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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행복한 직원이 고객 행복하게 해

KAIST 경영대학 교수

<54> 고객 만족이냐 직원 만족이냐

고객에 굴종 강요하는 회사, 직원 신뢰 잃어

사업 성장단계에 접어들면 내부만족이 먼저

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




“직원 만족과 고객 만족 사이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한다면 어디에 중심을 두시겠습니까.”

스타트업 피칭 후 어느 심사위원이 던진 질문이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질문이었을까.

대부분 스타트업은 하나의 사업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아이디어가 상품이 돼 세상에 나왔을 때 고객들이 만족하면 성장의 길로, 그렇지 않다면 실패의 길로 간다. 그렇다면 스타트업 단계에서는 고객 만족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질문을 다시 한번 보자. 직원 만족과 고객 만족이 충돌할 때를 물었다. 이게 문제가 되는 경우는 주로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고객 만족을 위한 기업의 노력이 지나치게 확대 해석되는 경우다.



‘고객은 왕이다.’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졸도로!’ 같은 문구들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고객 만족도를 평가해서 직원 성과에 반영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고객을 만족시켜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고 회사가 성장해야 직원들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중심 논리다. 하지만 잘못하면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직원들이 고객의 과도한 요구조차 들어줘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환불·교환·보상 등이 늘어나며 회사의 손실도 늘어난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없을 것이다.

직원 만족을 우선시한다면 어떨까. 탁월한 기업 문화를 자랑하는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허브 켈러허(Herb Kelleher) 전 회장은 “우리는 고객·직원·주주 중 직원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원이 만족하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고객을 만족시킬 것이고 만족한 고객은 다시 찾아올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주주에게 이익이 된다”고 했다. 우선순위가 직원이라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회사는 직원들의 직무 만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지원하고 있다. 어떠한 직원이라도 ‘이것이 고객에게 최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행동했다면 설령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정당한 고객 요구에는 정중하고 신속하게 처리하지만 직원을 모욕하는 고객에게는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라는 거절 e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옳은 일을 한다면 회사가 지켜준다는 믿음에 기반한 행동이다. 직원들은 회사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최선의 고객 응대를 할 수 있는 책임과 의무를 위임받은 것이다.

스타트업 초기에는 고객 만족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고객 만족의 원동력은 사업 아이디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해내는 구성원, 즉 직원들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직원들을 만족시키면 그들이 최선의 방법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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