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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중간광고②] “어쩔 수 없어요”…지상파의 이유 있는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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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반으로 쪼갠 유사 중간광고(PCM)까지 도입시킨 지상파 안방극장. 왜 지상파는 ‘중간광고’를 넘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지상파의 중간광고 도입 시도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1974년 3월 이전에는 지상파에서도 중간광고가 나왔던 적도 있었으나, 1974년 3월 이후 사라진 중간광고는 2017년 현재에 와서도 여전하다. 2000년 통합방송법 시행령 안에 중간광고 허용 규정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존재하기도 했지만, 시청자·언론시민단체의 반대로 무산됐기도 했다. 이후에도 정부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 시도가 꾸준히 이뤄졌지만, 그때마다 규제 형평성과 시청권 훼손 여부 등을 둘러싸고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오면서 번번이 무산되기 일쑤였다.

사진=SBS




이른바 ‘케케묵은 논란’과도 같은 지상파 중간광고가 다시금 방송계 중요 논쟁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온라인 및 모바일 광고 등과 같은 신규 광고매체의 활성화에 따라 전체 광고시장에서 방송광고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부터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6 방송영상산업백서’에 따르면, 2010년 전제 광고비중에서 18.3%를 차지했던 온라인(모바일 포함)광고는 2015년 28%로 급격히 늘어난 반면, 방송광고는 38.4%에서 37.4%로 감소했다. 특히 지상파의 비중은 22.7%에서 16.2%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케이블 및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비약적인 성장 또한 지상파에 압박을 주고 있는 형국이다. 중간광고는 말 그대로 TV 프로그램의 중간에 방영되기 때문에 광고의 시청률과 광고효과가 매우 높아 일반 광고보다 1.5~2배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간광고가 법적으로 금지된 지상파와 달리 중간광고가 자유로운 케이블과 종편은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이끌어 내며 이를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상파의 불안한 현실은 광고비 현황에 잘 나타나 있다. 2015년을 기준으로 지상파 3사의 연 광고 매출은 KBS 5025억 원, MBC 4651억 원, SBS 4366억 원을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CJ E&M은 4543억 원으로 지상파 SBS의 매출을 넘어선 것이다. 종편 채널 4사도 407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실제 지난해 상당한 적자를 경험하며 큰 타격을 입었던 SBS 드라마국의 경우 전체적인 손실을 줄이고자 올해부터 배우 출연료 삭감 및, 광고가 붙지 않는 저녁일일드라마를 폐지하는 등 긴축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는 중간광고 불허가 역차별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광고와 관련해 처음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차별적인 규제를 둔 이유는, 비지상파 프로그램(케이블 및 종편)의 시장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다고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역전된 지 이미 오래”라며 “점점 지상파 방송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간광고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일종의 역차별과 같다”고 토로했다.



이른바 시청자들로부터 ‘꼼수’라고 손가락질을 받는 PCM은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경영난을 광고수익을 통해 해소하기 위해 시작됐다. ‘방송광고 규제 완화에 따른 광고매체별 광고비 변동 의사’에 대한 광고주 대상 설문조사 결과 중간광고 도입 시 지상파 방송광고 시장 규모는 증가할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광고주는 지상파 의 중간광고 허용 시, 이에 따른 광고비는 시나리오별로 현재 수준보다 최대 10.5%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PCM의 경우 지상파가 무시할 수 없는 ‘달콤한 유혹’과도 같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따르면 밤 10시대 광고 단가는 약 1,350만원인데 반해 PCM은 약 2배가량 높게 책정된다. PCM이 현재 방송사에 얼마나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는지 나온 통계는 없지만, 프로그램 전후로 붙는 광고에 PCM을 패키지로 묶으면 가격을 더 높게 책정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 방송사 고위 관계자는 “이미 지상파 TV 광고의 볼륨은 줄어든 상태다. 중간광고는 제작비 조달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일 뿐, 솔직히 중간 광고만으로 여러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며 “소위 작품이 대박이 난다고 해도, 이미 드라마 제작비가 기존 수익구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치솟은 만큼 수익적인 측면에서 그리 높지 못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리고 통상적으로 잘 되는 드라마만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언뜻 보면 프로그램마다 모두 광고가 붙는 것으로 보이지만, 서비스 광고 등을 제외하고 봤을 때 광고가 단 한 편도 붙지 않는 프로그램들도 있다”며 “드라마는 더 이상 돈이 되는 작업이 아니다. 이런 현상이 계속 진행되다가는 지상파에 드라마가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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