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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인질 안 되려면 '전술핵'넘어 '독자 핵개발'나서야

"공포의 균형 이뤄 北 도발 차단해야" 설득력 얻어

한국 기술력이면 6개월안에 100kt 핵폭탄 생산

NPT '비상사태' 조항 활용땐 핵확산 조약 탈퇴 가능

中의 대북제재 강도도 높일 수 있어 효용성 클 듯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수소탄 시험성공 기념 축하연에 참석해 발사 관계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중앙무대로 이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같은 내용을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핵 대응을 위해 한국에 전술핵무기 재배치, 한일 핵무장 용인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도 전술핵 배치를 넘어 독자적인 핵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핵을 완성할 경우 핵을 보유하지 않은 한국은 사실상 북한의 ‘인질’이 되는 만큼 공포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도 자체적으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정권이 협상을 통해 핵을 포기하는 일은 기대할 수 없다”며 “한국은 북한 핵 폐기 시 재가입을 전제조건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자체 핵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술핵 배치를 넘어 자체 핵무장=전술핵무기는 보통 위력이 0.1~수백㏏(1㏏은 TNT 폭약 1,000톤 위력에 해당)인 핵무기를 말한다. 6·25전쟁 이후 배치된 주한 미군 전술핵은 1967년쯤에는 950기에 달했다. 이후 동서 냉전 분위기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나오면서 미국은 한국에서 전술핵을 모두 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 배치가 현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술핵 재배치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하지만 전술핵은 미국의 동의가 필요한 제약이 있는 만큼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 아예 독자적인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19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 움직임을 보이면서 안보 공백 우려가 커지자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기도 했다. 한국의 기술력이면 최소 6개월 안에 100kt의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원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위력이 최소 50㏏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단숨에 북한 핵 위협을 제압할 수 있다. 일본이 북핵 대응을 이유로 핵 개발에 나선다면 걸리는 시간은 3주에 불과하다.

◇NPT도 탈퇴 예외적으로 인정=북한은 2009년 2차 핵실험을 강행한 후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천명했고 헌법에도 핵보유국을 명시했다. 물론 NPT도 탈퇴했다. NPT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가 핵무기를 갖는 것을 금지하는 국제 조약이다. 한국은 1975년, 북한은 1985년에 가입했다. 그럼 우리는 NPT를 탈퇴하고 독자 핵무기를 만들 수는 없을까. NPT 10조 1항은 ‘비상사태로 자국의 최고이익이 위태로울 때 탈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탈퇴하기 3개월 전에 모든 조약 당사국과 유엔 안보리에 통고하면 된다. 적국의 위협으로 국가 안보가 위중할 때는 일종의 ‘자위권’을 인정한 셈이다. 한국은 이 조항을 내세워 NPT를 탈퇴하고 핵무기 개발에 나설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의지와 결단에 달려 있다. 청와대는 10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정부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으며 전술핵 재반입을 검토한 바 없다”며 일단 선을 긋는 모습이다.

독자 핵 개발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는 저촉될까. 노태우 전 대통령은 북한 김일성과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맺었다. 남북한은 핵무기의 시험과 제조·생산·보유·사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북한은 6차례나 핵실험에 나서며 일찌감치 공동선언을 내팽개쳤다. 한국이 비핵화 선언을 신줏단지 모시듯 고집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사실상 유명무실화된 선언”이라고 일축했다. NPT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의 결단만 남은 상태다.

◇독자 핵 개발로 중국 움직여야=전술핵 배치, 나아가 한국의 독자 핵 개발은 나름대로 효용성이 크다. 우선 핵과 핵 대결상황이 연출되면서 북한의 국지전 도발이나 추가 핵실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북한의 오판을 차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핵으로써 핵을 제어하는 ‘이핵제핵(以核制核)’, 즉 공포의 균형을 달성할 수 있어서다. 북한의 도발 수단이 제한되거나 사라지면서 북한은 대화의 장으로 자진해서 나올 수밖에 없고 결국 군축,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게 된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에 미온적으로 나오고 있는 중국도 움직일 수 있다. 전술핵 개발이나 독자 핵 개발이 공론화되고 미국이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면 중국은 좀 더 적극적으로 북핵 사태에 나서야 한다. 한국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동중국해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 남중국해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과 필리핀 등도 핵심이익 보호 차원에서 핵 보유에 나설 수밖에 없다. 중국으로서는 ‘동아시아 핵 도미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닥뜨려야 한다. 일각에서는 국제사회가 한국이 핵을 가지면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실(失)보다는 득(得)이 많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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