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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매수 아무것도 결정 못하게…정부, 의도적인 혼선 주기인가"

['서경 부동산 펠로'가 보는 재건축시장]

연한 강화 등 오락가락 정책에

투자 문의 줄어 들었지만

집주인들은 호가 안내려

시장 완전히 정지된 상태로

설날 밥상머리 민심 의식한

정부 '집값 안정세 쇼' 의심도





“도대체 몇 번째 말이 바뀌는 겁니까. 진짜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판단을 흐리게 하겠다는 움직임처럼 보입니다. 그렇다고 집값이 떨어지거나 매물이 늘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매도자든 매수자든 아무런 결정을 하지 못하는 상황만 계속돼 시장은 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세계공인의 김정순 대표·서경 부동산 펠로)

정부가 재건축 연한 강화 등과 관련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입장을 수차례 번복하자 시장의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오락가락 발언이 시장의 불안과 혼란을 부추긴다는 목소리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하려는 의도적인 행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갉아먹는 것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나온다.

7일 부동산 시장에 정통한 현직 공인중개사들로 구성된 ‘서경 부동산 펠로’들은 서울 재건축 시장에서 관망세의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연한 연장 및 보유세 강화 등에 대한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정책들에 대해 정부의 설명이 잇따라 번복되자 투자자들이 판단을 내리지 못하면서 혼란만 가중되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부동산채널의 채인석(서경 부동산펠로) 대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재건축 연한 연장을 언급한 뒤 투자자 문의가 정말 무 자르듯 끊겼지만 며칠 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하자 문의가 조금 늘어났다”면서도 “하지만 시장 동향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만 물어볼 뿐 집을 사겠다는 사람도 호가를 내려 팔겠다는 집주인도 없다”고 전했다. 상계동에 들어선 상계주공 16개 단지는 내년이면 모두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우게 된다. 이에 재건축 연한에 대한 규제를 바라보는 민감도는 다른 지역보다 더하다.



올해 재건축 연한을 채우는 양천구의 목동도 같은 모습이 보인다. 김 대표는 “재건축 연장에 대해 말 바꾸기를 계속하면서 불만만 높아질 뿐 집값이 떨어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집주인과 매수자 모두 판단을 유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남권 분위기도 매한가지다. 정부의 정책적 행보에 대해 투자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데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등의 엄포까지 더해지면서 매수 문의는 뚝 끊겼다. 강남구 개포동의 우성공인중개 박춘석(서경 부동산펠로) 이사는 “이제 막 재건축 사업에 발을 들인 개포 우성, 개포 경남 등 민영단지에 관심도 줄었지만 집주인들은 호가를 낮추지는 않는다”면서 “시장은 현재 완전히 정지된 상태”라고 전했다.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가 반복적으로 나타나자 일부에서는 의도적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기도 한다. 시장의 상승세를 우선 차단한 뒤 하락세까지는 아니더라도 보합세만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목표가 아니냐는 의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펠로 P씨는 “정부 관계자들의 말이 바뀌는데다 부동산 단속까지 같이 진행되니 설 연휴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설날 밥상머리 민심에서 서울 집값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쇼’가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적 혼선이 정부 신뢰를 떨어뜨리는 자충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보면 깊이 고민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부의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을 자초해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정부의 혼선이 지속될 경우 정부의 신뢰도 하락으로 인해 추후 나올 대책조차 시장에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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