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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평창] 다른 국기 품고…같은 빙판 누비는 자매

가슴에 태극마크 달기위해

美 입양아 박윤정 한국 귀화

동생 한나도 美대표팀 발탁

조 달라 맞대결 가능성은 희박

미네소타주 배네이스 하이츠의 집에서 유니폼과 메달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박윤정(왼쪽)-한나 브랜트 자매. /AP연합뉴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언니와 금발의 미국인 동생이 각각 태극마크와 성조기를 달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빙판을 누빈다.

미국은 2일(한국시간) 평창올림픽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는데 한나 브랜트(25)의 이름도 23명의 여자팀 명단에 들어 있다. 브랜트의 언니인 박윤정(26·마리사 브랜트)의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발은 이미 결정된 상황이었다. 동생의 미국팀 합류로 사연 많은 자매의 꿈 같은 올림픽 동반 출전이 이날 확정된 것이다. 박윤정은 수비수, 한나는 공격수다.

박윤정 /AP연합뉴스


박윤정은 생후 4개월여 만인 지난 1993년 5월 미국으로 입양됐다. 한나는 같은 해 11월 태어났다. 미네소타에 사는 그렉·로빈 브랜트 부부는 12년째 아이가 생기지 않자 입양을 결정했는데 입양 추진 과정에서 임신 사실을 알았다. 박윤정이 미국에 건너가기 2주 전이었다. 부부는 입양을 포기하지 않았고 박윤정과 한나를 쌍둥이처럼 길렀다. 댄스·체조·축구·피겨·아이스하키 등을 경험하게 했다. 둘은 고교 때까지 같은 아이스하키팀에서 뛰었다. 대학은 박윤정이 구스타부스 아돌프스대, 한나는 미네소타대를 다녔다. 미네소타대 코치는 한나에게 들어 언니를 알고 있었고 이 코치는 2015년 한국 대표팀 제의를 박윤정에게 전달했다.

언니 때문인지 한국 문화를 배우는 데 열성적인 한나는 언니의 한국 대표팀 합류를 적극 지지했다. 졸업을 앞둔 박윤정은 제의를 받은 지 2주 만에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입양 이후 처음 밟는 한국땅이었다. 박윤정은 2016년 6월 한국 귀화 절차를 마무리했다. 정확히는 국적 회복이었다. 그의 대표팀 유니폼에는 익숙한 마리사 대신 ‘박윤정’이라는 한국 이름이 또렷이 적혀 있다.



한나 브랜트 /AP연합뉴스


박윤정은 지난해 강릉에서 열렸던 디비전2 그룹A(4부리그)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의 5전 전승 우승에 따른 3부리그 승격과 삿포로 아시안게임 4위에 힘을 보탰다. 박윤정은 한국 대표팀 합류 당시를 떠올리며 “내가 태어난 나라이고 아이스하키를 계속 하고 싶어 쉽게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친부모님에 대한 정보가 없지만 기회가 돼서 만나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9월 미네소타 전지훈련 때 박윤정 자매가 사는 동네를 방문해 주민들의 환대를 받기도 했다. 자매의 양부모는 당시 박윤정의 모든 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열렬히 응원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는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던 한나는 2015·2017년 세계선수권 우승 등을 함께하며 당당히 평창행을 확정했다. 한국은 스위스·스웨덴·일본과 평창올림픽 B조에, 미국은 캐나다·핀란드·러시아와 A조에 편성됐다. 미국은 세계랭킹 1위, 한국은 세계 22위로 참가 8개국 중 최약체다. 자매가 맞붙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둘은 피보다 더 진한 응원으로 평창을 뜨겁게 물들일 것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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