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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펀드도 공모펀드꼴 될라...'테마 쏠림' 리스크 키운다

올 4차산업혁명펀드 20여개 출시

선두펀드 중심 자금유출 나타나고

후발상품은 시장수익률도 못거둬

테마 무관한 종목 담은 짝퉁도 등장

"유행좇는 펀드, 투자자 불신 우려"





4차 산업혁명 등 테마펀드 쏠림 현상이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종목을 담고 있는 ‘짝퉁 4차 산업혁명’ 펀드들도 등장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꼼꼼한 펀드 선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들어 최근까지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만 20개를 넘어선다. 자금유입도 빠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로 올해 총 7,002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6조6,659억원이 빠져나간 점을 고려하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에만 유일하게 돈이 들어왔다.

전문가들은 과거 특정 국가나 단기 테마로 펀드가 집중되며 시장 상승세에도 일부 펀드들의 수익률이 하락하며 공모펀드 붕괴의 원인 중 하나가 됐던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의 타개책이라고 하지만 이 같은 쏠림이 오히려 투자자들의 불신을 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KTB자산운용은 지난 18일부터 ‘KTB 4차 산업 1등주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펀드의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 상품은 미국과 홍콩, 중국 본토 등 글로벌 주식시장에 상장된 4차 산업 관련 선도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KTB운용은 5월과 9월에도 각각 ‘KTB 글로벌 4차 산업 1등주’와 ‘KTB 글로벌 4차 산업 1등주 목표전환형 1’을 출시한 바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B운용은 이번에 출시하는 ‘KTB 4차 산업 1등주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펀드를 포함해 올해 9개의 펀드를 출시했는데 이 중 3분의1이 4차 산업 펀드이다.

KTB운용뿐만 아니라 ‘유행 쫓기’는 대부분 자산운용사로 확대되며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의 과열 경고도 나오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설정된 4차 산업혁명 펀드는 ‘피델리티 글로벌 테크놀로지’와 ‘삼성 픽테 로보틱스’ ‘미래에셋 G2 이노베이터’ 3개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올 들어 ‘동부 글로벌 자율주행’과 ‘삼성 픽테 4차 산업 글로벌 디지털’ ‘마이다스 4.0 차세대 유망 목표전환’ ‘한화 중국 신경제 목표전환 2’ ‘멀티에셋 글로벌 4차 산업 전환사채’ ‘NH-Amundi 4차 산업혁명 30’ ‘교보악사 로보테크 1’ 등 다수의 운용사가 앞다퉈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특히 동부·삼성·교보악사자산운용은 동일한 테마로 2개 이상의 펀드를 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기존의 ‘한국투자 정통 적립식’을 ‘한국투자 한국의 제4차 산업혁명’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 같은 ‘4차 산업혁명’ 등 일부 테마로의 쏠림은 시장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KB·삼성·한투운용은 4차 산업 관련 ETF를 상장하며 시중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의 ‘TIGER 글로벌 4차 산업혁신기술’ ETF는 상장 두 달 만에 순자산총액을 850억원으로 늘렸다. ETF 상장과 동시에 시중은행에 ‘ETF 신탁’ 상품을 출시하며 개인투자자들의 수요를 만들어낸 전략이 적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테마펀드의 쏠림 현상이 매년 반복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펀드라고 이름은 달고 있지만 실제 편입된 종목들은 정보기술(IT), 인터넷 등 다소 거리가 있는 종목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IT·인터넷도 4차 산업혁명의 토대를 이루지만 투자자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미래 산업은 아니다. 관련 펀드 중 자금 순유입이 1,945억원으로 가장 많은 돈을 끌어모은 ‘피델리티 글로벌 테크놀로지자(주식-재간접)종류A’를 보면 알파벳(구글 지주회사)과 인텔, 애플, SAP SE(소프트웨어 업체), TSMC(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등 해외 IT 종목의 비중이 높다. 645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된 ‘미래에셋 글로벌 그로스자 1(주식)종류F’의 경우 알리바바·페이스북·얼라인테크놀로지코리아(의료기기 업체)를 비롯해 미국 금융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등에 투자한다. 오은수 KB증권 연구원은 “피델리티와 미래에셋의 펀드는 IT펀드와 성장주펀드로 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자신의 투자 대상을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테마를 타고 있다고 모두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거나 수익률이 좋은 것도 아니다. 올 들어 자금 유입이 많았던 ‘피델리티 글로벌 테크놀로지’의 경우 9월·10월 두 달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고 ‘KTB 글로벌 4차 산업 1등주’도 10월 들어 환매가 나타나고 있다. 수익률의 경우도 일찌감치 설정된 펀드들은 평균 30% 이상 올리고 있지만 뒤늦게 설정된 펀드와 ETF는 시장수익률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테마펀드 가운데 해외주식형 펀드의 쏠림도 문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설정된 베트남펀드는 총 34개인데 그중 3분의1 이상인 13개가 지난해에 설정됐다. 중국펀드도 상황은 비슷해 전체 펀드 69개 중 역시 3분의1 이상인 26개가 2015년에 설정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모펀드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그나마 잘 팔리는 펀드에 집중하려는 것”이라면서도 “해당 산업이나 국가에 문제가 생길 경우 투자자의 손실이 커져 펀드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상품 차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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