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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우주 안에 또다른 '나'가 있다?

■맥스 테그마크의 유니버스(맥스 테그마크 지음, 동아시아 펴냄)





우주로 떠난 아버지가 지구에 있는 딸의 방 책장 뒤에서 소통을 시도한다. 공상과학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이다. 우주와 지구라는 다른 공간에 존재해야 할 부녀는 새로운 공간에서 조우한다. 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딸에게 말을 걸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애절함에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현실에서도 가능한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한 관객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

‘맥스 테그마크의 유니버스’는 우리가 알고 있는 단일 우주 개념 외에도 수많은 우주가 존재할 수 있다는 다중 우주(멀티유니버스) 이론에 대해 관심을 가진 독자들의 지적 욕구를 해소해 줄 만한 책이다.

저자인 맥스 테그마크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처럼 무한한 우주에 수많은 시간과 공간이 공존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우주론적 급팽창 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아주 거대할 뿐 아니라 무한하기 때문에 정확히 나와 동일한 무한히 많은 복제본, 또는 나와 비슷한 내가 우주 속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의 도입부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트럭에 치여 죽음을 맞는 일화를 예로 들며 지금 우리의 우주에서는 죽었지만 다른 우주에서는 아슬아슬하게 트럭을 피해 살았을 수 있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펼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멀티유니버스 이론은 아직은 낯설은 개념이지만, 학계에서는 오랜 기간 논란을 거쳐 세를 불려왔다. 멀티 유니버스의 기반이 되는 일반 상대론, 급팽창 이론, 우주의 풍경, 양자역학, 결어긋남, 파동함수, 에버렛의 다중 세계 이론, 외적 현실 가설, 수학적 우주 가설 등 다양한 우주론 관련 이론들의 발전으로 이제는 수많은 과학자들이 멀티 유니버스를 지지하고 있다.



물리학에서 다루는 이론들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어 사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책의 가치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저자의 지적 여정이 ‘실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찾기 위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 지식과 더불어 그동안 저자가 과학자로서 겪었던 성공과 실패를 솔직하게 담고 있어 과학자의 길을 생각하고 있는 독자라면 이 부분 역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실체의 본질을 찾아가는 물리학적인 탐험 끝에 우주를 ‘수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궁극적 결론에 도달한다. 천문학의 영웅인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자연이 수학의 언어로 쓰인 위대한 책”이라고 언급한 것처럼 우리의 물질 세계가 수학으로 기술될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수학이며, 우리가 거대한 수학적 대상의 자각하는 일부분이라고 주장한다. 2만6,000원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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