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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2017] 쥘케 소장 "생산공정 혁신으로 시장 급변...지역 중심 경제생태계 생겨날 것"

세션2 주제강연

'소비자와 가까운 곳으로 생산시설 이전' 제조업 화두로

스마트팩토리로 고용 감소는 기우...되레 일자리 질 개선

신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포럼 2017 마지막날인 25일 세션2 강연자로 참석한 데를라프 출케 독일 연방인공지능연구소 소장이 4차산업시대의 법 규제혁신에 대해서 강연을 하고 있다./이호재기자.




“과거에는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해 저렴한 노동력이 있는 곳으로 공장을 이전했지만 이제는 소비자 맞춤형 생산을 위해 소비자와 가까운 곳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면서 세계 시장 판도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데틀레프 쥘케 독일 인공지능연구소(DFKI) 소장은 25일 서울포럼에서 ‘인더스트리 4.0-스마트 제품으로부터 스마트 제조 시스템으로’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전 세계적인 생산공정 혁신의 영향을 이같이 설명했다. 카이저슬라우테른대 산업자동화학과 교수, DFKI, 스마트팩토리 대표 등 산업계와 학계를 아우르는 경력을 지닌 쥘케 소장은 독일 생산공정 혁신전략인 ‘인더스트리 4.0’에 정통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 제품과 스마트 제조 시스템으로 상징되는 생산공정 혁신에 대한 지식을 서울포럼 참가자들에게 전달했다.

쥘케 소장은 생산공정 혁신과 시장의 변화에 따라 저렴한 노동력과 판매시장을 찾아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오프쇼어링(offshoring)’ 대신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들을 각종 세제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정책인 ‘리쇼어링(re-shoring)’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에 따라 세계 시장이 지역적 시장으로 분화되면서 지역 중심의 새로운 경제 생태계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했다.

쥘케 소장은 그 배경에 대해 소비자들이 과거보다 빠른 배송을 원하고 소비시장과 밀접한 곳에서 생산하는 것이 경쟁력의 원천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생산공정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도입으로 비용 절감이 이뤄지며 해외생산의 장점이었던 저렴한 인건비를 만회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예전에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을 중시했지만 이제는 오늘 주문한 상품을 내일 바로 받아보고 싶어 하는 식의 신속성으로 관심이 이동했다”며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맞춰 아디다스는 신발 주문 후 한 시간 만에 맞춤제작해주는 방식 도입을 계획 중일 정도로 소비시장에 최대한 가까워지는 것이 제조업의 최신 화두”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은 디지털화에 기반한 생산공정 혁신이다. 쥘케 소장은 그 특징을 ‘레고 블록’에 비유하면서 “레고 블록 조립처럼 표준화되고 통합된 네트워크와 장비로 전 세계 어디에서나 원하는 제품을 신속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생산공정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는 독일이 주도하는 ‘인더스트리 4.0’ 전략이다. 개발부터 생산·서비스 등 제품의 전 주기를 디지털화해 자동으로 제어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생산공정 혁신이 기존 노동자들의 일자리 감소라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쥘케 소장은 그러한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생산성 증대를 위해 일자리를 줄인 시행착오는 이미 지난 1980년대에 충분히 겪었다”며 “소품종 대량생산 라인에서 단순업무를 하던 기존 생산직원들은 ‘스마트팩토리’에서 변화무쌍한 생산공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보다 능력 있는 관리자로 얼마든지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자리의 총량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일자리의 질도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생산공정 혁신을 위해 기존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교육센터 확충, 능력 있는 교수진 양성과 같은 전 사회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숙련 노동자를 재교육하기 위해 현재 독일에는 11개의 인더스트리 4.0 경쟁력센터가 있는데 올해 말까지 22개로 늘어날 예정”이라며 “여기에는 이중 교육 시스템이 도입돼 지방자치단체가 훈련 교사를 양성하고 이들이 다시 근로자를 재교육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산업계와 학계를 모두 경험한 융합 전문가들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쥘케 소장은 한국의 생산공정 혁신에 대해 “2010년부터 포스코 등 한국 기업과 협력해오면서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이 제조업 혁신에 앞장서온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독일이나 중국 등 각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독일 사례를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배울 만한 부분을 찾아 응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경훈·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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