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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흥행공식②] ‘택시운전사’·‘군함도’·‘신과함께’, 천만요건 부합률은?

올 여름 역시 성수기를 겨냥한 개봉작들이 한창 줄을 잇고 있다. 언제부턴가 대작들은 ‘천만 영화’라는 타이틀쯤은 얻어줘야 완전한 흥행작이라 여겨지는 분위기다.

올해 천만 기대작으로는 여름에 개봉하는 ‘택시운전사’, ‘군함도’부터 하반기 ‘신과함께’ 등이 언급되고 있다. 언제부터 대한민국 5천만 인구에서 ‘천만 돌파’가 흥행의 척도가 됐을까. 또 그 예상은 무엇을 기준으로 할까.





2003년 ‘실미도’부터 이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해운대’ ‘도둑들’ ‘광해’ ‘7번방의 선물’ ‘변호인’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 ‘암살’, 그리고 지난해 ‘부산행’까지 국내 영화 중 총 14편이 ‘천만 영예’를 획득했다. 분위기가 좋으면 ‘쌍천만’이 터지는 해도 종종 있었다.

수많은 배우, 감독을 포함한 영화계 관계자들이 “천만은 운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그 와중에도 천만 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있다. 지금까지 ‘천만작’을 되짚어 볼 때 장르, 감독, 배우, 투자·배급사, 개봉 시기, 개봉 기간, 상영관, 타깃, 입소문에서 일정 부분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

작품 내적으로는 장르, 감독과 배우를 꼽을 수 있다. 지금까지 로맨스는 전무, 판타지 장르는 그나마 ‘괴물’ 하나였고, 시대적 아픔이나 사회성 짙은 영화가 유독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광해’ ‘명량’ ‘국제시장’ ‘암살’처럼 상당수가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의 역사를 재조명했다.

‘변호인’ ‘베테랑’은 정치적·경제적 기득권층을 향해 사회 부조리를 지적하며 ‘진짜 정의’를 외쳤고, ‘해운대’ ‘부산행’은 재난 위기에서 국가가 수행해야 할 대처능력을 꼬집었다. 포괄적 개념으로 ‘민족주의’에 호소한 작품들이 관객들을 동요케 했다.

‘믿고 보는’ 감독과 배우에 따른 티켓파워도 절대적이다. 개봉 당시의 인지도를 기준으로, ‘실미도’ 강우석 감독, ‘태극기 휘날리며’ 강제규 감독,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 ‘해운대’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 ‘도둑들’ ‘암살’ 최동훈 감독, ‘베테랑’ 류승완 감독, ‘부산행’ 연상호 감독이 이미 검증된 연출력으로 관객들의 표심을 샀다.

천만작에 출연한 설경구, 안성기, 정재영, 장동건, 원빈, 정진영, 송강호, 배두나, 박해일,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 이병헌, 한효주, 곽도원, 임시완, 황정민, 김윤진, 최민식, 조진웅, 유아인, 이정재, 하정우, 공유, 정유미 역시 이미 뛰어난 연기력 혹은 스타성을 보유해 관객들의 신뢰를 얻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스타’의 수가 많을수록 팬들을 끌어 모으는 힘은 더 커진다. 그래서 멀티 캐스팅이 증가하는 추세다.



영화 외적인 부분에서는 투자·배급부터 개봉 시점과 기간, 상영관, 타깃, 홍보 등이 흥행과 결부된다. 어쩌면 영화 내적인 영역을 능가하는 만큼의 전략이 필요하다. 시장논리에 따라, 영화는 엄연히 세일즈 품목이기 때문에 구매자들에게 최대한 어필이 돼야한다. 보통 방학 시즌인 7~8월, 12~1월, 설연휴, 추석연휴를 성수기로 보고, 텐트폴 영화들이 집중적으로 개봉한다.

국내영화 천만작을 내놓은 배급사로는 지금까지 CJ E&M 5편(해운대, 광해,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 쇼박스 4편(태극기 휘날리며, 괴물, 도둑들, 암살), NEW 3편(7번방의 선물, 변호인, 부산행)이 대표적이다. 그밖에 시네마서비스 2편(실미도, 왕의 남자)이 뒤를 잇는다. 흔히들 말하는 ‘대형 배급사’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

역대 천만영화들의 스크린수와 상영 횟수는 해가 갈수록 비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스크린수로 가장 적게는 ‘왕의 남자’가 313개, 가장 많게는 ‘명량’이 1587개를 확보했다.(영진위 통합전산망 국내영화 기준) 상영 횟수로는 ‘왕의 남자’ 11만 1176회부터 ‘국제시장’ 21만 2664회까지다. 각각 스크린수와 상영 횟수 최다를 기록한 ‘명량’과 ‘국제시장’은 모두 CJ E&M이 배급했다.

