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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무가베 37년 권력] 웃는 무가베…셀카 찍는 시민-군인…'이상한 쿠데타'

군부, 독립영웅 무가베 입지 감안

국제사회 의식 '평화정변'된 듯

쿠데타를 주도한 콘스탄티노 치웬가 장군과 악수하는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AP연합뉴스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을 축출한 짐바브웨의 군부 쿠데타는 아프리카에서 보기 드문 ‘평화정변’으로 평가된다. 외세 개입과 내부 갈등으로 정정이 불안한 아프리카에서 빈발하는 군부 쿠데타가 대부분 유혈·폭력사태로 이어졌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발발한 짐바브웨 군부 쿠데타는 21일 대통령 사임까지 별다른 폭력사태 없이 진행됐다. 쿠데타 과정에서 흔한 통행금지령도 내려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는 대통령 사저에 감금된 무가베가 쿠데타를 주도한 군부 수장 콘스탄티노 치웬가 장군과 나란히 서서 웃는 사진이 게재됐으며 17일에는 무가베가 양복 차림으로 대학 졸업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거리에서는 시민들이 군인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모습도 보였다. CNN방송 등은 “짐바브웨 군부의 정권 장악은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쿠데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짐바브웨에서 ‘이상하리만치’ 평화로운 정변이 가능했던 것은 우선 무가베 대통령의 존재감에 기인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야당 정치인 데이비드 콜타르트는 “무가베 대통령은 여전히 아프리카에서 존경받는 독립영웅”이라며 “군부는 그를 해치는 것이 아프리카의 분노를 살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잦은 쿠데타로 군부가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시선에 예민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국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역사적으로 아프리카의 권력이동은 폭력적이었지만 오늘날 쿠데타 주도세력들은 대내외 여론을 의식해 비난을 최소화하려 한다”고 전했다. 짐바브웨 군부 대변인인 S B 모요 소장이 15일 대통령을 연금한 후에도 “이는 쿠데타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한 것은 이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사태 초반 쿠데타의 정당성에 의문을 표하던 국제여론은 민주적 질서를 유지한 군부와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시위 등에 힘입어 무가베의 부부세습 시도에 대한 비난으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무가베는 기존 아프리카 독재자와 다른 행보를 걷게 됐다. 1960년 이후 아프리카에서 발발한 200여차례의 군부 쿠데타 결과 독재자들은 참혹한 말로를 걷곤 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는 2011년 ‘아랍의 봄’ 운동으로 축출될 때까지 42년간 통치하다 시민군에게 사살됐으며 군벌 출신 찰스 테일러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2012년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전쟁범죄 혐의로 5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다. 이센 아브레 전 차드 대통령도 쿠데타로 축출된 후 아프리카연합 특별법정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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