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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대지침 폐기하면 노동개혁 대안은 뭔가

정부가 저성과자 해고를 허용하고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양대 지침을 공식 폐기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25일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산하기관장회의에서 극심한 사회적 혼란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양대 지침 폐기를 선언했다. 이로써 노동개혁의 핵심으로 불렸던 양대 지침은 1년8개월 만에 사라지게 됐다.

양대 지침은 성과에 따라 일반해고가 가능하도록 만든 공정인사와 근로조건 도입 과정에서 노조 과반의 동의를 의무화한 법규를 완화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노동개혁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도입했지만 일종의 가이드라인에 머물러 법적 구속력이나 분쟁 여지 등 문제점을 안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새 정부가 이를 적폐로 몰아붙이며 없애버린 것은 험난한 노동개혁 과정을 고려할 때 성급하고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당장 노동계는 단협 시정명령 폐기와 근로시간 단축 같은 노동관행 전반을 뜯어고치라며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노동개혁의 대안도 마련하지 못한 채 협상 카드를 양보해 노동계의 입지만 키워놓았다는 탄식이 나오는 이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 들어 회원국의 청년실업률이 떨어졌지만 유독 한국만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앞장서 기업들의 해고를 어렵게 만들고 노조만 감싸고 돈다면 청년고용의 문턱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4연임 성공도 꾸준한 경제개혁과 고용유연화로 실업률을 3%대로 낮췄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 정부는 그간 노조편향 정책을 쏟아내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진정한 노동개혁을 실행에 옮겨야 청년 고용절벽을 해소하고 기업 경쟁력도 개선할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노동계 역시 과감히 기득권을 버리고 사회적 대타협과 생산성 향상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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