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화상이란 섭씨 45도 이상의 온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피부조직이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피부는 단백질로 구성돼 있어 오랜 시간 열에 노출되면 변형이 일어난다. 48도에서 5분, 50도에서 3분, 60도 이상에서 8초 정도 노출되면 단백질 파괴·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저온화상은 가벼운 경우 피부가 붉어지는 증상으로 끝나지만 심하면 물집이 잡히고 괴사할 수 있다. 느끼지 못하는 사이 피부 깊은 곳까지 열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문혜림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저온화상은 눈으로 보기에 화상이 심하지 않아 보이므로 응급처치만 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장시간 노출됐다면 상처가 깊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술을 마신 뒤 전열기구를 장시간 사용하거나 잠을 자면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해 저온화상 위험이 커진다. 자신의 의지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유아·환자나 피부가 얇은 고령자 등도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말초혈관질환을 앓고 있어 감각이 떨어지므로 저온화상을 입기 쉽다.
저온화상을 예방하려면 전열기구 사용 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온수매트·전기장판의 경우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이불 밑에 깔아 사용한다. 전원을 켜둔 상태로 잠을 잘 경우 반드시 저온에 맞추거나 타이머로 작동시간을 조정한다. 핫팩도 피부에 바로 닿지 않게 손수건으로 감싸거나 옷 위에 대는 것이 좋다.
저온화상을 입었다면 우선 시원한 수돗물이나 생리식염수 등으로 화상 부위를 식혀준다. 화상 연고나 크림은 충분히 열기가 식은 후에 발라준다. 화상으로 생긴 물집을 직접 짜면 세균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곧장 병원을 찾는다.
백상운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저온화상이 심한 경우 피부가 다 벗겨지면서 피부 바닥이 하얗게 되고 딱딱해지면서 괴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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