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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해양플랜트도 흔들

싱가포르에 1억5,000만弗 수주 뺏겨

저유가 기조에…발주사, 싼 곳에 눈길





국내 조선 3사가 노리던 1억5,000만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 수주가 싱가포르 조선사에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사가 주도하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기술력을 높인 중국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가운데 해양플랜트 일감까지 뺏기는 등 한국 조선이 글로벌 수주전에서 점차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멕시코만 ‘비토’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를 발주했던 로열더치셸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싱가포르의 셈코프마린을 선정했다. 부유식 원유생산설비는 바다에 뜬 채 원유를 끌어올리는 해양플랜트를 말한다.

이번 입찰에는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참여했지만 셈코프마린의 가격경쟁력에 고배를 마셨다. 셈코프마린은 국내 3사가 제시한 것보다 낮은 1억5,000만달러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외에도 해양플랜트 규모가 작은 탓에 기술 격차가 부각되지 않은 점도 수주 실패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선박뿐만 아니라 해양플랜트도 규모가 작으면 일반 기술로도 건조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국내 조선 3사의 차별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고 있어 발주업체가 무리하게 대형 해양플랜트를 건조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유가가 반등하지 않으면 국내 조선 3사가 전처럼 시장을 독식할 수 없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저유가 상황이 이어지는 한 발주 측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해양플랜트를 고려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국내 조선사와 해외 조선사 간 기술 격차가 별로 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조 비용이 싼 데다 기술 격차까지 크지 않다면 발주처 입장에서는 해외 조선사를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해양플랜트뿐만 아니라 국내 조선 3사가 주도하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높인 중국과의 경쟁으로 지위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최근 CMA·CGM이 발주한 16억달러 규모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수주를 중국 조선소에 내준 일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조선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이전처럼 중국 측보다 7%가량 높은 가격을 제시했는데 결과는 완패였다”며 “중국 당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것도 작용했겠지만 시장에서 중국 조선사를 보는 눈이 달라진 게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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