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SE★인터뷰①]신지수, “3년의 공백 이유...노래가 수단이 되는 게 싫었다”

‘슈스케’ 출신 가수 신지수가 긴 공백을 깨고 지난 23일 돌아왔다. 2011년 ‘슈퍼스타K3’서 아델의 ‘롤링 인더 딥(rolling in the deep)’을 부르며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신지수는 2015년 첫 미니앨범 ‘20‘S PARTY 1’을 발매하며 정식 데뷔를 했다.

3년이란 공백기를 거친 후, 러브홀릭의 명곡 ‘그대만 있다면’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리메이크한 신곡을 들고 왔다. 신지수의 ‘그대만 있다면’은 신지수만의 독특한 보이스 톤과 호소력 짙은 감정표현, 담담하게 말하는 듯한 목소리가 원곡과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신지수 /사진=바나나컬쳐엔터테인먼트




원곡은 밴드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모던 락(Modern Rock) 장르였다면 리메이크 버전의 ‘그대만 있다면’은 따뜻한 EP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알앤비(RnB) 장르로 편곡해 신지수의 보이스를 더 돋보이게 한다.

그간 공백기를 가지면서 ‘어떻게 하면 저의 감성이나 음악적인 색깔을 자연스럽게 녹아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리움, 쓸쓸함이 녹아나 있는 가사가 뭐가 있을까 하다가 이 곡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힌 신지수와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Q. 3년의 공백기를 가진 이유가 따로 있었나?

A. 스스로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음악적인 부분도 그렇고, 인생의 전체적인 방향도 그렇고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고 싶었다. ‘슈퍼스타K3’ 이후 저를 너무 채찍질한건 아닌가 싶었다. 또 데뷔를 한번 해보고 나니까, 데뷔가 목표가 되는 걸 보고 더 지쳤던 것 같다. 한번은 쉬어가야, 좀 더 멀리 보고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이에 3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지금의 회사(바나나컬쳐 엔터테인먼트)로 옮기기도 했다.

Q. 인생의 방향 설정을 다시 하고 싶었던 건가?

A. 비단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무너진 멘탈을 다잡고 싶었다. 무너지면 방향 설정을 다시 하고 새롭게 해야 하는데 다잡는 것 자체를 힘들어했다. 회사에서도 배려해주셔서 정말 평범한 대학생으로 돌아갔다. 잘 쉬면서 여행도 다니고, 또래 친구와도 시간을 보내면서 부족한 부분도 채워갔다.

Q. 그림을 그린 것도 깨지기 쉬운 멘탈을 다잡기 위한 이유도 있었나. ‘babicasso’라는 이름으로 화가 활동을 했다.

A. 그림도 음악의 일부이긴 한데, 노래 외에 다른 표현방식이 없을까 고민했다. 당연히 노래가 가장 재미있고, 노래를 부르는 게 제일 좋다. 하지만 노래로만 풀려고 하니까 뭔가 집착을 하려고 했다. 여기서 노래가 수단이 되는 게 싫었다. 자유로운 매개체를 찾으려다보니까 할 줄 아는 게 없더라.

전시를 보러다니는 걸 좋아하고 그림 그리는 게 제 적성에 딱 맞는 편이다. 주변에 그림 그리는 언니 오빠들이 있었고, 그 언니 오빠들이 음악을 좋아해서 어깨 너머로 배웠다. 홍대에서 전시를 하기도 했는데 상업적인 게 아니라, 개인적인 힐링을 위해서 하는 거다. 무엇보다 내가 뭔가 가장 사랑하는 것에 어떤 의도가 들어가면 속이 상하더라. ‘평가’란 게 들어가게 되니까.

Q. 대단한 화가가 되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A. 세계적인 페인터가 되고싶다. 이런 마음은 아니다. 사실 음악을 업으로 삼는 분은 일상 패턴이 비슷하다. 아침에 노래 들으면서 식사하고, 그 다음에 가사 쓰고, 그렇게 편하게 굴러다니다가 가사 쓰고, 친구 만나 수다 떨고, 인생에 대해 토로한다. 그 뒤 작업하러 가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그렇게 말하고 돌아가지만 작업을 안 하는 날이 더 많다. ‘아.’ 남들은 왜 저렇게 곡을 잘 쓸까?‘ 이런 고민은 매일 하지만 말이다.

