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강세 반전' 위안화...中 변동폭 늘리나

약달러·경제지표 회복 힘입어

위안화가치 올들어 3% 급등

中 당국 추가 절상에는 부담

환율밴드 2→3% 확대 검토





달러 가치 하락으로 중국 위안화가 연일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중국 당국이 위안화 변동범위를 기존 2%에서 3%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 리스크’로 심화된 달러 약세가 한때 가치 하락으로 위기 가능성까지 예상됐던 위안화를 정반대 방향으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한 셈이다.

연초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는 올해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며 약세를 띨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지만 이제는 위안화가 강세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3~4년간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가 고시하는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달러당 6.7132위안으로 내렸다. 위안화 가치로는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기준환율은 올 1월 달러당 6.9520위안을 기록하며 올해 안에 7위안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지만 오히려 이 같은 전망을 뒤집고 8개월 만에 6.6위안대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바짝 떨어졌다. 고시 위안화 가치는 위안화가 최근 6년간 가장 약세를 보였던 지난해 10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높아졌다. 연초와 비교하면 7개월여 만에 위안화 가치가 3% 이상 오른 셈이다.

위안화 가치 상승은 무엇보다 달러화 약세에 따른 반사 효과가 크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이 확산되면서 정가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다 북핵 위기와 미중 통상 갈등까지 커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표시한 달러지수(DXY)는 이달 초 지난해 5월 이후 1년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달러 약세 영향뿐 아니라 중국 경제지표가 올 들어 꾸준히 호전된 것도 위안화 가치를 높이고 있다. 6.5%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를 뒤집고 중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하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올해 목표치인 6.5%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게 글로벌 시장의 평가다.



달러화 기준 중국의 수출액도 올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증가했고 중국의 외환보유액도 6월 기준 5개월 연속 늘었다. 외환보유액은 올해 1월 처음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달러 밑으로 떨어졌지만 중국 당국의 외환 유출 통제 영향으로 증가세로 방향을 선회했다. 일각에서는 7월 외환보유액 증가 속도가 더 가파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위안화 환율 방향성에 민감한 글로벌 위안화 트레이더들과 IB는 연초 쏟아냈던 달러당 7위안 전망을 거둬들이고 위안화 추가 강세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블룸버그가 최근 전문가 의견을 종합한 올해 말 위안화 가치 전망 평균값은 달러당 6.90위안으로 연초 대비 3.6% 높아졌다. 연초에는 1·4분기 위안화 환율 전망치 중간값이 달러당 7.00위안, 올해 4·4분기에는 7.15위안이었다. 위안화 강세 분위기가 짙어지자 최근 일부 IB들은 오는 2021년까지 중국 위안화가 단 한 차례도 7위안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역외 위안화 환율이 올해 4·4분기 6.71위안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고 네덜란드 은행인 ING는 위안화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가 약세에서 강세로 완전히 반전됐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가파르게 떨어졌던 위안화가 올 들어 안정세로 돌아서자 중국 금융시장과 경제계에서는 이 기회에 위안화 거래 변동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금융시보는 지난달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줄이고 환율 변동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신화통신 산하 중국증권보도 최근 사설에서 “미국 달러화가 약세인 지금이 위안화 기준환율의 변동폭을 키우는 데 가장 좋은 시점”이라며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위안화 환율 변동 밴드를 넓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위안화가 안정 추세를 보이는 데는 안도하면서도 위안화가 추가로 절상되는 것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수출 회복과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대신 환율 밴드를 확대해 위안화 가치를 적절하게 시장 흐름에 맡기는 방식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중국은 2005년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하면서 위안화의 환율 변동폭을 ±0.3%로 제한한 후 2007년 5월에 이를 ±0.5%로 넓혔고 2012년 4월 ±1%, 2014년 3월 ±2%로 다시 확대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