타깃층도 훨씬 넓어졌다. 과거 20대 여성을 주요 영화 소비자로 파악했지만, 현재는 10대부터 노년층까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가족극, 역사극이 많아졌다. 지금까지의 천만영화는 기성세대의 역사적 아픔을 재조명하거나 사회적 공분을 자아내거나 재난 상황에서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작품이 대다수였다.



서울경제스타 취재 결과 일반 관객들 역시 천만 영화의 요소로 “광고를 보고 영화 개봉을 알게 된다” “배우에 따라 선택 한다” “역사극” “스크린 점유율” “멀티 캐스팅” “대형 배급사” “이틀간 100만 돌파한 작품 중에 많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종의 공식이 된 위의 요소들 중 최대한 모든 박자가 들어맞을수록 천만에 가까워진다고 볼 수 있겠다.

한 대형 배급사 관계자는 “주력작을 여름에 개봉하는 것은 사실이다. 시장 파이가 가장 클 때 개봉해야 그만큼 관람객이 많아지는 것이 이유다. 그래서 지금까지 천만영화가 여름 시장에서 탄생한 것 같다”며 “천만영화 중 사회비판적인 영화들이 있었다. 그 속에서 카타르시스를 준 작품이 반응이 좋았다. ‘베테랑’, ‘내부자들’이 대표적인 예인데, 그런 영화가 만들어지기 쉽지는 않다. 점차 장르는 다양해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멀티캐스팅이 많았는데, 요즘은 멀티캐스팅이 공식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사진=서경스타 DB


올해 천만 기대작 ‘택시운전사’ ‘군함도’ ‘신과함께’의 ‘스펙’은 어떨까. 27일 개봉하는 ‘군함도’는 ‘짝패’ ‘다찌마와 리’ ‘베를린’ ‘베테랑’ ‘여교사’ 등을 제작한 외유내강과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의기투합했다. 2015년 천만작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출연진으로는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이경영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섬)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민족적 아픔을 재조명한 액션 드라마 장르다. 젊은층부터 노년층까지 역사적으로 호소할만한 소재다.

8월 2일 개봉하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후 민주화 운동 현장에서 벌어지는 폭압과 참혹함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전한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고지전’을 연출한 장훈 감독의 신작이며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이 중심에 섰다.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눈길을 끈다. 박혁권, 최귀화, 엄태구, 고창석, 전혜진은 조연으로 활약한다. ‘동창생’ ‘쓰리썸머나잇’ ‘해어화’를 제작한 더램프와 쇼박스가 함께 했다.

12월 개봉하는 ‘신과함께’ 역시 캐스팅 소식부터 열기가 모아졌다.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 이정재, 김동욱, 도경수(엑소 디오), 오달수, 임원희, 장광, 김수안에 특별출연 김해숙, 김하늘이다. ‘미녀는 괴로워’ ‘광해’ ‘대립군’의 리얼라이즈픽쳐스, 그리고 덱스터스튜디오가 함께 제작,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이다. ‘오! 브라더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미스터 고’의 김용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신과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해 개봉 전부터 팬 층을 확보한 분위기다. 한 인간이 죽음 이후 저승에서 49일 동안 7번의 재판을 받게 되고, 이 과정 중 인간사에 개입해서는 안 되는 저승차사들이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올해 천만이 점쳐지는 작품들 역시 기존의 흥행작들이 가진 공식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게 사실이다. 흥행이 검증된 감독과 스타들의 대거 투입, 역사 재조명, 대형 배급사의 참여가 어쩌면 더욱 두드러진다. 다만 ‘신과 함께’가 유일한 판타지로, 장르 면에서 새롭게 이목을 끈다. 유독 SF, 판타지, 멜로가 기근인 한국영화 시장에 어떤 효과를 불러일으킬지 지켜보게끔 만든다.

물론 지금 시대의 영화는 ‘예술’로 접근하면서도 ‘장사’를 배제할 수 없는 ‘산업’이 됐다. 하지만 갈수록 ‘수치’가 작품의 절대적인 평가 기준이 되는 상황에서 관객들이 우려하는 점은, 더 이상의 형태적 기시감이 얼마만큼 실효성이 있을까라는 것이다. 잠시 본질을 상기해 봤을 때 한편으론 유연한 발전이 가능하지 않을까. 1천만을 목표로 4천만의 가능성을 놓치지는 않을지, 여전히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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