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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스토리]손지호 네오밸류 대표 "중요한 것은 철학…직원·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할 것"

손지호 네오밸류 대표 인터뷰./송은석기자




손지호 네오밸류 대표는 지난 2015년 자회사인 어반라이프를 통해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식빵 전문 베이커리 ‘밀도’를 인수했다. 인수까지 걸린 시간은 1년. 그동안 최소 5단계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쳤다. 우선 외식업체 인수를 결정하고 외식업 시장을 조사하기 위해 1억원을 들여 컨설팅을 받았다.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한식·중식·일식·커피숍 등 수많은 외식업 중에서 베이커리를 선택하고 또 그중에서 식빵 전문 베이커리를 골랐다. 마지막으로 여러 유명한 식빵 전문 베이커리를 수소문한 끝에 네오밸류의 철학과 맞고 인수합병(M&A) 의사가 있는 곳인 밀도를 찾았다. 그는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툭 튀어나와서 한번 해보는 것보다는 우선 방향성을 정하고 그 방향에서 서서히 좁혀 나가는 연역적 방식을 선호한다”며 “이러한 방식은 여러 가지를 검토한 끝에 내린 최선의 결정이기 때문에 어려움이나 고난이 닥치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사업을 밀고 나갈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밀도 인수는 사업가로서 손 대표의 기질을 잘 보여주는 일화이며 이를 통해 부동산 디벨로퍼로서의 철학도 엿볼 수 있다.

11시에 문을 여는 빵집‘밀도’를 인수한 디벨로퍼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고객의 가치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직원들과 함께 회사 철학 공유하고 싶어 ‘밀도 아카데미’개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손 대표는 대우증권 투자은행(IB) 부서에서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의 경험으로 기업의 가치를 볼 수 있는 눈을 키웠고 밀도를 인수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밀도는 베이커리 치고는 다소 늦은 오전11시에 문을 연다. 본사에서 공급하는 냉동생지를 받아 오븐에 구워내는 대기업 계열 빵집과 달리 아침에 출근한 직원들이 매일매일 반죽을 해서 빵을 만들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반죽하는 데만 3~4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직원들이 아침 여섯 시에 출근해 가장 일찍 문을 열 수 있는 시간이 오전11시”라며 “다소 늦은 시간에 문을 열더라도 손님들을 위해 매일매일 정성껏 빵을 만드는 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평소 손 대표가 디벨로퍼로서 강조하는 철학과 일치한다. 그는 “네오밸류가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가치는 고객이 인정해주는 가치”라며 “고객으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면 자연스럽게 돈을 벌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돈을 못 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밀도가 가진 본연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M&A 당시 밀도 창업자인 전익범 셰프도 함께 영입했다. 성수동 식빵 전문 베이커리로 유명했던 밀도는 네오밸류에 인수된 후 가로수길·위례 등 여덟 곳으로 매장을 늘렸으며 지금도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밀도 아카데미’도 열었다. 밀도 아카데미는 밀도 직원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제과제빵 기술을 교육하는 기관이다. 밀도 아카데미에도 손 대표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손 대표가 밀도 아카데미를 개설한 이유는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철학을 직원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그는 “밀도는 매일매일 정성껏 빵을 만들어 내는 동네 빵집이기 때문에 빵을 만드는 사람들이 중요하다”며 “직원들이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까지 일만 하다 보면 빵 만드는 기계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밀도 아카데미를 통해 직원들이 자기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밀도는 직영으로만 운영되고 있는데 손 대표는 앞으로 밀도에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우수한 직원에 한해 가맹점을 열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직원들을 기계 부속품처럼 쓰고 버리는 대표들이 만연한 시대에 손 대표의 이 같은 생각은 큰 울림을 준다. 아울러 네오밸류의 철학을 이해하는 직원을 뽑기 위한 목적도 있다. 손 대표는 “아무리 꼼꼼하게 채용을 해도 막상 입사 후에 서로 안 맞는 부분이 발견되기 때문에 초기 퇴사율이 높아 고민이 많았다”며 “밀도 아카데미를 통해 제빵기술을 배운 사람들이 밀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입사를 하게 되면 밀도나 입사자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호 네오밸류 대표 인터뷰./사진=송은석기자


