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도발로 한·일 정상 간 대화의 자리가 자연스럽게 마련되면서 과거사 문제로 인해 불편했던 양국의 거리도 급속도로 좁혀지고 있다.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가 가까워짐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 평화적 해결을 견지한 문 대통령이 대화보다는 압박 쪽으로 중심이동하면서 북핵 공조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는 북한 위협에 직접 노출된 한국과 북한 미사일의 홋카이도 상공 통과를 겪은 일본 모두 북핵 문제를 놓고 공조를 크게 강화하는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역시 이날 정상회담에서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풀어나갔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세 번 전화 회담했고, 이번 달에는 지난 4일 북한 핵실험 후에도 전화 통화를 했다”며 “여러 가지 과제에 대해 시기적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일본 국민도, 한국 국민도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며 “일본 국민께 위로 말씀을 전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만큼 한국과 일본 양국의 긴밀한 관계가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동시에 양국은 그간 한·일 관계 개선에 발목을 잡은 과거사 문제는 가급적 언급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이날 오전 한·일 정상회담 후에 공개된 언론 발표문 전체 열 문단 중 과거사 문제는 단 한 문단에만 있다. 그마저도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미래지향적이고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역사문제가 양국 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정상회담 분위기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양국 정상 간 이견이 없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며 “한일 관계가 근래 들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임우철 인턴기자 dncjf845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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