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HOME  >  서경스타  >  문화

[SE★인터뷰①]안세호, 명문외고 ‘모범생들’ 이 불러낸 이 시대 어른들의 현실

  • 정다훈 기자
  • 2017-07-24 07:52:19
  • 문화
배우 안세호가 연극 ‘모범생’(작가 지이선 / 연출 김태형) 엘리트가 되기 위한 통로인 대입에 목숨 거는 명문외고 학생 ‘수환’으로 돌아왔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모범생들’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특목고 고3 학생들을 통해 비뚤어진 교육 현실과 비인간적인 경쟁 사회의 자화상을 그려낸 연극.

명문외고 고등학생 수환은 제주도 과수원집의 외아들로 신분 상승의 욕구가 강하고, 눈치 없고 장난기가 많은 인물. 안세호 외에도 김슬기, 정순원, 김지휘, 안창용이 같은 역할로 번갈아가며 무대에 오른다.

[SE★인터뷰①]안세호, 명문외고 ‘모범생들’ 이 불러낸 이 시대 어른들의 현실
배우 안세호 /사진=조은정 기자
“1달간 공연을 해보니까 되게 우울해요. 특히 종태(명준과 수환에게 이용당해도 그게 우정이란 믿음이 있는 인물)한테 미안해요. 공연을 처음 볼 때 마지막 장면을 보고 울었거든요. 할 때는 모르는데, 모든 배우들이 데미지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

명석함은 기본 비열함은 필수인 우리 시대 ‘모범생들’의 진실이 하나 하나 까발려지는 순간 객석의 관객들 마음은 답답해져온다. 우월함을 넘어서 모든 이들의 최상위에서 이 모든 걸 내려다보고 있는 ‘모범생들’은 그렇게 우리 사회를 움직여왔다. 더욱이 ‘모범생들’의 내면에 발을 담그지 못한 단 한명의 인물 종태가 있기에 씁쓸함의 강도는 더해진다.

그런 종태를 두고 어른이 된 수환은 “종태야 나이 먹었으면 교양 있게 행동해라. 사람들 있으니까”란 말을 아무렇지 않게 건넨다.

“‘모범생들’에서 좋아하는 대사 중 하나에요. 마지막에 어른이 됐을 때 종태에게 하는 말입니다. 이중적인 수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사인데 한 번도 제가 누구에게 명령을 해보지 않아 더 시원한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어요. 완전 못된 말을 하는건데, 묘하게 그 장면이 좋더라구요.”

‘모범생들’의 민낯을 보여주는 장면은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못 바꾸잖아”를 외치며 상위 3%를 인생의 목표로 삼은 명준이가 고고한 척 하지만 정작 속내는 성적의 압박에 별의별 짓을 저지르는 장면이다. 그렇기에 안세호는 “ ‘모범생들’에서 그걸(종이) 삼킨 채 먹고 있는 명준의 모습이 제가 무대에 있거나 (관객으로)밖에서 볼 때 모두 인상 깊어요. 그 장면이 모범생들을 정면으로 보여주는 장면인 것 같아요. 그 때 배우들 연기도 좋아요. 구체적으로 그 느낌을 설명하라면 못하겠지만요.”

[SE★인터뷰①]안세호, 명문외고 ‘모범생들’ 이 불러낸 이 시대 어른들의 현실
연극 ‘모범생들’ 캐릭터 포스터
서울 흑석동에서 태어나 울산에서 학창시절을 잠시 보낸 뒤, 다시 서울 목동으로 돌아와 고교시절을 보낸 안세호는 학창시절 공부를 잘 하지 못했다고 했다.

“나름 학군이 좋았어요. 공부 잘하는 친구들과 친했는데 전 공부를 하지 않았어요. 반에서 꼴찌를 할 정도로 공부를 못했지만 부끄럽지 않아요. 전 지금 배우 일을 하고 있고, 제 직업이 있으니까요. 최근에 페이스북에서 연락이 와서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게 됐는데, 다들 검사, 변호사, 의사가 돼 있더라구요. ‘모범생들’ 속 직업 그대로이길래 깜짝 놀랐어요.”

‘모범생들’ 속 고교생들을 두고 많은 이들이 ‘나쁘다’고 평한다. 커닝 사건을 모의 후 문제가 발생하자, 내부적 합의로 한 친구를 희생양 삼아 누구도 처벌받지 않고 사회적 엘리트로 성장하기에 더더욱. 하지만 안세호는 “이 친구들도 착한데, 나쁜 짓을 한 거죠”란 의견을 내놓았다.

“그 친구들이 무조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결과적으로 나쁜 짓을 한 건 맞아요. 이런 말이 있었어요. 연출님이 초반에 “명준, 수환, 민영, 종태 등 다 못된 애들이다. 못된 애들로 접근해라” 란 디렉션을 주셨어요. 연출이 각자 자신이 맡은 인물의 일기를 써오란 숙제를 줬어요. 수환이는 어떤 일기를 쓸까?란 숙제 앞에서 처음엔 막막했어요. 글이란 걸 잘 안쓰는 편이거든요. 몇 번을 포기하고 일기를 쓰면서 수환이란 인물에 접근했는데 착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커닝을 하는 일이 올바른 건 아니지만, 이건 일이 더 커져서 그런 느낌을 주거든요.“

2006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으로 데뷔한 배우 안세호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젊음의 행진’ ‘왕세자 실종사건’, ‘오! 당신이 잠든사이’, 연극 ‘늘근도둑이야기’, 연극 ‘유도소년’, ‘산티아고 가는 길’ ‘칠수와 만수’ ‘바람난 삼대’ 등에 출연했다. 최근엔 영화 ‘프리즌’ 에 이어 ‘골든슬럼버’ 촬영을 마쳤다.

[SE★인터뷰①]안세호, 명문외고 ‘모범생들’ 이 불러낸 이 시대 어른들의 현실
배우 안세호 /사진=조은정 기자
안세호는 학구적으로 하나 하나 작품을 분석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분석보다는 ‘그 순간에 이 인물이 왜 이런 말을 하고, 왜 이렇게 됐을까?“를 납득할 수 있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배우가 그 순간에 왜 그런 말을 하지? 왜 이렇게 된거지?를 먼저 생각해요. 순간에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결과적으로 가장 맞는 호흡이 나와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연기하고 있어요. 동물적 연기라는 거창한 표현은 쓰기 힘들어요.(웃음) 대사를 빨리 외우는 편이고 그 상황에 맞게 인물 속에 들어가 있으려 해요. 상대 배우가 분석해오는 말을 듣고, 같이 자연스럽게 섞어서 연기하는 편이 더 좋아요.”

한편, 연극 ‘모범생들’은 8월 27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 공연된다. SPECIAL 팀 배우로는 이호영, 김대종, 홍승진, 홍우진, 김슬기, 김대현, 김지휘, 양승리, 윤나무, 임준식, 정순원, 강기둥, 문성일, 강영석이, NEW 팀 배우로는 안세호, 김도빈, 조풍래, 문태유, 박은석, 권동호, 안창용, 정휘가 함께한다.

→[SE★인터뷰②]에서 계속...“안경을 벗자 까불 까불 밝은 것들이 나오고 있어요”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시선집중

ad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