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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영업 도전 이것만은 꼭!] 외국어는 기본...전문용어 안 익히면 낭패봐요

하루 5~10번이상 바이어와 통화

비즈니스 용어 자유롭게 구사해야

신규 시장 개척 땐 성취감 '최고'

자신감있는 적극적 모습도 필수





국내 메이저 철강사에서 5년째 해외영업을 담당해온 A씨는 지난해 진행 중이던 중동 업체와의 거래가 중단돼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실무내용에 합의를 하고 최종 서명만 남겨둔 상태에서 상대방이 갑자기 연락을 받지 않은 것이다. 겨우 연락이 닿아 사정을 물어보니 라마단 기간이 시작돼 끝날 때까지 업무를 정상적으로 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씨는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자란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면 전혀 예상 못한 변수가 튀어나와 애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청년 김우중’을 꿈꾸는 취업준비생이 적지 않다. 좁은 책상을 벗어나 가방을 들고 전 세계를 누비는 해외영업 직군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직자들은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도전했다간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해외영업의 빛과 그림자

현직자들은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일을 두고 ‘맨땅에 헤딩’이라고 표현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경쟁자들을 제치고 바이어의 마음을 얻는 일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얘기다. 계약을 따내더라도 이를 이행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국내 대형 철강업계 관계자는 “바이어와 약속한 납기 내에 제품을 보내기 위해 선박 출항 일정까지 확인해야 하는 등 챙겨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달리 대처할 길이 없는 국제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한 대형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재 같은 경우 한번 거래를 하면 보통 10년을 훌쩍 넘길 정도로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곤 한다”며 “최근 미국발 통상제재가 심해지자 이전보다 수입 물량을 대폭 줄여 주문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언어는 또 다른 장벽이다. 최근 해운업계에서 입사한 한 사원은 “하루에도 해외 업체와 전화를 5~10번 정도, 메일은 10~20통 정도 주고 받는다”며 “일상에서 영어로 얘기를 주고받을 때 어려움이 없는데도 전문용어가 나올 때면 매번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업무 시간도 일정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국가들과 업무를 할 때마다 현지 시간에 맞춰야 해 피곤한 면이 있다”며 “남들이 퇴근할 때부터 일을 시작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물론 어두운 면만 있는 건 아니다. 험난한 여정을 거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낼 때 얻는 희열은 결코 작지 않다. 국내 대형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야 건설 실적이 적지 않아 이름이 알려져있지만 해외에 나가면 숱한 경쟁자 중에 한 명일 뿐”이라며 “해외 경쟁사들의 동향을 치밀하게 파악한 뒤 경쟁력 있는 조건을 제시해 최종계약을 따낼 때면 이 직업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새로운 문화를 자주 접할 수 있는 건 해외영업 부문만의 특혜이기도 하다. 국내 대형 철강업계에서 미주 부문을 담당하는 한 사원은 “해외 고객사를 방문해 미팅을 가면 상대 고객사의 최상급자가 미팅을 주재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대리급(manager)이라 하더라도 구매 담당자가 미팅 내용과 결론을 결정하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해외영업팀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역량은

외국어는 기본이다. 바이어와 직접 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본인이 말하고 듣는 데 부담이 없어야 한다. 단순히 의사소통하는 차원을 넘어 상대와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역량이다. 해외영업 현직자들은 취업준비생 때뿐만 아니라 입사 후에도 외국어에 대한 노력은 계속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신규 채용 시 수십년을 현지에서 보낸 유학생도 언어 표현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불합격당하기도 한다”며 “실제 생활하면서 쓰는 말은 잘해도 비즈니스에 대한 질문에 외국어로 답하는 건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직자들은 적극성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상선에서 해외영업 부문을 담당하는 사원은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해외영업에서 중요한 역량은 자신감”이라며 “같은 말을 하더라도 자신 있게 얘기할 때 바이어들의 신뢰를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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