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노후파산, 금융투자로 막아야]"주식=도박 불신 깨자"...日 금투업계의 '수탁자 보호의무' 선언

"고객 신뢰회복에 회사 생존 걸려"

주식 의결권 행사 결과 공개 등

미쓰이스미토모 액션플랜 운영

日 당국 벤치마크 모델로 선정





나고야에 거주하는 주부 후지모토 마리코(38)씨는 저금리 속에도 오로지 저축만으로 노후를 준비했다. 후지모토씨는 “금리가 낮아 저축으로 많은 이자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펀드나 주식은 도박처럼 신뢰할 수 없는 상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식=도박’이라는 고객들의 불신에 일본 금융투자 업계는 ‘수탁자 보호의무(피듀셔리 듀티·fiduciary duty)’ 등을 선언했다.

가장 앞서 나가는 곳은 약 13조엔(약 134조원)의 운용잔액(AUM)을 보유한 미쓰이스미토모자산운용이다. 미쓰이스미토모의 홈페이지에 접속한 투자자에게는 ‘수탁자 보호의무를 향한 우리의 헌신(Our commitment to fiduciary duties)’이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미쓰이스미토모는 지난 2015년 8월 일본 대형 운용사 중 처음으로 피듀셔리 듀티를 선언했다. 이달 4일 도쿄 미쓰이스미토모 본사에서 만난 유타카 고미야마 미쓰이스미토모운용 국제부장은 “현재 일본인들이 펀드에 가입하기를 꺼리는 것은 펀드를 모르고 운용사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피듀셔리 듀티 선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미쓰이스미토모는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게끔 구체적인 시행안인 ‘피듀셔리 액션 플랜’을 함께 공표했다. 오는 2020년까지의 ‘투 두 리스트(to do list)’를 만들어 구체적인 실천안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올해 9월까지는 ‘국내 주식의 의결권 행사 결과를 개별 공개한다’를, 10월까지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의 선임 기준과 과정을 명확히 한다’를, 내년 3월까지는 ‘직원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피듀셔리 듀티를 실천할 수 있도록 업무 매뉴얼의 재검토를 실시한다’는 실천안을 이미 발표했다. 유타카 부장은 “말로만 하는 선언이 되지 않도록 실제 운용과 상품개발, 고객 서비스, 경영 인프라 등으로 항목을 나눠 구체적인 시행 사항을 구성했고 항목별 진척 상황을 6개월마다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금융당국은 미쓰이스미토모를 직접 언급하며 금융투자 업계의 본보기로 삼고 있다. 시게노리 와타나베 미쓰이스미토모운용 상품기획과장은 “단순 선언에 그치는 다른 회사와 달리 미쓰이스미토모는 구체적인 행동양식과 결과물이 있다 보니 금융당국에서도 좋게 평가한다”며 “금융청이 은행 등 판매사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정기 모니터링에서 미쓰이스미토모의 사례를 벤치마크로 삼으라고 한다”고 말했다.

경영실적으로 당장 이어지지 않지만 미쓰이스미토모가 피듀셔리 듀티에 적극적인 것은 고객과의 신뢰 회복이 회사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유타카 부장은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의 디플레이션에서 빠져나오면서 현금의 가치가 떨어지자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미쓰이스미토모도 2017~2020년 3년의 중기 경영계획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개별 펀드매니저의 장기 투자 환경도 조성했다. 유타카 부장은 “분기마다 매니저 리뷰를 하지만 1~2년의 성과에 따라 매니저를 교체하거나 해고하는 방식의 평가는 없다”며 “펀드매니저가 단기간에 바뀌면 개인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가의 회사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미쓰이스미토모는 펀드 수익률 등을 기반으로 한 정량평가와 팀 공헌도를 평가하는 정성평가를 각각 60~70%와 30~40% 반영하는 방식으로 펀드매니저를 평가한다. 이 때문에 펀드의 수익률이 나쁠 때도 매니저를 질책하기보다는 회사 차원에서 원인을 파악하고 대처 방안에 대해 함께 움직인다는 설명이다.

/도쿄=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