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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톡] ‘로봇’ 유승호X채수빈, 성적은 아쉽지만 민낯 로맨스에 기대를

‘로봇이 아니야’가 힘겹게 반환점을 돌았다. 첫 방송부터 2막에 접어든 지금까지, 수목극 중 여전히 가장 낮은 시청률이다. 그럼에도 기대되는 부분은 있다. 유승호와 채수빈이 초반 전개를 이끈 로봇이라는 설정에서 벗어나 사람 대 사람으로 다시 만났다는 것. 이들이 보여줄 본격적인 로맨스가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는 2.5%, 3.5%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KBS2 ‘흑기사’는 9.2%와 10.6%, SBS ‘이판사판’은 6.4% 와 6.8%, 그보다 한 타임 앞서 방송된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9.4%다. 따라잡기에는 확연히 차이 나는 수치다.

/사진=MBC




‘로봇이 아니야’는 전작의 힘을 전혀 받지 못했다. ‘병원선’의 후속으로 편성됐지만, 그 사이에는 한 달이라는 짧지 않은 공백이 있었다. ‘병원선’은 최고시청률 13.0%, 마지막 회 시청률 8.6%를 기록하며 침체됐던 MBC 드라마국에 그나마 활기를 불어넣어 준 작품. 전작과 후속 사이 공백이 짧았다면 어땠을까하는 안타까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작품 자체적으로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러지 때문에 제대로 여자를 사귀어 본 적 없는 남자가 로봇을 연기하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그린 작품. 유승호가 앓고 있는 인간 알러지와 채수빈의 사람과 로봇을 오가는 1인2역이 다소 가벼운 톤으로 그려졌으며, 초반 전개의 대부분을 우연성에 기댔다. 로봇이 고장 날 때의 무리수 설정이나 기업을 두고 벌이는 싸움에서 다소 힘이 빠지기도.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는 초반 회차가 중요한데 이때 미니시리즈라기보다는 시트콤 같은 느낌이 강했다“고 해석했다. 시청자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1~4회에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것. 경쟁작 ‘흑기사’도 판타지적 설정을 가미했지만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분위기의 중압감을 조절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로봇이 아니야’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말한다. “가볍게 보던 드라마에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 됐다”고. 이는 팔 할이 배우의 몫이다. 유승호는 어릴 적 배신당한 트라우마로 인간을 경계하면서도 외로움에 사무치는 김민규라는 인물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 조지아(채수빈 분)를 로봇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끌리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 혼란스러움도 섬세하게 표현했다.

/사진=MBC




채수빈 또한 마찬가지. 아지3라는 로봇과 조지아라는 사람, 또 아지3인 척하는 조지아까지 어찌 보면 1인3역을 연기하는 데도 유승호와 감정선을 쌓아 가는데 부족함이 없다. 특히 지난 3일 방송에서 아지3를 리셋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기에 충분했다. 유승호와 채수빈은 서로 마음이 있음에도 다가갈 수 없는 안타까움을 환상적인 호흡으로 드러냈다.

‘로봇이 아니야’는 총 32회 중 20회까지 마무리됐다. 냉정하게 말해서 남은 회차 동안 수목극 1위로 치고 나가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기대를 거는 이유가 있다. 지난 4일 방송에서 김민규는 아지3가 아닌 조지아와 마주쳤다. 로봇이라는 설정을 벗어나 민낯으로 만난 두 사람이 다시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을 지켜볼 만하다.

로맨틱코미디 특성상 이들이 해피엔딩을 이룰 것이란 예측에 무게가 쏠린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유승호와 채수빈이 그려낼 풋풋하면서도 아련한 사랑의 소통이다. 인생 첫 로코에 도전한 유승호는 코믹 연기부터 절절한 멜로 연기까지 해내며 로코 남주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채수빈은 올해만 ‘역적’ ‘최강배달꾼’ ‘로봇이 아니야’에 단막극까지 4작품 연속 해내며 연기변신을 거듭하는 중. 내공있는 두 사람이 이끌어갈 후반부에 시선이 모인다.

앞서 종영된 같은 방송사의 ‘20세기 소년소녀’가 비록 시청률 면에서는 흥행하지 못했지만 많은 시청자들에게 여운을 안기며 웰메이드 드라마로 남은 것처럼, ‘로봇이 아니야’ 역시 특유의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톤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란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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