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2018년 한국 경제를 전망한다

윤창현의 ‘글로벌 전망대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도 1월 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경제 전망을 정확하게 하기란 매우 어렵다. 하지만 경제에 미칠 긍정적 요소들과 부정적 요소들을 점검하고 살펴보는 건 앞으로 일어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2018년 한국경제는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진단해본다.







2018년 우리 경제는 현재 기조를 유지하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성장률은 2.8%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다행인 것은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IMF 전망에 따르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017년 3.6%에서 2018년 3.7%로 0.1%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8년에도 2017년과 큰 차이 없이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선진국 성장률은 2017년 2.2%에서 2018년 2.0%로 약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신흥국 경제 성장률은 4.6%에서 4.9%로 상승하면서 경제 회복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0.4% 정도까지 하락해 한국 경제에 짐이 됐던 세계교역증가율도 2017년 4.2%, 2018년 4.0% 가량으로 예측돼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 큰 이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투자분야다. 투자부문 전망은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우선 최근 우리 주식시장 상황을 살펴보자. 최근 코스피 지수는 2,500 포인트 근처까지 상승하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양극화가 매우 심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한 반도체 산업 업황은 상당히 좋은 모습이다. 2017년 두 종목의 주가는 각각 50%와 100% 정도까지 상승했다. 업계에선 2017년 두 회사의 영업이익을 각각 54조 원과 13조 원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만약 예측이 맞는다면, 이 수치는 전년 대비 각각 86%와 300% 상승한 수치다. 경제성장률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상승 폭이다. 4차 산업혁명 붐에 따라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한 것이 주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선을 타업종으로 옮기면 완전히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이 두 종목을 제외하면 코스피지수가 2,500이 아니라 1,800 근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소형주만 따로 떼서 주가지수를 계산하면 2016년 말보다 상승률이 소폭 줄어들었다. 섬유·의복, 종이·목재, 비금속광물 업종 등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투자 혹은 고정자본형성 부문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신규투자가 반도체 및 ICT 분야와 대기업에만 집중되다 보니 전체적으론 미지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4년 전체 투자에서 1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4.6% 정도였는데, 2016년에는 그 비중이 81.6% 정도까지 상승했다. 10대 기업이 거의 모든 투자를 책임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기업들의 비중이 자꾸 쪼그라들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 분야의 설비투자 덕분에 전체 숫자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5% 근처에서 70%대 초반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7년 13.4%에서 2018년 3.4%로 상당폭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부동산 투자는 더욱 심각하다. 2018년 부동산 시장엔 찬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사회간접자본부문 예산은 갈등 끝에 원안보다 늘어났지만, 정부 전체 SOC 예산은 2017년 22.1조 원에서 2018년 19조 원으로 약 13%나 줄어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를 1.5%로 인상했다. 유동성 증가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부가 최근 발표한 미시적 가계부채 대책을 보면 ‘신DTI 비율 적용’ 등을 통한 가계부채 총량관리가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부채의 50% 정도가 부동산과 관련돼 있음을 고려하면 부동산 부문으로의 자금유입은 상당 부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거시적으론 재정정책, 통화정책, 미시적으론 가계부채 대책 같은 많은 정책이 부동산 부문에 대한 긴축모드의 일반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건설투자증가율도 2017년 7.8%에서 2018년 -0.9%로 대폭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를 합친 총고정자본형성 부문 증가율이 1.0% 정도로 예측돼 전체 경제성장률 예측치에 훨씬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부문이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총소비증가율은 정부소비 증가에 힘입어 2017년 2.8%에서 2018년 3.5%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의 경우도 2017년 2.9%에서 2018년 3.1%로 증가하면서 경제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는 2017년과 2018년 모두 800억 달러 정도로 예상되고 있어 대외부문에선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물가·금리·고용 분야도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 부문에서 부담스러운 대표적인 요소는 선진국 금리 인상과 중국 부채문제다.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미국 연준과 유로 중앙은행에 대해 급격한 금리 인상을 통한 과도한 긴축적 통화정책을 경계하라는 권고를 내놓은 바 있다. 2018년 경기 정점을 찍은 후 2019년부터 다시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권고 또는 예측이 타당하다면(위기국면에서 시행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급격히 바뀔 경우)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신축적 대응이 필요하다. 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전환한 한국은행도 인상 속도와 폭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중국 부채문제도 세계 경제의 걱정거리다. 빚에 의존하는 성장이 가진 문제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기업부문 부채 규모가 크고 증가 속도도 빠르다. GDP의 166%에 이르는 기업부문 부채에 의존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좀비 기업을 양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IMF도 구조개혁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권고를 하고 있다. 2018년 경제 전망은 그리 어둡지 않지만 밝지도 않다. 2018년 한국경제가 큰 어려움 없이 적절한 성장을 지속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윤창현 교수는…

▲1979년 대전고 ▲1984년 서울대 물리학과 ▲1986년 서울대 경제학과 ▲1993년 미 시카고대 경제학박사 ▲1993~1994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1995~2005년 명지대 경영무역학부 교수 ▲2005년~2012년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2012년~2015 한국금융연구원장 ▲2015~2017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현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글_윤창현 교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