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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천 주금공 사장 "주택연금 가입자 1년새 1만명↑...노후걱정 덜 대안 자리잡아"

[서경이 만난 사람]

베이비붐세대 은퇴 늘고 상속인식 바뀌면서 제도 안착

9억 이상 주택에도 적용·신탁방식 주택연금 도입 추진

신혼부부 보금자리론 금리 우대·한계차주 지원 강화도

김재천 주택금융공사사장. 남대문 와이즈타워./권욱기자.




“오는 7월이면 주택연금을 도입한 지도 10년째가 됩니다. 최근 2년 동안 연간 1만명이 새로 가입하는 등 조만간 주택연금이 노년층의 노후자금 걱정을 덜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입니다.”

주택연금 운용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 김재천(64·사진) 사장은 28일 서울 중구에 있는 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의 사장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7월로 도입 10주년을 맞는 주택연금이 변환점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연금은 보유주택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하고 연금처럼 생활비를 받아 쓰는 것인데 최근 가입자 추이를 보면 기존의 통념이 완전히 깨어지고 있는 터닝포인트라는 것이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 부모 세대의 주택에 대한 개념은 자식에게 물려줘야 할 1호였고 집을 저당 잡아 본인 노후생활비로 쓰는 데 대한 거부감도 컸다”며 “그러나 지난 한 해 가입자가 1만명으로 분위기가 확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누적 가입자 수는 4만4,358명.

주택연금 출시 당시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미국의 공적 역모기지인 홈에퀴티컨버전모기지(HECM)도 출시 10년되던 해 가입 건수가 7,982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국내 주택연금제도는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김 사장은 자평했다.

더구나 최근 2년간 가입자가 2만명으로 지난 10년간의 실적 증가를 주도했다. 이 시기에 김 사장이 주택연금을 운영하는 주택금융공사를 맡아온 것이다. 주택연금 가입자 급증에 대해 김 사장은 지난해 나이별·자산수준별 맞춤형 주택연금 상품인 내집연금 3종 세트를 출시한 덕이 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가입연령 기준도 완화되면서 가입이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또 “주택연금 홍보에 주력해온 결과”라고도 했다. 하지만 그는 “시대의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노년 세대가 갖고 있던 상속의 개념이 바뀌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며 “과거 장례를 치를 때 화장을 꺼리던 문화가 최근 10~15년 새 확 바뀌듯 이 같은 트렌드의 변화는 올해와 그 이후 더욱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부모를 부양하고 자녀를 양육하면서 제대로 된 노후방안이 없는 경우가 많아 주택금융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그는 분석했다. 그는 “가계자산의 대부분이 주택에 집중돼 있고 급속한 고령화에 비해 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우리 사정을 고려하면 주택연금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며 “수요자의 니즈가 어떻게 변하는가, 어떤 상품을 좋아할 것인가를 파악해 어떤 맞춤형 새 상품을 만들 것인가가 지금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현재 10년 동안 운영하면서 쌓은 데이터, 다양한 실태조사 결과 등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도입해 새로운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더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김 사장은 또 9억원이 넘는 주택과 오피스텔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법제처에서 심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주택연금 최초 가입자들의 계약 만료 시기가 도래했을 때를 미리 대비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그는 “10년이 넘어서면서 (가입자 사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시에 주택시장에 매물이 몰리면 담보물이 낮은 가격에 팔리고 이렇게 되면 공사도, 가입자도 모두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이를 조절하기 위해 담보를 일시적으로 임대 운영하는 방안을 외부용역과 자체 연구원을 통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계약 종료와 함께 담보주택을 임의처분하는데 주택 가격 하락기 등과 물량 증가 시기가 겹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잠시 임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신탁 방식의 주택연금 도입도 진행하고 있다. 신탁 방식의 주택연금은 주택 소유자가 사망했을 때 배우자가 안정적으로 계속 연금을 받기 위한 방식이다. 그는 “그동안 소유권을 공사로 이전하는 데 대한 거부감 때문에 배제했지만 이제는 간편한 절차 등이 오히려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공사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라며 “가능하면 올해 안에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금융 관련 공약이기도 한 책임한정형(비소구) 디딤돌대출에 대해 김 사장은 “올해 좀 더 확대할 계획”이라며 “보금자리론 외에 시중은행들이 하는 적격대출에도 이를 적용하려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혼부부 대상 보금자리론에도 우대금리를 신설하고 보증료 인하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며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한계차주 지원도 강화하는 것이 올해 조직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혼부부 대상 우대금리 폭은 “최대 0.2%포인트 수준으로 하반기 중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주택시장 전망과 관련해 “2~3년 전부터 누적된 인허가 물량이 올해부터 내년 초까지 신규 입주해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며 “주택금융 규제강화 기조가 이어지고, 대출금리는 오르고, 주택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시적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는 등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투자 성격의 주택 구입은 지양하고 실수요자들은 상환 능력에 맞춰 주택거래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7월 노사 합의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데 대해 김 사장은 “아직은 도입 첫해라 뭐라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과 평가를 어떻게 투명하게 잘할 것이냐 하는 문제”라며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평가제도를 만들어 시행하면 (노조도) 크게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해서도 “뭐든지 일률적으로 하는 건 안 좋다”며 “조직마다 특성이 있을 테고 거기에 맞춰서 큰 방향대로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담=김홍길 금융부장 what@sedaily.com

정리=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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