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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 막힌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명분없이 '행장 길들이기' 반복

구조조정 해외업무 등 급한데...

"너무나 안이" 내부 자성도 나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 앞에서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자신의 출근 저지 시위를 하는 노조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노희영기자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사흘째 노조로부터 출근 저지를 당했다. 은 행장이 전 직장에서 성과연봉제를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노조가 새로운 행장이 올 때마다 관례적으로 되풀이하는 ‘행장 길들이기’ 구태를 보인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 노조는 은 행장이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시절 독단경영을 하고 성과연봉제를 강하게 추진했다는 이유로 사흘째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노조는 또 은 행장이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며 반대하고 있다. 내부에서도 재정경제부 금융협력과장과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수석 이코노미스트까지 지낸 인물을 낙하산이라며 반대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온다.

사실 수은 노조는 새 행장이 부임할 때마다 “낙하산 인사”라며 통과 의례처럼 반대를 했다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밀월 관계를 유지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성동조선 등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시급하게 마무리 지어야 하는 등 위급한 상황이다. 실제 수은은 성동조선에 대한 실사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중 실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그 운명을 판가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노조가 한가하게 출근 저지 투쟁을 통해 행장을 길들이겠다는 구태는 너무 안이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같은 노조의 구태를 깨기 위해서도 강도 높은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구나 은 행장은 당장 다음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미국 뉴욕에서 개최하는 ‘한국 경제 설명회(IR)’에 동행해야 하지만 첫 단추부터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보다 못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수은 노조를 향해 “노조가 그렇게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채용박람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은 행장에 관해 “누구보다 적임인 분이 임명됐다고 본다”며 “노조를 위한, 그런 식의 무모한 행동은 이제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저 노조의 존재감을 보여준다며 괜히 막고 있는 것 아니냐”며 “전반적으로 노조가 불합리한 행동을 안 하는 게 노조의 신뢰성도 더 높일 수 있는 첩경”이라고 지적했다.

올 들어 수은은 이덕훈 전 행장에서 최 위원장, 은 행장으로 수장이 연거푸 바뀌면서 리더십 공백이 이어져 내부 기강이 풀릴 대로 풀렸다는 지적이 나와 하루빨리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노조가 행장 출근 저지로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고 있다. 은 행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아무것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노조와 소통을 통해 조만간 정상적으로 취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수은 집무실이 아닌 근처 호텔에 임시로 마련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은 행장이 노조와 상생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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