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규제 강화에 “비트코인 9일 만에 1만달러 붕괴”

SEC “암호화폐 거래소도 사업자로 등록해야”

바이낸스 해킹설·日 ‘고래’ 대량 매도 등 악재 겹쳐

비트코인 가격, 9,416달러로 고점 대비 50% 추락

비트코인 가격 추이/빗썸 홈페이지 캡쳐

미 증권 당국이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규제방안을 밝히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만달러 선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등 암호화폐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증권거래소와 달리 제대로 된 감독을 받고 있지 않다”며 모든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으로 규제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EC는 “유가증권의 일종인 암호화폐를 다루고, 증권거래법에 따라 거래소라는 이름을 달고 영업하는 플랫폼들은 반드시 SEC에 거래소로 등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EC는 앞서 지난달 28일 암호화폐 관련 업체 80여 곳에 소환장과 정보공개 요구서를 발송하며 거래소라는 이름 아래 불법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업체들을 적극적으로 규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SEC는 성명에서 “암호화폐 플랫폼이 국가 증권거래소 만큼이나 오류가 없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는 미 SEC의 규제강화 방침 외에 각종 악재가 겹치며 급하강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낸스’에서 일부 투자자가 보유한 암호화폐가 본인 동의 없이 매각되는 등의 해킹을 당했다는 소문에 더해 일본 가상화폐 업계에서 ‘고래’로 불리는 고바야시 노부아키가 지난해 9월 이후 4억달러(4,280억원) 어치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를 매도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여기에 일본 금융청도 최근 실시한 현장 조사에서 문제점이 확인된 복수의 가상통화 교환업체에 대해 행정처분을 검토할 방침으로 알려져 투자자들의 불안을 고조시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EC 성명 이후 미 당국의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자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장중 13% 떨어져 9,416달러까지 추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8일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던 1만8,674달러부터 무려 50% 가까이 빠진 수치다.

/박홍용기자 [e-mail]