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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주간아②] ‘랜덤플레이-2배속 댄스’…6년의 ‘주간아’가 남긴 것들

어딘지 모르게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은 B급 감성을 표방하는 ‘주간 아이돌’이 6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랑 받고 있다. 다양성을 갈망하는 대중의 니즈를 제대로 충족시킨 ‘주간 아이돌’이 남긴 것은 뭘까.

‘주간 아이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사방이 백지처럼 새하얀 녹화 현장이다. 특별한 무대 장치도 세트도 없다. “녹화 시작 하겠습니다”라는 PD의 멘트와 함께 MC 정형돈과 데프콘이 카메라 앞으로 걸어 나오는 것으로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릴뿐이다.

/사진=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바닥부터 천장까지 하나로 이어진 이 촬영현장은 일반적인 방송국 세트장이 아니다. 주로 광고, 사진 촬영이 이루어지는 스튜디오를 빌려 촬영을 하고 있다.

비록 턱없이 부족한 제작비 탓에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임시방편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간 아이돌’은 이 덕분에 CG 활용에 있어 자유로움을 얻었다. 제작진이 곳곳에 배치해놓은 트렌드를 반영한 자막과 CG가 스튜디오만의 독특한 배경과 더해지면서 해당 출연자의 매력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이점을 낳았다.

이렇듯 ‘주간 아이돌’은 타 프로그램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코너 및 구성으로 적은 제작비의 몇 곱절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오직 ‘주간 아이돌’에서만 선보일 수 있는 새로운 매력은 자연스럽게 인기 아이돌 출연을 이끄는 요인이 됐다.

이와 함께 ‘주간 아이돌’을 논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랜덤 플레이 댄스와 2배속 댄스다. 그만큼 이 두 코너는 프로그램의 상징이자 정체성이 된 지 오래다.

먼저 ‘랜덤 플레이 댄스’는 말 그대로 해당 아이돌의 히트곡을 무작위로 재생하면 아이돌이 그 파트에 맞춰서 춤을 출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코너다. 대부분의 아이돌들이 한 곡을 선보이기 위해 수없이 연습을 거듭하는 만큼, 미션 소화에 큰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자신하지만 이는 오산이다.

전주, 후렴 등 마구잡이로 흘러나오는 노래에 출연자들은 무대 위에서 보여줬던 칼군무는 고사하고 금세 자신의 동선을 찾아 우왕좌왕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유독 틀리는 일명 ‘안무구멍’은 두 MC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어 주목을 받는다. 특히 ‘랜덤 플레이 댄스’는 특별한 설명이나 말이 필요 없이도 웃음을 유발하기 때문에 해외 팬들 역시 선호하는 코너 중 하나다.

/사진=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2배속 댄스는 여자친구 편을 기점으로 시작된 코너로, 수많은 영상과 콘텐츠를 탄생시키며 화제몰이를 했다. 원곡의 속도를 2배로 빠르게 설정해, 그 속도에 맞춰 아이돌들이 완곡 안무를 소화할 수 있는지를 지켜보는 그야말로 댄스 그룹으로서의 한계치를 시험하는 코너다.

대부분 아이돌이 남녀를 불문하고 난도가 높은 안무를 구사하는 만큼, 2배속 댄스 시작과 동시에 출연자들의 입에서는 곡소리가 터져 나오고, 숨소리는 거칠어진다. 노래가 끝남과 동시에 바닥에 주저앉을 정도로 상당한 체력을 요하는 힘든 미션임에도 그 가운데서 출연자들이 펼쳐 보이는 흐트러짐 없는 안무는 그저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게 한다. 코너의 시초인 여자친구는 이 코너의 화제성에 힘입어 팀 이름을 더욱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비투비, 인피니트, 레드벨벳 등이 이 코너의 대표적인 수혜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 두 코너의 영상은 방송 종료와 함께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될 정도로 높은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랜덤 플레이 댄스와 2배속 댄스가 마치 아이돌이 꼭 소화해야 할 필수 항목처럼 요구되기까지 하고 있다.

이제는 언제가 될지 모르는 ‘주간 아이돌’의 부름에 대비해 별도로 2배속 댄스를 연습하는 아이돌이 있는가 하면, 일반인들도 직접 2배속 댄스를 체험하며 아이돌의 고충을 간접 체험해보기도 한다. 단순한 코너에 그치지 않고 프로그램이 아이돌 문화의 변화를 이끈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소속사 대표 카드나, 멤버들의 개인 카드를 걸고 게임을 하는 ‘쇼미 더 사카’ 코너는 카드를 지키려는 사람과 갖고 싶은 선물을 얻어내려는 멤버 간의 치열한 대결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으며, 불시에 주간 아이돌 음성사서함을 24시간 개방해 팬들의 질문이나 응원의 메시지를 받는 ‘도니코니 아이돌 콜센터’가 비정기적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6년 동안 선보인 수많은 코너 가운데, 큰 호응을 얻지 못한 비운의 코너 역시 상당수지만, 코너의 출발은 늘 그 시점의 이슈들과 무관하지 않은 트렌디함과 주요 시청층인 아이돌 팬들의 반응에 귀를 열어두고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나간다는 점에 있다.

고인 물은 결국에 썩기 마련이라는데, ‘주간 아이돌’은 지난 6년간 채 고일 틈도 없이 쉬지 않고 변화를 시도해 왔다. 그리고 이는 프로그램을 향한 제작진의 의욕이 여간해서는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주간 아이돌’의 현재와도 같은 성공은 차별된 콘텐츠, 돋보이는 MC들의 케미, 제작진의 욕심, 팬들의 의견 등이 지금처럼 한데 잘 어우러져 이뤄낸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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