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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17] "AI發 대변혁…창의적 IT인재 키우려면 컴퓨터 언어 교육 필수"

■다니엘라 러스 메사추세츠공대 인공지능연구소장 기조강연

로봇은 생산 통제, 인간은 고차원적 업무 '효율 극대화'

저숙련 노동자 실직문제 재교육시스템 통해 보완해야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서울포럼2017에서 다니엘라 러스 MIT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연구소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이호재기자




“인공지능(AI)과 로봇은 지금까지 과거 기술을 기반으로 발전했지만 앞으로는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신기술이 접목되며 대변혁이 일어날 것입니다.”

세계적인 AI·로보틱스 분야의 석학 다니엘라 러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 과학 및 인공지능연구소(CSAIL) 소장은 24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서울포럼 2017’의 기조강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교육과 제도, 이른바 소프트 인프라 측면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많은 인재들이 정보기술(IT) 산업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컴퓨터 공학적 사고의 기반이 되는 컴퓨터 언어를 의무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가 인간의 삶을 완벽하게 보조하기까지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은 만큼 창의적인 인재 육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이다. 러스 소장은 “지금의 AI는 사물을 인지하는 정도의 90% 수준에 도달했다”며 “인간 지능을 모방하거나 행동을 이해하려면 나머지 9.99%를 끌어올려야 하는 훨씬 더 어려운 과정이 남아 있다”고 역설했다.

전 세계 로봇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MIT 인공지능연구소 최초의 여성 소장인 그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선정한 ‘커리어 어워드’와 ‘앨프리드 슬론 펠로십’을 수상한 AI 분야 최고 전문가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분야별 최고 27인이 함께 쓴 ‘4차 산업혁명의 충격-과학기술 혁명이 몰고 올 기회와 위협(흐름출판 펴냄)’ 등의 저서가 국내에도 소개돼 있다.

러스 소장은 AI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면서도 일부 SF영화에서 묘사된 디스토피아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AI와 로봇은 인간의 삶을 개선하고 효율화하는 도구”라며 “도구로 잘 활용하면 우리는 노동을 덜 하는 동시에 업무 능력을 높이고 더 많은 소득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인류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회보(PNAS)’에 발표한 ‘실시간 최적화 알고리즘’을 적용한 뉴욕시 택시 카풀 시뮬레이션을 예로 들었다. AI를 접목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도로 위에서 낭비하는 시간과 기회비용을 줄이고 환경오염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뉴욕시 택시 1만4,000대의 4분의1도 되지 않는 3,000대 정도로 전체 택시 수요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대기시간도 3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운전기사들은 4인용 택시에 각기 다른 목적지로 가는 4명의 승객을 동시에 태워 한 번의 운행으로 더 많은 운행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다. 러스 소장은 “도시별 특성에 따라 이 알고리즘을 일괄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서울 역시 극심한 교통체증과 높은 사고율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알고리즘 적용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러스 소장은 사생활 보호, 제조업 등의 일자리 감소 등 AI를 둘러싼 각종 비관론도 경계한다. 그는 “제조업 분야에서 로봇과 소프트웨어를 통해 생산 라인을 통제하면 근로자들은 오히려 이전보다 고차원적인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단순 노동은 컴퓨터가 대체하는 대신 관련 시스템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고급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스 소장은 “회계사·변호사 등의 전문직에서도 반복적인 데이터 처리나 예측 가능한 업무는 AI와 로봇이 대체하면 남는 시간을 조금 더 고차적인 업무에 할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직업군 전체를 AI가 대체할지를 볼 게 아니라 한 직업 안에 과업별로 대체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러스 소장이 주목하는 것은 일자리의 수보다는 질이다. 저숙련 노동은 AI가 대체하거나 기술 접목으로 임금을 낮출 수 있지만 고숙련 노동의 경우 AI가 업무의 효율을 높이면서 임금 수준을 증대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벌어지는 임금 격차에서 비롯되는 양극화와 저숙련 노동자들의 고용안전망 문제는 재교육 시스템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는 게 러스 소장의 지적이다. 러스 소장은 “인솔스라는 이름의 웹·소프트웨어 디자인 회사가 인근 지역 광부들을 고용해 그들에게 코딩을 가르쳤고 이들을 성공적으로 업무에 투입했다”며 “당시 회사는 물론 광부들 역시 새로운 업무와 교육에 만족했는데 이런 일은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러스 소장은 “만약 사람이 어떤 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할 재능이 있다면 다시 그 일에 사람을 투입할 재능도 가지고 있다”는 1962년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인용했다. 러스 소장은 “기계는 사람과 같아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앞으로 상당한 도전과제들이 인류에게 쏟아지겠지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은영·이경운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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