부분 상큼발랄한 메이크업을 선보이는 반면, 김기수는 검게 칠한 입술로 강한 임팩트를 남긴 것이다. 이 같은 메이크업에 대해 ‘예술’이라고 언급한 김기수는 화장 이면에 있는 진짜 의미에 대해 털어놓았다.

사진=유튜브 캡처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 것들은 음악에서부터 화장 콘셉트까지 많은 것들을 제가 관리를 해요. 영상을 올릴 때 고민하는 것은 이거에요. 현재 살고 있는 이 시대의 공감대는 무엇일까. 다양하게 생각을 하죠. 그렇기에 ‘벚꽃축제에서 길 터주는 메이크업’ ‘엘프 메이크업’ ‘개강 메이크업’ 등이 생기는 것이죠. 그리너리 엘프메이크업의 경우 하늘에서 온 엘프, 인간과 봄을 연결시켜주는 정령의 느낌을 담기 위해 메이크업 외에도 머리를 세우면서 느낌을 줘 봤어요. 그리고 조회수가 많았던 개강 메이크업 영상을 보시면 굉장히 강렬해요. 왜냐면 사람들이 쓰지 않는 검정립에 굉장히 강렬하거든요. 제가 개강 메이크업으로 강렬한 색상을 쓴 것은 바로 ‘왕따사회’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전 왕따 사회가 정말이지 싫어요. 웅장하고 깊은 음악을 사용하면서 ‘왕따를 당하느니 차라리 내가 너희를 따돌리리라’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왕따사회’가 굉장히 싫다고 말한 김기수. 특별한 사연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물어봤더니 자신이 경험 유무를 떠나, 자신이 보는 뉴스 중에서도 가장 크게 와 닿는 문제인 동시에, 실제로 많은 이들로부터 자문을 받는 부분이라고 한다.

“제가 뉴스를 정말 많이 봐요. 우리가 처한 사회가 어떤 걱정을 많이 하나 알아야 하기 때문이죠. 그 중 제일 심했던 것은 왕따 사건이었어요. 그런 것을 반영하고 싶더라고요. 내가 겪은 것은 아니지만 자문을 구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저처럼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은데 그렇게 못한다, 친구들이 왕따를 시켜서 힘들다는 메시지도 정말 받았다. 그런 것들에 착안해서 개강메이크업이 탄생했어요. 사실 전 진짜 해보고 싶은 메이크업이 정말 많아요. 그리고 그 안에 메시지도 주고 싶고요. 표현하고 싶은 걸 얼굴에 다 표현하는 것이 제 목표에요.”



김기수는 메이크업 영상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만큼 또 그 만큼의 오해와 비난을 받고 있다. 아무리 우리 사회가 젠더리스를 추구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화장하는 남성’을 향한 편견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화장을 한다는 이유로 김기수는 끊임없이 성 정체성을 의심받아야 했으며, 부정적인 시선을 견뎌야만 했다.

“저는 무례한 사람이 싫지만, 사실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이 무뎌졌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를 욕하는 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요. 저는 크리에이터에요. 제 성정체성이 메이크업과 상관이 있나요? 메이크업을 안 하면 남자고, 하면 여자인가요? 실제 화장 안 하는 여성분들도 많은데, 그 분들을 가리켜 ‘넌 화장을 안 했으니 남자야’하지 않잖아요. 잣대를 두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름의 미학’이라고 하잖아요. 다름을 인정해주는 사회가 돼야 하는데,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래도 이제는 이유없이 저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도 예뻐서 나를 질투하는 구나’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댄서킴’으로 인기 절정에 올랐던 김기수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오랜 시간을 아무런 이유 없이 고통을 받아왔다. 화장 유튜브 영상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기 시작한 김기수. 여러 사건들로 인해 악플세례도 많이 받아봤고, 그로 인해 많은 상처도 입었지만 김기수는 그럼에도 6만 명이라는 꼬요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사진=조은정 기자


“제가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막 까불어도 보호해주는 6만의 꼬요님들이 제 뒤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무척이나 든든해요. 그리고 최근 꼬요님들이 많이 느시면서 신청률도 무척이나 많아졌어요. 덕분에 저는 무궁무진한 메이크업을 시도할 수 있도록 됐죠. 저를 보시고 대리만족을 느끼시는 분들도 적지 않기에, 더욱 더 색감을 많이 쓰고 현란한, 메시지를 담은 메이크업을 선보이려고 합니다. (웃음)”

김기수에게 화장 팁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급하게 할 수 있는 메이크업과 다른 건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는 무엇일까.

“먼저 빼 놓을 수 없는 한 가지는 눈썹과 눈 화장. 꼬요님들에게 늘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밥은 굶어도 눈 화장을 굶지 말라’에요. 저는 집 앞에를 나갈 때도 아이라이너와 아이브로우를 꼭 챙겨서 나가요. 그리고 또 하나 많은 분들이 오빠 8분 ,10분 메이크업 해주세요 하시는데, 그때마다 하는 말이 ‘10분 만에 하는 메이크업을 하면 10분 만에 무너진다’에요. 공을 들이지 않은 만큼 무너지는 거죠. 다만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오렌지 립스틱 하나 들고 다니라는 거죠. 오렌지 립스틱으로 볼터치도 되고 립스틱도 되며, 파운데이션과 비율을 조절하면 다크서클과 흉터를 가릴 수 있는 훌륭한 컨실러가 되기도 해요.”

이렇게 열심히 메이크업을 하는 김기수를 보면서 화장품 광고 제의가 들어올 법 한데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 김기수에게 전속모델을 제안한 곳도 있었다고. 하지만 김기수는 “전속모델 제안이 들어와도, 아직 더 많은 화장품을 써봐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들어와도 죄송하다고 거절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지금 목표 중 하나는 제 이름을 건 브랜드를 내는 거예요. 범접할 수 없는 나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뷰티를 하는 것이죠. 저의 ‘센캐’는 계속 될 것이고 메시지 주고 싶은 메이크업은 진화될 예정입니다. 지겨워하셔도 계속 보시게 되실 거예요.”

화장은 예뻐지기 위해 이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 김기수에게 힘든 시기를 지나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단단함을 엿볼 수 있었다.

“현재를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서 미래가 결정된다고 보는 데 전 지금 매일 매일이 페스티벌이에요. 이 같은 페스티벌 속 배울 것을 차곡차곡 쌓아서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인간이 되고 싶어요. 그게 인생의 목표이기도 하고요. 힘들었던 과거가 있었기에 단단해진 지금과 찰진 드립이 나타난 것은 아닐까 생각해요. 제가 바라는 꿈은 더 단단해지는 기수가 돼서 행복해지는 것에 대한 취미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 그거 하나뿐이에요.”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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