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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건강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그러나 ‘수치화 한 신체’에 대한 꿈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최근의 액티비티 트래킹 activity tracking *역주: 기기를 통한 일상활동 강도 측정 산업을 보면, 맥박이 약하거나 급성 심장마비 가능성이 있는 환자 정도로 비유할 수 있다. 핏빗 Fitbit은 사용자의 걸음 수와 수면 시간 등을 측정하는 손목밴드로 유명한 기업이다. 이 회사 주가는 2015년 상장 직후 48달러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금은 약 5달러로 급락했다. 최근 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0%나 하락했다. 팔찌형 트래커 업 Up의 제조사 조본 Jawbone도 주목 받는 스타트업으로 많은 벤처자금을 지원 받았고, 한 때는 기업가치가 30억 달러까지 이르렀지만, 이 기업도 지난 7월부터 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 피트니스 트래커들은 고프로 GoPro *역주: 항공촬영이 가능한 드론 부착용 초소형 카메라 와 피젯 스피너 fidget spinner *역주: 주머니나 가방 속에 휴대할 수 있는 작은 손 장난감 등 한 때 유행했던 장난감처럼 서랍 구석에서 운명을 다하는 신세가 될까?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핏빗에 등록된 사용자 수는 5,020만 명이 넘지만 실사용자는 2,320만 명 정도에 머물러 있다. 1세대 피트니스 트래커가 출전한 경기는 이미 끝난 것처럼 보인다.

이제는 혁신적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경기가 시작됐다. 이 경기에는 핏빗보다 높은 체급의 선수들도 참가할 것이다. 구글과 애플, 그리고 다수의 제약 회사들이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피트니스 데이터뿐만 아니라 의학적인 수치까지 추적하려 하고 있다. 한 기업만이라도 이 같은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예컨대 주사 바늘을 찌르지 않고도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수치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면-데이터 트래킹 산업은 다시 부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전망이 불투명하다. 설사 가능하더라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2008년 초 출시된 피트니스 트래커만큼 비약적인 성장을 한 제품은 거의 없었다. 핏빗은 채 10년도 안 돼 총 6,300만대 이상의 기기를 팔았다.

그래서 ‘수치화한 신체(quantified self)’이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자신의 생체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만 있다면, 더 나은 음식과 운동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핏빗의 CEO 제임스 파크 James Park는 “미국인들이 소파에서 일어나 운동을 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좀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수백만 명이 핏빗을 구입했다. 그리고 친구와 배우자들에게 그 날 자신이 얼마나 많이 걸었는지를 알렸다. 기술도 계속 발전해 더 많은 지표를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열광적인 반응은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어떤 측면에선 핏빗 같은 이 업계 기업들이 스스로의 성공에 희생된 셈이다. 한 때 인기를 끌었던 GPS기기 제조사들의 경우와 매우 유사하다. 액티비티 트래킹 자체가 대중화하면서, 스마트폰과 스마트 워치에도 독립형 피트니스 트래커에 있는 거의 모든 기능들이 탑재되었다.



그럼에도 데이터의 정확성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지 못했다. 예를 들어 저널 오브 퍼스널라이즈드 메디신 Journal of Personalized Medicine에 게재된 최근 논문이 7개의 유명 피트니스 트래커 모두가 소모된 칼로리를 큰 오차로 잘못 계산했음을 밝혀내기도 했다.

이 산업의 미래는 핵심 기술의 확장 여부에 달려 있는 듯하다. 핏빗은 기존에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연구를 하고 있다. 고혈압, 심방 세동, 수면 무호흡증-미국 성인 1,800만 명이 갖고 있는 질환-같은 증상들을 모니터링 하기 위해서다. 핏빗 CEO는 그렇게 되면 피트니스 트래커가 ‘갖고 있으면 좋은 제품’에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제품’으로 격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 이 같은 제품은 규제 당국의 승인이 필요해 아직 개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 특효약은 없다.

2016년 세계적 의학 학술지 JAMA에 운동 및 저칼로리 다이어트와 관련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연구에는 총 470명의 과체중 참가자들이 투입됐다. 이들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

첫 번째 그룹은 자신의 식단과 운동을 스스로 기록한 반면, 두 번째 그룹은 피트니스 트래커를 활용해 활동을 측정했다. 2년 후, 트래커를 착용하지 않은 그룹(5.9kg 감소)이 피트니스 트래커를 활용한 그룹(3.5kg 감소)보다 평균적으로 체중이 더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피츠버그 대학의 건강 및 신체 활동 교수이자 이 연구 논문의 주 저자인 존 재키식 John Jakicic은 매우 놀라운 결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피트니스 트래킹 데이터가 실제로 큰 도움이 되지 않은 원인을 밝히기 위해 새 연구를 진행 중이다(그의 직관적 견해에 따르면, 사용자의 실제 행동을 유도하는 조언이나 맥락 없이 그저 다량의 데이터만 양산한 것에 그 원인이 있다 ).

그는 “자신에게 잘 맞는 기기가 있다면 고민할 것 없이 계속 사용하면 된다 .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더 많이 움직이고 덜 먹는 것, 그것이 체중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단언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Laura En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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