Q. 음악하는 일상에서 그림 그리는 일상을 경험했겠다.

A. 그렇게 고민하다가 음악에서 그림으로 살짝 패턴이 바뀐 거다. 새로운 집중 포인트가 생겨서 신났다. 천연 재료학 수업을 들었는데 너무 흥미롭더라. 하나에 빠지면 정신 없이 빠져서 화학화상을 입었는데도 모를 정도로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해 그림을 그린 적도 있다. 라텍스 장갑을 끼고 재료를 만져야 하는데, 그냥 덤볐더니 동상 걸린 것처럼 색깔이 이상하게 변하고 손톱도 빠졌다. 그래도 아프기 보단 신기했다.



Q. 그림과 함께 하는 날들을 보내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나?

A. 저만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생겼다고 할까. 화가 나면 짜증이 난 채로 잊기 위해 잠이 들곤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풀리진 않는거니까. 이젠 그 시간에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좋다. 유화를 하지 않아도 스케치만 해도 마음이 편해진다. 요것 때문에 짜증나고, 저것 때문에 짜증나고 했던 것들이 사라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날 보게 된다. 다시 가수로 돌아왔으니 음악 작업에 더 시간을 할애하려고 한다. 미술을 하는 시간을 줄여야 하는데 쉽지 않다.

신지수 /사진=바나나컬쳐엔터테인먼트


신지수 /사진=바나나컬쳐엔터테인먼트


Q. 그림과 음악 둘 다 좋아하지만, 지수씨에게 각각 다른 의미인 것 같다.

A. 쉬면서 1년간 음악을 안 들었다. 음악을 들으면 귀가 터져버릴 것 같았으니까. 놀고 싶은 욕망은 있는데 답답했다. 음악은 진짜 좋아하는 것이라면, 그림은 저에게 속마음이다. 아니 진짜 순수하게 좋아하는 건 그림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림을 그리고 난 뒤 안에 있던 게 터져나왔으니까. 언제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서, 그림 제목을 안 붙이는 경우도 많다.

그림을 그리면서 스스로 만든 틀이 많이 깨진 것 같다. 우리나라는 음악은 ‘잘한다 못한다’ 쉽게 평가하지만 미술은 그렇지 않다. ‘미술은 나도 잘 모른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 음악은 너도 나도 평가하기에 바쁘다. 공상과학을 좋아해서 그런지 머릿 속 상상을 그림으로 그리는 게 좋다. 살면서 뇌우를 맞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방송국에 있다가 뇌우를 맞을 확률은? 이런 상상의 날개를 펴면서 그림을 그렸다.

Q. 이야기가 흥미롭다.

A. 최근엔 붓 빠는 기계를 발명한다면 엄청 대박 날 텐데란 생각을 했다. 그림을 그리면서 알게 된 게 매번 커다란 붓을 빠는 게 그렇게 힘들더라. 주방세제로 빨면 된다고 하는데 비용도 비용이지만 정말 체력적으로 힘들다. 곧 붓을 빠는 기계가 발명되지 않을까 싶다.

Q. 그 누구보다 인정욕구가 큰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더 많은 상처를 받지 않았을까.

A. 칭찬에 목마르다? 그럴지도 모른다. 제 스스로를 칭찬을 안 해주는 편이다. 다른 사람 장점은 정말 잘 보고, 단점은 장점으로 승화시켜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내 장점과 단점은 속속들이 너무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마음이 왔다갔다 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만 관대한 게 아니라 내 자신을 포용해주고 싶은 욕구가 큰 것 같다.

Q. 타인만이 아닌 본인도 포용해주는 신지수로 돌아왔다. 그리고 리메이크곡 ‘그대만 있다면’을 컴백곡으로 선정했다.

A. 원래 이곡을 좋아하는 분은 예전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새롭게 듣는 분은 원곡도 찾아 듣고 내 감성의 노래도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3년만에 나오는 앨범인만큼 제 색깔을 바로 담은 음악보다, 좋아하는 감성을 담은 곡을 보여드리는 게 듣는 이가 더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신지수에게 이런 감성이 있구나’란 것도 알게 되면 더욱 좋겠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