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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주택자 대출 규제 더 정교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 2건 이상인 다주택자 중 44%가 신용대출까지 받은 다중채무자라는 결과가 나왔다.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신용정보회사 나이스평가정보 자료를 분석한 내용이다. 이 중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등 이자 부담이 큰 제2금융권 대출을 받은 채무자는 16%에 달했고 심지어 대부업체에 손을 벌린 경우도 있었다. 근로 또는 사업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음에도 집값 상승이나 임대소득 증가를 노리고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돈을 끌어썼다는 의미다. 다주택자들이 원리금을 갚는 데 자신의 근로·사업소득 중 60% 이상을 쏟아붓는 이유다.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미 다주택자에 대한 고강도 대출규제를 골자로 한 가계부채대책을 이달 중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다주택자들로서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돈 빌리기가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차주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다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올 들어 7월까지 저축은행 대출액은 4조6,000억원 이상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 이상 증가한 액수다. 은행 창구에서 내몰린 서민과 자영업자들이 부족한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높은 이자 부담에도 불구하고 제2금융권으로 달려간 탓이다. 가계대출의 질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시한폭탄으로 변해버린 가계 빚을 잡아야 한다는 총론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작금의 가계부채가 양적 규제만 한다고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문제는 물론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부작용을 방지할 대안까지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총량을 줄여 연착륙을 유도하되 서민층이나 취약계층에 대한 충격은 줄이고 부동산시장 과열을 막되 경기에 미칠 악영향은 최소화하는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 조만간 발표될 가계부채대책에는 이를 위한 치밀함과 정교함이 함께 담겨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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