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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실종2’이원종, “작은 영화란 편견 NO, 어떤 사람들에겐 전부일 수 있어”

“작은 영화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겐 전부일 수 있어요. 영화는 돈의 예술이고 경제의 예술이란 말 역시 맞아요. 하지만 함부로 그 사람들의 노력을 폄하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봐요. 정말 차마 볼 수 없는 영화라면 개봉 자체가 힘들지 않았을까”



영화 ‘역모’와 ‘실종2’로 돌아온 30년차 배우 이원종이 “100억짜리 영화를 보는 시각과 1~2억짜리 영화를 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돈이 없어서 저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해를 바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솔직할 수 있었던 점이 작은 영화의 매력이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배우 이원종 /사진=조은정 기자




“‘실종2’를 50억 영화로 만든다면, 제가 조금만 손 봐도 만들 수 있다. 액션 장면을 추가하고 스펙타클한 장면에 더 힘을 실으면서 만들면 되니까. 그런데 그걸 줄이고 줄여서, 1~2억짜리로 영화로 만든다면 잎사귀나 줄기는 다 쳐내고 그냥 뼈대만 가지고 하는 거죠. 뼈대만 가지고 가능한 영화인지 아닌지는 제작자나 감독이 판단을 하겠죠. 배우도 그것에 맞춰서 어디에 포인트를 줄 것인지 파악하니 관객들의 관극 자체로 달라야겠죠.”

이원종은 이를 ‘전원일기’에 비유해서 설명했다. 즉 ‘전원일기’가 큰 예산의 영화라면, 농촌 현장을 담아낸 다큐는 적은 예산의 영화로 이해할 수 있다.

“‘전원일기’에서 유인촌씨 같은 외모를 지닌 분을 시골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힘들어요. 아니 없어요. 시골에서 30년 이상을 일했는데 그런 얼굴이 어디 있어요? 오히려 다큐 필름을 봐보세요. 배추 밭을 팔지 못하고 갈아엎는 그 사람의 모습이 투박할 진 몰라도 진실이 느껴지잖아요. 오히려 감정에 솔직할 수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이 작은 영화의 매력이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작은 영화를 홍보 했으면 좋겠어요. ”

30일 개봉한 조성규 감독의 영화 ‘실종2’는 취직만이 지옥 같은 현실에서 탈출할 수 있는 암울한 20대 선영(함은정)이 산이라는 공간에서 송헌(이원종)과 아진(서준영)을 우연히 만나 서로의 범행을 목격하면서 쫓고 쫓기는 생존 게임을 벌이는 스릴러. 유학간 딸의 학자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비리형사 ‘송헌’을 연기한다.

영화 ‘실종2’ 스틸


영화 ‘실종2’ 스틸


영화 ‘역모’ 포스터


‘악의 근원’에 대해서 화두를 던지는 영화다. 이원종은 “‘실종2’는 각자가 가진 불행 앞에서, 비겁하지 않게 어떻게 불행과 맞설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해석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내 뜻과 상관없이 우연히 찾아온 나의 불행 앞에서 피하거나 남에게 떠넘기면서 눈 앞에 있는 것들만 모면하려고 한다. 그래서 불행이 어깨동무를 하고 온다는 말이 나오게 된다. 반면 정면 돌파를 한다면 어깨 동무를 하며 닥쳐오는 불행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실종2’의 원래 제목은 ‘악의 꽃’이었다. 물론 ‘악의 꽃’이 걷잡을 수 없이 피어나면 그 끝엔 파국만이 기다리게 된다. 그렇기에 이원종은 “악은 악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 우연치 않은 나의 실수나, 나의 의도하지 않은 잘못으로 인해 우연히 찾아올 수 있음”을 피력했다. ‘그는 진짜 악’이란 무엇인지, 그 ‘악’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묻고 답하며 작품을 만들어갔다.

극중 송원은 ‘권력’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뿌리부터 비뚤어진 인물이다. 한번도 뒤돌아 볼 생각을 하지 않은 채 그 상황을 가지고 놀기에 이른다. 이 배우는 “‘실종1’과 ‘실종2’의 연결고리를 말하자면, ‘실종1’의 전사 같은 영화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절대악이고 이미 완성되어진 악이자 용서 받지 못할 악인 판곤(문성근)의 전사가 바로 송원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배우 이원종


배우 이원종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란 설명에 걸맞게 이원종은 영화판 전체를 넓은 시각으로 보는 배우였다. 관객들이 편식을 할 수 밖에 없는 불공정한 현 영화계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도 읽을 수 있었다.

“‘역모’와 ‘실종2’ 모두 시간과 정열을 다 투자해서 열심히 한 작품들이다. 큰 영화에 참여하지 못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한 게 아니다. 이건 이것대로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한 거다. 배우들 스태프 모두 온 몸을 내던져서 만들었다. 대자본이 없기에 가능한 프리미엄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봤으면 한다.”

“관객들이 똑같은 잣대로만 영화를 보면서 대작만 선택을 하게 되면 결국 영화의 다양성은 없어지게 되고 손해 보는 건 우리이다. 45억 영화들이 주류 영화로 치부될 때, 그 속에 12억~8억 영화들이 되게 많았고 또 그 영화들이 히트를 쳤다. 그런 허리가 된 영화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영화가 풍성해진 것 아닌가”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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