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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손이천의 경매이야기]"1억, 1억, 1억" 낙찰전 3번 호가…긴장감 높이며 언더비더에 기회

경매현장, 이것이 궁금하다

경매사 옆에 앉은 두 명의 보조경매사는 경매 현장에서 경매사가 놓칠 수 있는 응찰을 알려주고 고객의 현장 상황을 관찰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진제공=케이옥션




경매장에 마련된 전화응찰데스크에서는 경매회사 직원들이 현장에 나오지 못하는 고객을 대신해 전화로 경매에 참여한다. /사진제공=케이옥션


올해 첫 국내 메이저 경매가 지난달 24일에 열렸다. 하필이면 2년 만에 한파경보가 내려진 날이었다. 매섭게 추웠던 날씨 탓에 좌석이 덜 차지 않을까 노심초사 경매 시작 전까지 몇 번이나 경매장을 두리번거렸다. 다행히도 경매를 시작하자 여느 때보다 더 꽉 찬 경매장의 열기로 바깥 추위가 무색해졌다.

국내외 근현대 미술품을 비롯해 회화, 서예, 도자기, 목기 등 다양한 고미술품 총 143점이 출품된 1월 경매는 (약간의 걱정스러움을 뒤엎고) 123점이 낙찰됐다. 낙찰률 86%와 41억원에 가까운 낙찰총액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끝났다.

케이옥션의 평균 경매 낙찰률은 70% 중반대이며, 지난해 국내 12개 경매회사의 평균 낙찰률이 65%인 것과 비교하면 20%나 웃도는 수치이다. 낙찰률 못지않게 중요한 성적표는 낙찰총액이다. 외국 경매회사들은 전체 출품작의 낮은 추정가 총액 중 실제 낙찰금액의 비중을 중요한 낙찰률(rate by value)로 실적 발표하고 있는데 이번 경매의 낙찰총액은 약 41억원으로 아주 큰 편은 아니었지만 금액대비 낙찰률로 보면 87%에 달해 꽤 성공적인 경매로 평가된다.

경매가 좋은 결과를 기록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새로운 고객의 관람과 참여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낯선 얼굴의 손님들이 다수 눈에 띄었고, 그중 몇몇은 낙찰도 받았다. 신규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경매에 대한 궁금증도 다양해졌는데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해보려 한다.

대표적인 질문이 ‘경매사 옆에 서 있는 두 명의 역할’에 관한 것이다. 이들은 보조경매사로 경매사 옆에서 경매 진행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다. 넓은 경매장에서 자칫 경매사가 놓칠 수 있는 응찰을 알려주고, 패들 번호나 최고가 등을 확인하여 경매사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또 고객에 대한 정보나 현장 상황을 관찰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보조경매사는 따로 정해져 있진 않지만 경매사와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직원이 맡는다.

경매장을 처음 방문한 고객은 경매장 앞쪽 단상에서 전화하거나 응찰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 역할을 궁금해 한다. 경매사 우측에 설치된 단상에 앉은 이들은 경매회사 직원으로 서면응찰과 전화응찰을 담당한다. 프리뷰(사전 전시) 기간 중 미리 고객에게 받은 서면응찰과 경매 당일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고객과 통화하며 대신 응찰하는 스페셜리스트이다.

경매사 옆 2명의 역할은

고객정보나 현장상황 관찰 정리

앞쪽 단상 앉은 직원은

서면·전화 응찰 스페셜리스트

유찰된 작품 사려면



위탁자 판매의사 확인 후 거래



“현재 1억2500만원 최고응찰, 더 이상 다른 응찰 없으면 세 번 호가하고 마무리 합니다. 1억2500, 1억2500, 1억2500만원! 땅! 현장 352번 손님께 1억2500만원에 낙찰되었습니다.”

왜 경매사는 낙찰선언 하기 전에 세 번씩 최고가를 부르는지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는다. 경매사가 세 번 호가를 하는 동안 긴장감이 더해진다. 특히 치열한 경합 끝에 최고가에 달한 작품일 경우 긴장감도 동반상승한다. 최고가에 응찰한 손님은 경매사가 빨리 낙찰하기를 기다리고, 함께 경쟁했던 언더비더(낙찰자 이외에 응찰한 사람)는 한번 더 응찰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언더비더에게는 마지막 응찰기회를 주기 위해, 경매사 입장에서는 좀 더 높은 가격에 낙찰시키기 위해 뜸을 들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세 번 호가 하는 도중에 다시 응찰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또 세 번 호가 후 낙찰봉을 두드렸을지라도 ‘낙찰되었습니다’라고 경매사가 낙찰선언 하기 전이라면 응찰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이 경매의 매력이다.

경매 초보지만 눈썰미 있는 고객이라면 현장에서 분명 응찰이 없는 것 같았는데 처음에 그냥 호가가 올라가는 상황에 의아해 하곤 한다. 현장의 분위기를 띄우고 고객들에게 워밍업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한 경매사의 배려 혹은 작전이라 보면 된다. 경매회사는 경매 전에 고객과 작품을 팔 수 있는 최소 금액인 ‘내정가’를 합의하고 보통은 그보다 아래에서 경매가 시작된다. 경매사는 경매를 시작해 내정가까지 가격을 끌어올린 다음 본격 경합을 진행하기도 한다. 간혹 내정가 아래에서 응찰이 들어오는 경우, 응찰한 고객에게 “이 작품은 OO만원에 사실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응찰하시겠습니까?”라고 확인 후 판매 가능한 가격까지 응찰을 이끌어낸다.

이따금씩 경매에 유찰된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느냐는 문의를 받는데 경매 직후라면 가능성이 높다. 보통 ‘애프터 세일’이라고 하는데, 위탁자에게 판매의사를 재차 확인한 후 거래를 성사시킨다. 단 애프터 세일로 작품을 구입하더라도 낙찰수수료에 상응하는 수수료를 경매회사에 지급해야 한다. 경매 출품되는 작품들은 고객이 판매를 위해 경매사에 위탁한 작품이므로 유찰되면 다시 소장자에게 반환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찰작품이라도 한참 지난 작품은 구매하기가 어려운 것이 일반적이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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