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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재가동 땐 1,000억 손실...정치 아닌 자본원리 따져달라"

[권오갑 "이대로면 8개월뒤 현대重 올스톱"]

올 2분기 매출 전년比 30% 급감...사면초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전 임직원이 뼈를 깎는 노력을 했고 저 자신도 고통분담을 위해 4년째 급여를 안 받고 있습니다.”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정치권에 수년째 불황에 직면한 우리 조선업의 현실을 절절히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가운데 단연 1위로 전 세계 시장에서 수주 규모 1~2위를 다투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런 조선소를 이끄는 권 부회장이 정치권에 대해 지금과 같은 수주가뭄이 해결이 안 되면 앞으로 8개월 후에는 현장 일거리가 모두 증발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던진 것이다.

이날 군산조선소의 재개를 묻는 의원들에게 “현재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하면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권 부회장의 말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5~2016년 최악의 수주 난을 겪으며 최근 일감이 급감하고 있다. 경영이 정상일 때 현대중공업의 남은 일거리를 의미하는 수주 잔량은 200~300척에 달한다. 하지만 8월 말 기준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은 75척(95억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2척(126억달러)보다 약 27척이나 적다.

일감이 줄어든 탓에 현대중공업은 앞서 7월에는 군산조선소에 고용된 3,800여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최소한의 시설관리 인력만 남겨둔 채 잠정 가동 중단을 결정한 것에 더해 순환휴직이라는 고육지책을 빼 들었다. 내년 상반기까지 5,000명이 순차적으로 휴직에 돌입하는 계획이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내년까지 유급휴직을 실시한다. 순환휴직을 끝내기 위해서는 수주를 따내 일감을 채워넣어야 하는데 올해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선박은 30척으로 연간 100여척 이상 수주하던 때와 비교하기도 어렵다.

수주량이 줄면서 매출도 쪼그라들고 있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포함)은 지난해 2·4분기 11조7,33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8조1,768억원으로 30% 이상 감소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도 낙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발주 물량이 조금 늘었다고 하지만 지난해 최악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11~2015년 상반기 발주량과 비교하면 60%나 줄었다.

순환휴직을 둘러싸고 노조와 불협화음을 내는 것도 경영의 큰 걸림돌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올 상반기에만 7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게다가 올해 상반기에만 수주 목표치의 절반 이상을 달성한 만큼 구조조정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사측은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는 경영상황이 좋아진 게 아니라 지난해부터 비핵심 자산 등을 매각한 결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국내 1위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이 경영위기를 헤쳐나기 위해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읍소했다. 정책적 지원을 구체적으로 묻는 질문에 대해 권 부회장은 “정부에서 자본시장 원리에 의해 정확히 시장에서 정리해달라”며 “국가 운영 회사와 열심히 일하는 회사와 똑같이 취급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공적자금으로 회사를 유지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 등에 대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구경우·김우보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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