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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턴’을 닮은 신구 공동 CEO의 조합, 한·중 가교 역할 하는 ‘신라방’을 꿈꾼다

강소기업 CEO를 찾아서 | 김선우·지성언 차이나다 공동대표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연륜과 패기의 만남은 대개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낸다. 서로 간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신구 조화는 분야를 막론하고 성장을 이끄는 열쇠로 작용하곤 한다. 온·오프라인 중국어 교육 서비스 ‘차이나탄(법인 명 ‘차이나다’)’의 성장에도 연륜과 패기의 만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 중국어 교육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차이나다의 김선우·지성언 공동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차이나탄 을지로 캠프’에서 만난 김선우(오른쪽)·지성언 차이나다 공동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선우·지성언 차이나나(Chinada) 공동대표는 종종 할리우드 영화 ‘인턴(Intern)’의 주인공과 비교 된다. 영화 인턴은 열정적인 30대 여성 CEO(앤 헤서웨이)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70세 인턴직 원(로버트 드니로)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힐링 무비다.

차이나다를 창업한 김선우 대표는 36세, 지난 2016년 이 회사에 합류한 지성언 대표는 63세다. 영화 속 두 주인공과 얼추 비슷한 연령차다. 하지만 영화와 차이나다의 공통점은 딱 거기까지가 끝이다. 그 외에는 다른 점이 훨씬 더 많다. 배경이 되는 회사 업종도 다르고, 두 사람이 맞닥뜨리는 사건도 그리 평범하지는 않다.

무엇보다 기자가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영화 속 두 주인공과 차이나탄 두 공동대표의 캐릭터 이미지다. 영화 인턴의 두 주인공은 철저히 ‘패기’와 ‘연륜’으로 캐릭터가 구분된다. 패기와 열정은 넘치지만 경험이 부족한 젊은 CEO는 대내외적인 문제로 계속 골머리를 앓고, 그럴 때마다 70세 인턴이 나타나 연륜으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거나 심리적 위안을 제공한다.

그러나 차이나다의 두 공동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자가 생각해왔던 ‘패기’와 ‘연륜’의 경직된 이미지가 점점 옅어졌다. 30대 ‘젊은 피’가 내뿜는 차분함과 진중함은 그간 만나본 젊은 창업가에게서 느끼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지성언 대표의 세련된 패션 감각과 거침없는 언변에서도 63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패기와 열정이 느껴졌다.

두 사람의 스토리는 ‘한국판 인턴’의 각본으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다. 만남부터 드라마틱한 요소가 가득했다. 김선우 대표는 지난 2011년 중국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차이나다’를 창업했다. 그가 중국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그가 중국 상해에 위치한 명문대 ‘푸단대학(復旦大學)’에 진학하면서부터였다. 김 대표가 중국 대학교 진학을 결정했을 때만 해도 주변에선 ‘왜 중국이냐’는 질문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중국이 차지하는 글로벌 사회에서의 입지,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지금과는 많이 달랐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질문이었다.

그럼에도 중국의 잠재력에 주목한 김선우 대표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중국에서의 경험이 10년 후, 20년 후엔 분명 쓰임새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푸단대학교에 입학해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2010년 졸업 후, 푸단대 동기들과 함께 차이나다를 설립했다.

차이나다는 궁극적으로 ‘한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종합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그러나 첫술부터 배가 부를 순 없었다. 스타트업으로서 이후 투자유치를 위해선 명확한 사업 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했다. 김 대표는 우선 중국어 교육 서비스인 ‘차이나탄’을 전면에 내세웠다.

물론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일단 김 대표를 포함해 공동 창업자들 모두 ‘교육 서비스’ 관련 경험이 전무했다. 쉽게 말해 배워는 봤지만, 누군가를 ‘가르쳐 본’ 경험은 없었다. 이 같은 사정은 이후 그가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것이 ‘약점’이 아닌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김선우 대표는 말한다. “모든 투자자들이 동일한 질문을 했습니다. 교육서비스를 해본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느냐는 거였죠. 저는 그 과정에서 무경험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꾸준히 강조했습니다. 경험이 없는 것이 오히려 기존 국내 교육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말이죠. 실제로 저희는 기존 중국어 교육 서비스와는 달리, 온라인·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모두 진행하고 있고, 다양한 부대 행사를 통해 중국과 가까워질 수 있는 다양한 기회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차이나다의 중국어 교육 서비스 ‘차이나탄’은 출시 이후 기존 서비스를 위협하는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김 대표와 직원들의 열정과 노력은 곧 꾸준한 투자 유치와 수강생 증가로 이어졌다.

그 무렵 바다 건너 중국 상해에는 김선우 대표의 도전과 열정에 푹 빠진 60세 기업인 한 명이 있었다. 바로 지성언 대표였다. 지 대표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1982년부터 줄곧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에서만 근무해온 ‘중국통’이었다. 글로벌 브랜드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중국 패션시장에서 한국 브랜드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기초를 닦았던 패션 업계의 해외 첨병이기도 했다.

특히 지성언 대표는 중국 패션업계에서 ‘셀럽’으로 불릴 정도로 높은 유명세를 갖고 있었다. 이유는 남다른 패션 감각 때문이었다. 나이가 믿겨지지 않는 세련된 외모와 패션감각을 바탕으로 각종 중장년층 타깃 패션브랜드 화보 모델로 활약하기도 했다.

