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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벤처캐피털, 혁신창업 생태계 주역되자

이용성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지난 2일 정부는 국내 창업생태계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벤처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들을 담은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벤처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구성원으로서 정부의 이번 방안을 환영한다.

이번 발표를 보면 첫째, 혁신성장의 핵심 동력을 창업에서 찾으려는 정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대기업의 분사 창업을 활성화해 우수 인재의 창업을 유도하고 창업 시 휴직제도를 도입하는 등 창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각종 세금감면과 관련 사업 예산확대, 외자유치 펀드 조성 등의 계획도 눈에 띈다. 이러한 혁신적인 정책이 효과를 거둔다면 우리나라에도 아마존·알리바바·우버와 같은 글로벌 스타 기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벤처투자에 우호적인 정책적 지원과 규제 혁신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부는 앞으로 3년 동안 총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 벤처투자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에 세제지원 혜택을 부여하고 크라우드펀딩 및 벤처투자가 가능한 업종이나 창투사 설립 요건, 전문인력 자격을 완화하기로 했다. 벤처캐피털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벤처투자 촉진을 위한 통합법 제정이 이번 계획에 담긴 것도 고무적이다.

셋째, 자금 회수에서 재투자로 이어지는 벤처투자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반도 마련됐다. 코스닥과 코넥스 등 회수시장을 재정비하고 기업 인수합병(M&A) 시 기술탈취 제재, 중소기업 지위 유지기간 연장 등의 제도를 도입했다. M&A의 양 당사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효과적인 회수 정책이 마련된 셈이다.

그동안 벤처업계는 창업지원과 모태펀드 등 정부자금 출자 사업에 기대어 성장해왔다. 벤처기업 수만 3만곳에 이르고 지난해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어선 곳도 500개를 돌파했다. 벤처투자의 경우 2015년 신규투자액 2조원 돌파 이후 지난해에 2조1,500억원의 투자가 이뤄져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변 경쟁국과 비교해보면 갈 길이 멀다. 중국은 지난해 벤처 투자금액이 24조원을 넘어서며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벤처 강국으로 부상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투자 비중은 0.13%로 미국(0.33%), 중국(0.24%)의 절반 수준도 안 된다.



역동적인 벤처투자 시장이 만들어지려면 벤처캐피털이 기폭제 역할을 해야 한다. 벤처캐피털은 기술 경쟁력을 갖춘 창업기업에 투자금을 지원하고 멘토링을 통해 육성시킨 뒤 투자금을 회수해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자본이다. 혁신적인 안목으로 유망한 기업을 발굴해 성장시킬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 방안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밴처캐피털이 키플레이어가 돼야 한다.

벤처캐피탈협회는 10월 기술보증기금·한국벤처투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5,000억원 규모의 벤처투자연계 특례보증제도를 신설 운영하게 됐다. 이로써 순수한 민간 자본인 벤처캐피털이 투자해서 발굴한 기업은 이 제도를 통해 우대 조건으로 보증 및 융자를 받아 성장자금을 보다 효과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협회는 벤처캐피털 자금이 정책 금융기관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 및 펀드를 조성할 수 있는 방편을 기획하고 정부에 건의해 기업의 성장 단계별 M&A, 설비투자, 해외진출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협회는 M&A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M&A 뉴스레터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대기업과 벤처기업을 온오프라인에서 매칭하는 사업도 운영 중이다.

협회는 우수한 매물기업과 자문기관을 확보해 M&A 거래 절차의 신뢰성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창업생태계 조성 방안은 국가적 차원에서 마련된 것으로 벤처캐피털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연간 벤처 신규투자 3조원 시대가 머지않았다. 중소벤처기업의 ‘마중물’ ‘디딤돌’ ‘조력자’와 같이 언제나 조연의 모습으로 수식어가 붙어온 벤처캐피털이 이제는 혁신 창업 시대를 이끌어갈 주역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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