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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의 테크인]"스마트 제빵기계로 버튼만 누르면 갓 구운 빵 맛볼 날 머지않았죠"

'대한민국명장회' 이끄는 김대인 대흥소프트밀 회장

실적관리서 재고 모니터링까지

빅데이터 축적해 경영효율 제고

IoT 접목 SW·신제품 개발 의지도

"중소 제조 업체도 4차혁명 동참

변화 철저히 대비해야 운도 따라"





“중소 제조 업체도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동참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만큼은 아니더라도 변해야지요.”

국내 최고의 제빵기계 업체가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듣고 최근 경기 광주 대흥소프트밀 공장으로 김대인(63) 회장을 찾아갔다. (사)대한민국명장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공조냉동기계 분야의 명장으로 627명의 명장 중 몇 안 되는 성공한 경영인으로 꼽힌다. 50년 가까이 장인의 길을 걸어온 그는 제빵기계를 국산화해 국내 1위 회사로 키운 데 이어 미국·중국·일본·동남아 등 10개국에 자사 브랜드(Softmill)로 수출을 하고 있다. 총 40여종의 제빵기계의 연매출은 150억원 규모로 매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익이 더 남는 수출의 비중(현재 15%)을 늘리기 위해 올해 중국 칭다오 합작공장도 가동에 들어갔다.

“10대 중반부터 냉동기 유지보수 기술이라든지 용접·냉동기계 기술 등 부품 소재 기술을 배웠지요. 30대 중반이던 1989년 서울 청계천 8가에서 33㎡(10평) 공장을 임차해 냉동·공조기기 유지보수 사업을 시작했어요. 그때 운이 좋아 한 대기업의 공장 냉동기를 10년간 연 1억원씩에 맡았고 이후 다른 대기업까지 5개 정도 관리하며 돈을 번 것이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운이라고 표현했지만 당시 그는 연구를 거듭하며 자타가 인정하는 공조냉동 분야의 기술자로 꼽혔다.

그렇게 번 돈으로 그는 급속냉동기를 개발한 데 이어 눈여겨보던 제빵기계 도우컨디셔너 제조에 도전하게 된다. 빵 숙성기계 시장에서 외제가 판을 치던 상황에 손재주가 좋아 3~4년에 걸쳐 제빵기계를 완전 국산화한 것이다. 이후 세곡동 헌인가구단지에 월세 공장을 확장했고 IMF 외환위기가 닥치며 실직자들이 빵집을 열기 시작해 그의 기계는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대형 제과제빵 프랜차이즈에서 품질과 납기·AS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안정적인 납품계약을 맺은 것이다.

“성공에 필요한 3대 요소인 열정·노력·운 모두가 받쳐준 결과죠. 2006년 경기 광주에 1만㎡(3,000평)의 땅을 사 공장을 짓고 기숙사와 연구개발(R&D)실도 마련하고 열심히 했죠. 5년 전에는 직원들이 일과 학습을 병행하도록 학교 직업훈련원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들었어요. 121명의 임직원 중 50여명이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데 대기업에서도 곧잘 스카우트할 정도라니까요. 정부에서도 도와주고 대기업도 컨설팅해주고 광주시도 도와주고 여기저기에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지요.”



요즘 김 회장의 화두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다. 그는 “이제는 4차 산업혁명으로 빅데이터를 축적해 경영도 효율화하고 신사업도 펴려고 한다”며 “소프트웨어도 개발하고 스마트 기계도 만들어 융합하는 모험을 하려고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실제로 김 회장의 안내를 받아 공장 세 곳과 R&D실을 둘러보니 자재, 생산, 공정, 품질, 영업 출하, 실적 관리, 외주 가공, 재고 모니터링 과정에서 PDA나 키오스크로 바코드를 찍어 손쉽게 통계 분석과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그동안의 고객정보도 빅데이터화해 더 나은 서비스를 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제조 등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과정은 스마트팩토리의 1단계(MES공장제조실행시스템)로 10월까지 6개월에 걸쳐 완료했다.

“수기로 하던 아날로그 방식을 디지털 방식으로 바꾸니 정확하게 업무정보가 공유돼 혼선이 없어지고 각자 책임감도 강해지고 효율성도 높아졌어요. 실시간으로 회사의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됐고요. 이렇게 데이터가 쌓이는 것 자체가 4차 산업혁명 대열에 첫발을 디딘 것 아니겠습니까(웃음).” 김 회장은 앞으로 2년 안에 재무·회계·인사·총무·구매까지 전체적인 전사적 자원관리(ERP)시스템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소비자가 제빵기계에서 버튼만 누르면 레시피대로 빵을 즉석에서 구워 먹을 수 있는 신사업 계획도 밝혔다. 일종의 ‘스마트 빵 제조 판매기’다. 김 회장은 “IoT와 빅데이터로 제빵기계의 상태와 그 안의 식재료를 늘 체크하고 기계에 여러 레시피 프로그램도 입력하겠다”며 “고객이 대학이든 빌딩이든 어디에서든 제빵기계만 있으면 취향에 따라 버튼만 눌러 즉석에서 따끈따끈한 빵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데이터가 1~2년 쌓이면 기계당 손익이 얼마인지까지 나올 것이라는 게 그의 기대다.

김 회장은 “제빵기계나 폴리에스터 급속냉동기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고 일·학습 병행도 국내 1호”라며 “이 과정에서 ‘준비를 많이 해야 운도 따라온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능동적인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를 강조했다. 이어 “25만달러를 투자한 칭다오 제빵기계 공장도 냉장고를 미국에 수출하는 회사와 같이하는데 내후년께 상당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명장은 정부가 공인하는 최고의 기술인”이라며 “독일 마이스터가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것처럼 우리도 이제는 명장처럼 능력을 우대하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경기 광주=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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