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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노동정책에 대한 기업인 분노 이래도 모르겠나

8~9일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전국최고경영자(CEO) 연찬회는 대정부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전국에서 모인 300여명의 CEO들은 노동정책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참석한 고위관료들 들으라는 듯이 분노를 쏟아냈다니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심한지를 짐작할 만하다. 전대길 동양EMS 대표는 “교과서에 정주영 명예회장 등 기업인이 없는데 어떻게 젊은이들에게 기업인 마인드를 가지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일하다 잘못되면 범죄자가 되는데 누가 기업가가 되려 하겠나” “정부는 기업가들의 사기부터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고 한다. 기업인뿐 아니라 학계 전문가들도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가 “정부 정책은 일단 해놓고 쫓아가 보자는 식인데 이는 전형적인 운동권 방식”이라고 일갈했을 정도다.

김강식 항공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의 실효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하는 근로자들이 올해 313만명에 달하는데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고용과 복지를 위해 성장을 포기한 것 같다”거나 “최저임금 인상은 전형적인 악질규제”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런 상황인데도 관료들은 일자리안정기금을 들먹이며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주는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사업주·근로자 모두 고통이 극심한데 정부가 현실을 제대로 파악이나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러니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만 내놓는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주최자인 박병원 경총 회장조차 “기업인들이 이 정도로 뿔이 난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한 연찬회 분위기를 정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인들이 쏟아낸 쓴소리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연찬회에서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에 대해 “내년부터 우리 경제의 감당 능력을 보면서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내년까지 기다리기에는 노동정책의 부작용이 심각하다. 지금이라도 정책 전반을 재검토하고 기업·노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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