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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그림의 떡" 청년들 中企로 눈 돌리지만...강소기업은 "사람없다" 아우성

[100만 청년실업, 일자리 동맹에 답있다]

<1> 청년·강소기업 '웰매칭'이 해법

취준생 10명중 9명 "중기 취업 의사" 불구 정보 목말라

청년·중기 원활한 연결...성장·일자리 동시 해결해야





“냉정히 말해 졸업자 중 대기업에 입사하는 케이스는 열 명 중 한 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2년 넘게 구직활동하던 학생들은 결국 학원강사로 진로를 바꾸거나 계약직 사원, 장기 인턴 등 단기 일자리만 반복하다 허송세월하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A대학 취업지원센터 관계자)

“주요 대기업들에 채용설명회를 요청했지만 대부분 단칼에 거절했고 심지어 일부 기업은 해당 학교 출신을 뽑을 계획이 없는데 왜 가야 하느냐는 핀잔을 줬어요. 사실상 대기업으로 가는 졸업생들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인데 그렇다고 잘 모르는 작은 회사에 무작정 가라고 하기도 어려워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B대학 관계자)

한국의 청년들에게 대기업 입사는 바늘구멍 통과하기가 된 지 오래다. 지난 1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전국 312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7년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에 취업하는 대졸 신입사원은 100명 중 2.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그림의 떡’이 돼버린 대기업 구직에 지친 청년들은 현실적인 일자리인 중견·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서울경제신문이 잡코리아와 함께 전국 4년제 대졸 취업준비생 5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은(91.9%)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서울 소재 대학 출신 취업준비생(91.3%)과 서울 이외 지역 학생(92.2%)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유망하다는 강소기업들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중소기업청 등 정부와 주요 공공기관에서 선정한 우수 강소기업 업체 198개 업체를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135개 업체(68%)는 신입사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집계됐다. 어려움을 겪는 기업 중 57.8%는 지원자격 미달을, 42.2%는 지원자 부족을 어려움으로 들었다.

지난해 9월 경기도 안산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제2과학기술관에서 열린 학부모 초청 취업진로 설명회에 과학기술대학 학생들과 학부모 등 100여명이 참여해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제공=한양대




이 같은 청년과 기업의 설문조사 결과는 강소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과 구인난에 시달리는 강소기업의 매칭만 제대로 이뤄져도 청년고용률을 상당 부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은 대학에서 취업 지원을 위해 가장 도움을 받길 원하는 분야로 ‘알짜 기업에 대한 소개(33.5%)’를 제일 먼저 꼽았다. 유망 강소기업에 대한 구직정보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와 대학은 속 시원히 취업준비생들에게 쓸만한 중견·중소기업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 C대학의 취업성공패키지서비스를 대행하는 회사 관계자는 “학생들이 기업 추천을 해달라고 요청하지만 프로그램 설계 자체가 기업 추천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구조”라며 “워크넷에 소개된 채용공고를 알려주지만 대부분 영세기업이라 학생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대학들은 기업들에 좀 더 적극적으로 구인활동에 나서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D대학 취업센터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와 교육부 등에서 앞장서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대학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취업상담사를 늘리는 게 전부”라며 “기업에서 대학에 직접 의뢰하는 추천 채용 의뢰가 활성화돼야 하는데 한 달에 10건도 안 된다”고 진단했다.

기업들도 어려움이 많다. 정부와 대학이 취업준비생들에게 양질의 중견·중소기업 정보를 주지 못하고 있는 동안 기업들은 자신들을 알리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기업들은 신규 혹은 경력 직원 채용 시 채용 공고를 알릴 채널이 적다고 호소하고 있다. 전남 광주 소재 기아자동차 협력사인 E사는 “구직자들을 찾기 쉽도록 홍보채널을 정책적으로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영화 대호테크 대표는 “이익 10%를 직원에게 돌려주는 성과공유제도를 시행했지만 채용공고를 해도 청년들의 관심이 없어 고민이 컸다”며 “다행히 정부 선정 기업이 되며 이름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지원자가 500명으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기업조차도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장의 고용난을 넘어서 국가적으로 성장동력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요인이 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중견·중소기업 취업 선호도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강소기업 정보 부재 △미흡한 매칭 서비스 △열악한 처우로 인한 거부감 등으로 고용률은 좀처럼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순희 경기대 교수는 “청년과 중소기업들의 웰매칭은 당장의 고용난을 해결하고 중소기업의 성장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를 늘리는 1석2조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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