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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타는 만남 A to Z] "당신의 꿈을 찾아드려요"…행복한 꿈쟁이 이야기

12년간 80개국을 다니며 무려 70가지의 꿈을 펼쳐 청년들에게 ‘꿈멘토’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남들 눈치 안 보면서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하며 온전히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그.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 부르는 삼포세대(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세대를 뜻하는 신조어)에게 인생 롤모델로 꼽히기에 모자람이 없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가난, 가출, 문제아, 자퇴 등 셀 수 없이 많은 부정적인 꼬리표를 달고 아등바등 하루하루를 살아내기 바빴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들에게 ‘꿈의 씨앗’을 싹 틔우고 싶다는 그는 대체 어떻게 행복한 꿈쟁이가 될 수 있었을까.





김수영(36) 드림파노라마 대표/윤상언 인턴기자


안녕하세요. ‘행복한 꿈쟁이’ 김수영(36) 드림파노라마 대표입니다. 예전엔 제 직업을 물으면 ‘쾌락주의자 유목민’이라고 답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행복한 꿈쟁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사실 직업이 하나로 딱 꼽을 수 없을 만큼 워낙 많아서요.(웃음) 여행가, 작가, 강연가, 기업인, 콘텐츠 제작자, 작사가, 발리우드 배우, 다큐 감독 등으로 활동했고요.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드림 메이커’(Dream maker) 일을 하고 있어요.



중학교 시절 ‘문제아’로 불렸어요. 결국 자퇴하고 남들보다 1년 늦게 검정고시로 실업계 고교에 진학했죠. 그때 처음 꿨던 꿈이 기자였어요. 그래서 대학을 가기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했지만 담임 선생님조차도 조소를 보냈어요. 오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노력했어요. 1999년 KBS ‘도전, 골든벨’ 최초로 실업계에서 골든벨을 울리는 주인공이 됐고 목표했던 대학에 합격했죠.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졸업 후 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입사해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공한 인생을 시작했죠.

그러던 중 갑자기 몸에서 암세포가 발견됐어요. 25살, 창창한 나이었는데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죠. 하지만 이대로 질 수 없다는 각오로 수술을 받아 완치 판정을 받았어요 암을 이겨내고 나서 생각했죠. 소중한 인생, 해보고 싶은 걸 다 해보자고요. 그래서 회사를 그만 두고 죽기 전 해보고 싶은 것들 일명 ‘버킷 리스트’를 만들었어요. 그게 제 인생 두번째 터닝포인트가 됐죠.



김수영씨는 매년 자신의 꿈목록을 업데이트해 지금까지 83개의 꿈 중 70가지를 이뤘다. /자료=김수영씨 제공


73가지 꿈이 담긴 버킷리스트를 손에 쥐고 차근차근 도전을 시작했죠. 무작정 런던으로 떠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런던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쳤어요. 그리고 해외 기업 입사라는 꿈을 이루게 됐죠. 지난 2007년 글로벌 석유회사 로열더치쉘 영국 본사에 입사해 연 800만 달러의 매출을 담당하는 카테고리매니저로 근무했어요. 그러면서 부모님께 집 사드리기, 킬리만자로 오르기 등 크고 작은 꿈들을 이뤘고요. 자연스럽게 소소한 꿈들이 하나둘 늘어났고 지금까지 83개의 꿈 리스트가 채워졌어요. 발리우드 영화 출연하기, 음반내기, 뮤지컬 배우 해보기, 다큐멘터리 제작하기 등 꿈을 이루기 위해서 70여 개국 일주도 했어요.

지난 12년동안 김수영씨가 다녀온 70개극 여행에서의 모습들 /자료=김수영씨 제공


몸으로 부딪히며 배운 수많은 경험들과 이룬 꿈들이 모여 새로운 저를 만든 것 같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패를 마이너스라고 생각해요. 돈도 잃고 시간도 잃는다고 미리 판단해 버리죠. 실패라는 상처없이 한 방에 꿈을 이뤄야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좀 잃으면 어때요. 돈은 다시 벌면 되고, 조금 늦더라도 목표를 이루는 게 중요하잖아요. 계속 실패하고 계속 도전하다 보면 세상도, 실패도 별거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죠. 인생 전체를 보면 실패는 마이너스가 아니라 오히려 경험과 노하우가 생기는 거니까 플러스예요.



5년 전쯤 모 대기업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참석했던 직원 한 분이 생각나요. 30대 초반이었는데 암 투병으로 휴직 중이었는데 동료들이 연락을 해서 제 강연을 들으러 오셨어요. 6개월쯤 후에 갑자기 그분한테 메일이 왔어요. 강연을 듣고 곧바로 꿈 목록을 만들었고, 그 꿈들을 하나하나 이뤄가느라 너무 바빠졌다면서 행복하다고요. 그 후로 1년쯤 지났을까요. 어느날 저를 직접 찾아오셨어요. 하루하루를 즐겁게 지내다 보니 기적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으셨다고 하더라고요. ”꿈 만드느라 아플 틈이 없었어요“라며 활짝 웃으시는데 정말 가슴 벅찬 행복을 느꼈어요.



