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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폭탄의 아버지'





올 4월 미국 국방부 홈페이지에 거대한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동영상 하나가 올라왔다. 미군이 과격파 조직 ‘이슬람국가(IS)’가 활동하던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에 공중폭격을 단행한 직후의 모습이었다. 언론들은 IS 전투원 36명이 살해되고 3곳의 지하터널과 탄약고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공중폭발대형폭탄(GBU-43)이 처음으로 실전에 사용된 것이었다. 핵무기를 제외하면 미군이 보유한 최강의 재래식 무기라며 ‘모든 폭탄의 어머니(MOAB, Mother Of All Bombs)’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다.

그로부터 얼마 후 러시아는 미국에 맞서 ‘폭탄의 아버지(FOAB, Father Of All Bombs)’를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무게만 7톤 이상이고 나노기술을 이용하는 이 폭탄은 TNT 40~44톤의 위력을 가져 미군 것에 비해 폭발력이 4배나 강하다는 게 러시아 측의 주장이다. TU-160전폭기에서 낙하산에 매달아 떨어뜨린 후 공중에서 폭발시키도록 만들어졌다. 일종의 기화폭탄인 셈이다. 폭발할 때 섭씨 2,500~3,000도의 화염폭풍과 시속 1만700㎞의 충격파를 발생시켜 주변의 모든 것을 초토화하는 소형 핵무기급의 파괴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FOAB 등 슈퍼폭탄은 주로 지하 벙커 등을 공격하는 데 쓰이지만 버섯구름 자체만으로 얻는 심리전 효과도 크다. 핵무기에 비해 장기간의 환경오염이 적다는 것도 특징이다. 하지만 대당 가격이 2억달러를 웃돌 만큼 비싼데다 대형폭격기에만 장착할 수 있어 용처가 적은데다 수출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래서 돈은 많이 들어가지만 쓸모없는 ‘화이트 엘리펀트’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러시아가 최근 시리아의 IS 장악 지역에 FOAB를 터뜨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러시아가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 공습에 엄청난 위력을 가진 폭탄을 투하했다는 보도가 나오지만 당국은 고위지휘관을 제거했다고만 밝힐 뿐 이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국제조약의 규제조차 받지 않는 초강대국들의 대량 살상무기 개발 붐이 또 다른 군비경쟁을 촉발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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