상업시설의 목적은 활성화를 통해 주민들에게 편의를 주는 것

초기 분양 상가 망가지는 것 보면서 부끄러움 느껴

상가 직접 운영하면서 활성화.. 향후 부동산펀드나 리츠에 매각해 개인들도 투자할 수 있게 할 것

네오밸류는 상업시설을 분양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운영하는 것을 표방한다. 상업시설 활성화를 위해서다. 손 대표는 “디벨로퍼가 해야 할 일은 개발사업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며 상업시설의 목적은 상가 활성화를 통해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 딱 한 가지”라고 강조하면서 “분양을 하게 되면 이익만 생각하게 돼 상업시설이 제대로 운영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물론 네오밸류가 처음부터 상업시설 운영에 관여한 것은 아니다. 인사동에서 상업시설과 갤러리가 포함된 복합 문화공간으로 첫 개발 경험을 쌓은 손 대표는 2012년 서울 세곡동에서 두 번째 프로젝트인 ‘강남 푸르지오시티’ 분양을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하지만 강남 푸르지오시티는 손 대표에게 큰 실망감과 후회를 안겨준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손 대표는 “준공 후 자녀들을 데리고 현장을 찾았는데 상가의 공실이 많고 운영도 잘되지 않아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며 “그때부터 상업시설 개발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후 손 대표는 어떻게 하면 상업시설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 분양한 ‘위례 아이파크1차’ 때는 네오밸류가 임대대행수수료를 부담하고 책임 임차를 했다. 이 방식도 한계는 있었다. 소유권이 구분돼 있다 보니 전체적인 관점에서 임차인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위례 아이파크2차’ 때는 전체 상업시설의 지분 40%를 소유하고 네오밸류가 상업시설을 관리했다. 이때부터 자체 상업시설 브랜드인 ‘앨리웨이(Alleyway)’를 도입했다. 구리 갈매 사업까지 이 방식을 적용했다. 하지만 이 방식도 다수의 수분양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내년에 선보이는 ‘광교 아이파크’는 아예 100% 지분을 소유해서 운영할 계획이다.

네오밸류의 이 같은 상업시설 개발 및 운영 방식은 궁극적으로 한국의 부동산 투자 시장을 보다 건전하게 만드는 데도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오밸류가 소유하고 운영 중인 상업시설의 지분을 부동산펀드나 리츠에 매각하면 개인들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소유한 상업시설들도 언젠가는 매각을 해야 하는데 운영 측면에서 보면 분양보다는 부동산펀드나 리츠에 매각하고 네오밸류가 30% 정도 지분을 보유하면서 운영을 책임지는 것이 가장 좋다”며 “개인들도 투자 목적이 임대수익이라고 한다면 임대료를 직접 받는 것이 아니라 간접 투자를 통해 배당을 받고 관리운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의 큰손들도 네오밸류의 역량을 인정하고 있다. 최근 네오밸류는 부동산자산운용사로부터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 복합시설 개발사업에서 상업시설 개발에 강점을 지닌 네오밸류와 함께하려고 하는 운용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네오밸류는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KB국민은행 명동사옥 입찰에는 베스타스자산운용과 손을 잡고 참여했으며 용산 유엔사 부지 입찰에는 이지스자산운용과 힘을 합쳤다.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디벨로퍼

‘라이프 스타일 제안’을 통해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삶 제시

직원·협력사들과 철학, 꿈 공유하면서 함께 커 가고파



네오밸류에는 다른 부동산 개발회사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조직이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개발회사 조직은 사업본부와 건축본부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사업부서에서 토지 확보, 파이낸싱, 시공사 선정 및 도급 계약, 분양 등의 업무를 도맡아 한다. 네오밸류는 여기에 ‘라이프스타일사업본부’를 추가했다. 라이프스타일사업본부는 네오밸류의 상업시설 브랜드인 앨리웨이를 기획하고 만들었으며 운영까지 맡는다. 또 2015년에 설립한 자회사인 어반라이프와 협업해 콘텐츠를 발굴한다. 손 대표는 이 같은 차별화된 조직의 존재 이유에 대해 “오랫동안 개발사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했는데 디벨로퍼 입장에서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 공간을 창조하는 일이라는, 또 수요자 입장에서는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욕구를 구현해주는 것이라는 정의를 내렸다”며 “라이프 스타일 제안을 통해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개발업의 본질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손 대표는 자신의 이러한 철학과 꿈을 네오밸류 직원들, 나아가 업계의 파트너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을 위한 사내 강의를 개설하고 매년 두세 번은 전 직원들을 데리고 해외 답사를 간다”며 “직원들에게 좋은 경험을 쌓게 해주겠다는 뜻도 있지만 무엇보다 제가 생각하는 디벨로퍼로서의 철학과 꿈을 같이 꾸고 함께 성장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He is...△1974년 서울 △서울고 △연세대 경영학 학사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석사 △연세대 행정대학원 최고위 정책과정 수료 △대우증권 M&A 사업부 근무 △한국토지주택공사 경영투자심의위원회 심의위원 △어반라이프 대표 △네오밸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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