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의 이자율을 낮추고 있습니다. 신용거래융자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받는 대출을 말하는데요.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합리화 방안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자율을 인하하는 증권사가 아직 적어 업계 전체의 이자율이 낮아지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업계 최고 수준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로 비판을 받던 키움증권이 오는 11월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1~15일간 최고 연 11.8%의 이자를 받던 기존 방침을 바꿔 1~7일간은 연 7.5%, 8~15일은 연 8.5%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16~90일은 연 9%, 90일 초과는 연 9.5%의 이자율을 적용해 단기 이자율 인하로 예상되는 손실을 메울 계획입니다.
키움증권보다 먼저 이자율 인하를 발표한 NH투자증권의 경우도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1~7일 구간을 새로 만들고 이 구간의 이자율을 업계 최저 수준인 4.5%로 책정했습니다.
신한금융투자도 1~30일 구간 이자율을 기존 7.5%에서 6.5%로, 31~60일 구간 이자율은 기존 8.5%에서 7.5%로 각각 1%포인트씩 인하했습니다.
KTB투자증권과 유화증권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낮췄고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베스트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등도 이자율 인하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낮추는 것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21일 발표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합리화 방안 때문입니다.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의미하는 신용거래융자는 증시 활황이 이어지면서 9개월 만에 1조 9,000억원 가량 늘어난 8조 6,800억원 수준까지 급증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이자율 합리화 방안에 따라 증권사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 체계를 개선하는 등 이자율 인하를 유도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 바람이 업계 전체로 확산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의 합리화 방안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데다 위탁매매 비중이 큰 증권사의 경우 신용융자금리 인하에 따른 연간 손실이 수백억원 규모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전체 신용거래잔액 8조6,850억원을 기준으로 이자율이 1%포인트만 떨어져도 이자수익이 869억원 가량 줄 것으로 추정됩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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