치열한 삶을 살아온 지성언 대표는 2014년 한 미국 여성복 브랜드 중국 영업 총괄자로 부임해 사실상의 ‘마지막’ 사회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언론기사를 통해 김선우 대표와 차이나탄을 접했다. 지 대표는 그 때 뭔지 모르는 힘에 이끌려 차이나탄과 ‘썸’을 타기 시작했다. 지성언 대표는 말한다. “중국어 교육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젊은 친구들에게 그저 응원을 해주고 싶더군요.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운명이었다고나 할까요? 저도 모르게 응원의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김 대표와의 인연이 시작된 거였죠.”



당시 그 상황은 김선우 대표에게도 꽤 기이한 경험이었다. 일면식도 없는, 그것도 머나먼 중국에 있는 누군가가 자신을 응원한다며 편지를 보내오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그 편지는 이메일이 아닌 ‘펜글씨’로 빽빽하게 채워진 손편지였다.

그 무렵 김 대표는 풀기 어려운 큰 고민을 갖고 있었다. 패기와 열정만으로 회사를 운영하기엔 현실의 장벽이 두터웠다. 회사의 미래를 좌우하는 다양한 신규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연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김선우(오른쪽)·지성언 공동대표의 시너지 효과는 불과 1년만에 차이나탄캠프의 성공적 론칭으로 증명됐다.



그 문제는 2015년 업무차 방문한 상해에서 지성언 대표를 만난 후 한순간에 해결됐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지 대표는 김 대표에게 아낌없는 애정과 조언을 해주었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차이나다’의 성장과 성공을 바라는 지 대표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망설일 필요가 전혀 없었다. 김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지성언 대표에게 함께 일하자는 러브콜을 보냈다.

이미 안정된 직장에서 적잖은 연봉을 받으며 노후를 준비하던 지 대표 입장에서 차이나탄 합류는 일종의 모험과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마음을 고쳐 먹었다. 지금 아니면 더 이상 새로운 도전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지성언 대표가 2016년 차이나다에 합류하며 ‘연륜’과 ‘패기’의 조화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시너지 효과는 불과 1년 만에 다양한 결과물로 증명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차이나탄의 오프라인 교육 센터 ‘차이나탄캠프’의 탄생이다. 차이나탄캠프는 일종의 오프라인 공간이다. 현재 을지로, 강남, 역삼 등 세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차이나탄캠프에선 중국어 학습을 포함해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과 친숙해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차이나탄캠프는 차이나탄을 단순한 온라인 중국어 교육 서비스에서 단숨에 ‘문화-네트워킹-학습’이 공존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도약시키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

지성언 대표는 기획 과정에서 캠프 공간의 입지 선정, 운영 비용 조정 등 핵심 요소를 맡아 안정적인 운영의 초석을 닦아왔다. 김선우 대표 역시 수강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발굴·기획하며 차이나탄캠프의 차별성을 부각시켜 왔다.

현재 강남, 역삼 센터에서 진행되는 모든 프로그램과 강좌는 매달 ‘100% 마감’이라는 진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비교적 최근 오픈한 차이나탄캠프 을지로센터의 경우,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공유 오피스인 ‘위워크 을지로’와 협업을 진행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차이나탄캠프 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는 지성언 대표는 말한다. “차이나탄캠프는 쉽게 경험하기 힘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예컨대 지난 1월에는 중국 게임시장을 살펴보는 세션, 중국 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시장을 알아보는 컨퍼런스, 중국 내 IT 트렌드를 살펴보는 세미나가 진행 강의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적 네트워킹을 쌓을 수 있는 소셜클럽 프로그램도 주목받고 있고요. 양꼬치와 칭다오 맥주, 훠궈 같은 중국 음식을 먹거나 중국 야시장 체험, 중국 영화 보기 등을 하는 프로그램이 거기에 포함되어 있죠. 이처럼 차이나 탄캠프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중국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카페 같은 공간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수강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현재 차이나다에선 차이나탄, 차이나탄캠프 외에도 차이나탄 플러스(전화 중국어), 차이나탄 컨텐츠(중국어 컨텐츠 제작), 차이나탄 비즈니스(중국현지 인재 양성), 차이나탄 B2B(기업 맞춤형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직 규모가 크진 않지만 차이나탄과 차이나탄캠프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점진적인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것이 김선우, 지성언 대표의 목표다.

김 대표와 지 대표는 차이나탄의 궁극적인 지향점을 ‘21세기 신라방’이라는 한 단어로 정의했다. 이는 차이나다의 창업목표였던 ‘한-중간 연결고리로서의 플랫폼 도약’과도 무관치 않다. 김선우 대표는 말한다. “과거 중국 당나라 시절, 중국 동해안 일대에는 신라인 집단 거주지역인 ‘신라방’이 있었습니다. 신라방을 통해 많은 신라인들이 당나라와 인적·물적 교류를 이어갔죠. 신라-당나라 간 ‘민간 외교 사절집단’으로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 차이나탄 역시 21세기 신라방으로서 중국 진출을 노리는 기업인, 유학을 준비 중인 학생, 중국 내 창업이 목표인 예비 창업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현재도 차이나다는 대(對)중국 콘텐츠 제작, 컨설팅, 로펌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죠. 이들을 적극 활용해 한국이 중국과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닦아나갈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차이나탄과 차이나다에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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