사실 저는 전문적인 학문을 연구한 학자가 아니예요. 다만 남들에 비해 직접 겪은 경험이 많을 뿐이죠. 그 과정에서 인생 노하우를 남들보다 먼저 깨닫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강연이나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면 제가 걸어왔던 ‘실천 과정’을 얘기해요. 다른 분들은 강의할 때 성공한 명사, 훌륭한 인물 등을 예로 들지만 저는 오로지 제가 직접 겪은 것만 얘기만 합니다. 거기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진정성을 느끼는 거 같아요.



매년 꿈목록을 업데이트하면서 새로운 꿈이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 ‘원하는 것은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게 되더라고요. 제 뜻대로 안되면 스트레스 받기도 했죠. 그래서 불교철학을 공부하기도 하고 명상, 요가 등을 통해 스스로 다스리려고 노력했어요.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그 과정을 통해서 나를 짓누르는 ‘마음의 감옥’을 없애버렸어요. 그리고 나니까 지금은 매사 모든 상황에 대해서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요즘엔 정말 화낼 일도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는 것 같아요.(웃음)





2011년에 한해 내내 25개국을 여행하면서 365명의 삶과 꿈을 담은 ‘꿈의 파노라마’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직접 촬영도 하고 출연해 만든 다큐멘터리 영상을 공중파 방송사에서 방영하기도 했죠. 이후 전세계를 다니면서 찍었던 자료들을 모아 전시회를 하려고 했는데 준비할 것이 너무 많더라고요. 저 혼자서는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제 블로그를 통해 도와주실 분들을 모집했어요. 그렇게 모인 분들과 함께 워크숍, 드림페스티벌, 공모전 등 정말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3개월 정도 희로애락을 함께 하다 보니 프로젝트가 다 끝나도 헤어지기 싫더라고요. 그래서 드림파노라마를 만들었어요.



2013년 중반까지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는 사업가보다는 예술가에 가깝구나’라는 걸 깨닫게 됐죠. 한 회사를 이끌어가는 CEO로서 직원들을 먹여살리고 이윤창출만을 위해 살아야한다고 생각하자 덜컥 겁이 났던 거죠. 저는 유목민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드림파노라마는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마음 맞는 사람들이 뭉치는 프리랜서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번듯한 회사라기 보다는 ‘꿈쟁이들의 모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지난해 12월부터 팟캐스트 ‘놀아본 언니의 고민상담 언니TV’를 진행 중이에요. 정말 동네에 노는 언니처럼 친근하게 젊은이들의 고민을 직접 소통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청년들의 상담소인 ‘좀 놀아본 언니들’의 대표 장재열씨와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연애, 진로, 가정, 취업 등 정말 갖가지 고민들에 대해서 툭 터놓고 얘기해보니까 정말 친언니, 누나가 된 기분이 들어서 더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올해의 꿈목록 중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지난 4월에 오픈한 유튜브 ‘김수영TV’채널을 활성화 하는거예요. 12년간 70개국을 다니며 이뤄낸 83가지의 꿈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거든요. 강연을 백 번 하는 것보다 생생한 현장을 담은 영상을 통해서 진정성이 전달되길 바라고 있어요.



김수영(36) 드림파노라마 대표/윤상언 인턴기자


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인생의 방향성’이라고 생각해요. 꿈이 없는 사람은 시시때때로 여러 상황이 닥치면 갈대처럼 흔들리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왜 지금 이렇게 살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걷잡을 수 없는 우울함에 빠지게 돼죠. 하지만 꿈이 있다는 건 인생에 방향성이 있다는 거거든요. 물론 그 과정에서 여러 풍파에 휩쓸릴 수 있지만 목표가 있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아요.

인생은 정말 짧은데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못 해보고 이리저리 휩쓸리다가 끝나버리면 너무 허무하잖아요. 무조건 거창하고 남들보다 출세해야하는 그런 꿈이 아니라 본인이 정말 죽기 전에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뭔지 한 번 생각해보세요.



김수영(36) 드림파노라마 대표/윤상언 인턴기자


주변에서 ‘즉흥적’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좋아하는 것이나 취미가 수시로 바뀌는 편이에요. 얼마 전까지는 만다라(불교의 이상의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종의 불화) 제작에 빠졌고,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노래 부르는 것에도 흥미를 느끼고 있어요.(웃음) 지금은 소설도 써볼까 생각 중이고요. 너무 많다고요? 아직도 살면서 해보고 싶은 것, 해봐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벌써부터 기대되고 행복해요.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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