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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연기'는 文대통령 아이디어…"안전 위해 연기 불가피"

참모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안…참모로서 부끄러웠다"

포항 지진으로 인한 ‘수능 연기’ 방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포항 지진 관련 긴급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었다. 가장 큰 화두는 ‘수능’이었다.

한 회의 참석자는 “이날 논의한 내용 중 90%가 수능 이야기였다”고 할 정도로 청와대 참모들은 다음날 예정되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어떻게 차질없이 치를 것인지를 두고 예상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상정해 대책을 깊이 의논했다. 참모들의 열띤 토의를 지켜보던 문 대통령은 수능 자체를 연기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것을 먼저 제안했다. 일정대로 차질없이 수능을 치를 방법만 고민하던 참모들은 대통령이 제시한 파격적인 아이디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이날 오후 5시 40분쯤 마무리된 수석·보좌관회의는 수능을 연기하면 더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려 예정대로 수능을 치르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지시로 포항 현지에 내려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포항 지역 수능 고사장으로 지정된 14개 학교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수능을 치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문 대통령에게 수능 연기를 건의했고 문 대통령은 현장의 판단을 수용해 수능 연기를 최종 결정했다.



수능 시작 12시간 전 발표된 연기 결정이 없었다면 포항 지역 수험생들은 수능시험을 치는 도중 다시 한 번 지진을 겪는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포항 지역에선 15일 오후 2시 29분 발생한 본진 이후 16일 오후 8시까지 총 49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예정되었던 수능 날에는 한창 수능 국어영역 시험이 치러지고 있을 시간인 오전 9시 2분께 비교적 강한 규모 3.6의 여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수능 예정일이었던 16일에도 여진이 이어지자 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참모들 선에서는 수능 연기는 한 번도 상정해보지 않았는데 대통령께서 수능 연기를 말씀하셔서 깜짝 놀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진의 특성상 본진 때 충격을 받고 나면 여진에도 피해가 올 수 있다”면서 “최근 지진은 여진도 강진으로 오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으니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번 경주 지진 이후 원전이나 석유류·화학제품을 다루는 시설들 내진 보완을 했다고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제대로 된 것인지 낡은 배관 구조까지 잘 된 것인지도 세부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진 발생 안내 경보 문자메시지에 대해서도 “경주 지진을 양산 집에서 경험했는데 그때는 문자가 와도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내용이 없었다”면서 “이번에 문자 메시지가 잘 조처됐다고 하지만 어떻게 대처하라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보완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수능 연기를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이나 지진 피해대책을 구체적으로 살피는 것을 보면서 참모로서 약간 부끄러웠다”고 전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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