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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 서번트 성호와 소외된 동생, 그리고 엄마의 9년





6일 방송되는 SBS ‘SBS스페셜’에서는 ‘서번트 성호를 부탁해 1부. 형제를 위한 소나타’ 편이 전파를 탄다.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자폐성 장애인 형, 형만을 돌보는 엄마, 그리고 그들로부터 소외된 동생. 삶의 운명적 소외에 맞서는 한 가족의 갈등과 화해를 9년간 기록한 다큐멘터리

▲ 서번트 성호

2017년 7월 9일, 스스로 단추 하나도 힘겹게 잠그는 남자가 생애 첫 콘서트를 열었다. 은성호(34세). 일명 서번트(Savant), 자폐성 장애가 있지만 암기력과 계산능력이 뛰어나고 음악에 재능을 가진 연주자다. 자신의 감정 표현도 의사소통도 어렵지만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연주할 때만큼은 타고난 ’음악 쟁이’이다. 성호는 본능적으로 화성학에 통달했고, 연주한 모든 악보를 외우며 변주를 오갈 수 있다.

“전 세계 0.01%가 아닐까. 타고난 것 같아요” -성호를 지도했던 선생님

▲ 아들의 그림자를 선택한 엄마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는 성호를 ‘음악 쟁이’로 살 수 있도록 만든 사람은 엄마(손민서)다. 성호가 본격적으로 피아니스트로 활동한 2004년부터 지금까지 13년이 넘도록 발달장애 아들의 손을 이끌고 서울 속을 헤매 다니고 있다. 그 결과 성호에게는 다양한 이력이 생겼다. 드림위드 앙상블 수석단원, 수원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 힐링문화사업단 연주자, 윈드단원 심포니 수석으로 517시간 봉사 연주.

하지만 남이 읽는 책을 뺏어 보려 하고 갑자기 자기만의 생각에 빠진 채 소리를 지르는 성호를 데리고 다니는 건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라고. 엄마는 처음 다큐멘터리 촬영을 시작한 2008년보다 이제는 확연히 쇠약해졌고, 언제까지 성호를 뒷바라지할 수 있을지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들이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하는 것뿐이다.

“그림자와 사람...내가 못 떨어질 것 같아요”

▲ 소외된 동생 건기



건기(28세)는 기가 막힌다. 엄마는 자신에게 형을 맡기려고 한다. 장애인 형 때문에 자신은 버려지다시피 했는데, 왜 자신이 형까지 떠맡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건기도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지만, 형의 재능과 장애 앞에서 늘 뒷전이 되고 만다.

“우리 엄마도 가끔 생각해 보지 않을까요? 형한테 쏟을 걸 나한테 쏟았으면 어땠을까? 내가 되게 잘 됐을 수도 있잖아요”

결국 건기는 대학도 자퇴하고 생계의 길로 뛰어든다. 그리고 어머니의 무관심 속에 삶을 이어간다.

▲ ‘가족’이라는 운명

음악에 재능을 가진 성호, 그런 성호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멜로디에 더 성호의 음악에 매달리는 엄마. 그럴수록 더 틈이 벌어지는 둘째 건기와의 관계.

‘SBS스페셜’ 2부작 <서번트 성호를 부탁해>는 ‘자신이 이 세상에 없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하는 엄마의 인생 그리고 형제의 질풍노도의 20대를 9년간 따라가며 이들의 갈등과 성장을 함께한다.

우리는 만약 완벽하게 소통을 거부하는 사람과 일생을 대면해야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스스로를 소외시킨 채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것은 어떤 운명일까?

그리고 그에게서 어떤 찬란한 빛 한 줄기가 보인다면, 그리고 그것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된다면 삶은 어떤 모습일까?

[사진=S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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